"우린 모두 특별한 재능을 갖고 태어난 백만장자"
'파친코' 이민진 작가의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한글판 출간
'강렬한 첫 문장'이 만들어지는 과정 밝혀
'고생', '상놈', '복' 영어로 번역 안했다...한글 그대로 쓴 이유
'파친코' 30년, '백만장자 '11년'...긴 집필 기간 어떻게 버텼나?
소설 읽는 행위는 거래(Transaction) 아닌 '변화(Transformation)'
이민진 작가를 만나기 위해 사람 냄새 가득 나는 종로 골목길을 걸었다. 금요일 저녁, 퇴근한 직장인들의 발걸음을 멈춰 서게 하는 기름진 고기 냄새가 풍겨왔다. 줄 지어있는 가게들 중 가장 작고 허름한 고깃집 안에 외국인들이 있었다. 삐까뻔쩍한 강남이 아닌 정겨운 종로에서 동네 할아버지들과 한데 섞여 소주 한 잔을 기울이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밟혔다.
이민진 작가의 책도 비슷한 풍경을 담고 있다. 작가의 문장에선 잊고 있던 한국의 냄새와 맛이 난다. 굳이 쳐다보지 않았던, 깊게 들여다 보지 않았던 한국의 서사가 담겨있다. 지나치고, 잊혀지고, 왜곡된 역사의 아픔까지도. 영어로 쓰여진 책 안엔 소외 당하고 변두리에 내쳐진 한인들이 당당히 주인공으로 서있다.
이민진 작가의 재출간된 소설 '백만장자를 위한 공짜 음식' 북토크 날이었다. 그가 '파친코'로 어루만져준 마음으로 연결된 독자들이 다함께 모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11월 25일, 저녁 6시 설레는 마음으로 광화문 씨네큐브에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