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진출? "자금 풍부하고 인재 넘치는 텍사스로 오라"
[인터뷰] 큐 브랜치 마르코스 서반테스 큐 브랜치 창업자 겸 CEO
007 본드 지원하는 '큐'서 착안... 혁신 미국에 유치하는게 목적
"교육 대신 전략 우선... 비즈니스 셋업하는 인티그레이터"
"벤처 펀드 조성해 120억달러 펀딩 계획"
테일러 시에 살면서 매일 말을 탑니다. 말을 타다보면 인근의 삼성전자 공장 건물이 무섭게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 보이죠. 딸이 좋아하는 K팝을 같이 듣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곳이 공존하는 도시가 바로 오스틴입니다. 제가 비즈니스를 위해 이곳을 선택한 이유죠.마르코스 서반테스 큐 브랜치 CEO
지난 9일(현지시간) 세계 최대규모의 기술, 엔터테인먼트 융합 축제인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24가 한창인 미 텍사스주 오스틴의 중심거리 6번가. 이곳에 거점을 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큐 브랜치(Q Branch)' 오피스에서는 최초로 한국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네트워킹 이벤트 코리아하우스(K-나잇)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더밀크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한 것으로, 큐 브랜치가 공간을 제공했다. 마르코스 서반테스 CEO(이하 마크)는 카우보이 모자를 쓴 채 한국 스타트업 관계자들에게 텍사스와 오스틴의 독특한 문화에 대해 소개했다.
마크 CEO는 "사업이든 무엇이든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 텍사스와 오스틴은 인간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환대와 협력 문화를 가장 큰 장점으로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문화가 기업들의 미국 진출에도 반영돼 통합적인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CEO는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데 '시장'과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당 지역의 지리적 특성, 문화, 경쟁사 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토대로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크 CEO는 "큐 브랜치는 단순한 인큐베이팅을 넘어, 비즈니스의 정착과 성과 달성을 위한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최적의 자원을 제공하고, 기업의 혁신 기술이 지적재산으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코리아하우스 행사에 앞서 마크 CEO와 인터뷰를 했다.
007 본드 지원하는 '큐'에서 착안... 혁신 미국으로 유치하는게 목적
'큐 브랜치'는 어떤 곳인가? 무슨 일을 하나?
"큐 브랜치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거점을 둔 글로벌 액셀러레이터다. 글로벌 혁신을 선도하고, 함께 일하는 모두에게 번영을 가져다주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세계적인 기업은 물론, 정부와 비영리단체, 학교 등 다양한 파트너를 두고 혁신의 경계를 확장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상업화(Commercialization)'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테면 대학 및 연구 기관과 협력해 지적 재산을 실질적인 상품과 서비스로 전환하는 일을 한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신속하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연방 정부나 주정부 프로그램에도 활발하게 관여하고 있다. 기업이 정부 보조금을 받거나, 계약을 맺거나 다른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공공기관과 민간의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일을 돕고 있다.
기존에 텍사스에 진출한 기업, 그리고 성장하고 있는 중소, 중견 기업이 미국 시장을 확장하는데 필요한 리소스를 제공한다. 이를 위해 경제개발국과 지역 상공회의소 등과 협력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유망한 스타트업을 벤처 투자와 사모 투자자와 연결하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비전은 명확하다. 혁신을 기회로 연결하고, 실제 문제를 해결해서 가치를 창출하는 일이다."
큐 브랜치라는 이름이 궁금하다. 창업 계기는?
"007 제임스 본드 영화를 보면 큐(Q)라는 인물이 나온다. 본드가 작전 수행 중에 사용하는 모든 테크놀로지 제품을 지원하고 백업하는 인물이다. 큐가 본드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제공했던 것처럼, 우리도 고객사의 혁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나 전문지식, 그리고 파트너십을 제공하자는 의미로 이름을 큐 브랜치로 지었다.
개인적인 경력도 크게 다르지 않다. 늘 누군가에게 나를 소개할 때 미국의 1세 이민자이자 2세 군인, 3세 기업가로서, 다양한 문화를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소개한다. 군에서는 23년간 특수 작전부대를 위한 첨단 무기 시스템 및 능력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아 세계 각지를 여행했다. 이때 경험이 다양한 문화권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미군은 늘 최고의 혁신 기술을 도입해 활용한다. 이렇게 최고의 혁신을 도입했던 경험을 살려 불확실성에 늘 노출되어 있는 창업가들을 지원하고 싶은 마음에 엑셀러레이터를 창업하게 됐다."
왜 오스틴인가?
"왜 텍사스였나라는 질문이 더 맞는 것 같다. 텍사스는 비즈니스 환경이 아주 좋은 지역이다. 다양한 요소가 있는데 미 중심부에 있고 큰 기업들이 많아 자금이 풍부한 편이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가 오스틴에 테슬라 공장을 지을 정도로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UT오스틴 등 글로벌급 인재가 많다.
또한 고객 수요도 있다. 미국 중심부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멕시코나 캐나다로 이동하고, 남미 지역으로 진출하기도 적합하다. 중부 시간대는 업무를 유연하게 하는 장점이 된다."
"교육 대신 전략 우선... 비즈니스 셋업하는 인티그레이터"
큐 브랜치는 다른 액셀러레이터와 어떤 차별점을 갖고 있나?
"우리의 강점은 실행 가능한 전략에 있다. 단순한 시장 진출 전략이 아니라 매우 포괄적인 비즈니스 중심 전략을 구사한다는 점이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려면 '인재'가 필요하고, 진출하려는 지역의 환경을 파악하고, 시간과 리소스를 극대화해서 성공에 가깝게 가야 한다.
단순한 교육에서 머물지 않는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는 '인티그레이터(Integrator)'라고 표현하고 싶다. 마치 산을 타는 사람들로 치면 산 정상까지 인도하는 산악 등반 안내인 '셰르파'와 같다.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이런 일이 가능하다. 단순히 한 산업 영역에만 강점이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방위 전문가다. 우리 팀에는 경제개발 전문가, C레벨 전담 리더, 민간 개발 종사 경험을 지닌 전문가 등을 팀 내에 보유하고 있다.
팀의 경험과 전문성을 통해 우선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힘을 쏟는다. 인프라가 탄탄하면 이것이 성장 기반이 된다. 여기에 잠재적인 표준을 찾는 일에도 힘쓴다. 여러 업종에 걸쳐 적용 가능하고, 상호운영 가능한 기술에 대한 표준을 찾으면서 시장 니즈에 맞춰가고 있다."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스타트업을 액셀러레이팅했나?
"큐 브랜치를 거친 스타트업은 약 45개에 달한다. 파이프라인에는 약 150개의 스타트업이 있다. 일본과 스페인의 파트너들을 통해 이미 액셀러레이팅 한 스타트업들이 거래를 시작했다. 단순히 피치 덱만 가지고는 안된다. 피치 덱을 넘어서야 한다.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기술을 넘어 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비즈니스를 지원해야 한다. 큐 브랜치가 집중하는 지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여러 비즈니스 섹터의 운영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커뮤니티 내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기업별로 맞춤형 솔루션, 즉 비즈니스 전략을 구축해 실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이 강점이다."
큐브랜치의 비즈니스 모델은?
"좋은 질문이다. 그간 정부가 우리 주요 고객이었다. 양자 간의 혁신을 교환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한다. 이 파트너십은 양국이 모두 이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성과를 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주요 기업들이다. 기업들은 자체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인재가 필요한데 큐 브렌치가 다양한 기업에 들어가서 그들만의 개별 액셀러레이터를 설립, 지원한다. 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찾고, 지원하고, 인수합병이나 기술이나 상품을 사고파는 '피니시' 업무까지 시간을 줄이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벤처 펀드 만들고 120억 조성 계획"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는 어떤 의미가 있나?
"큐 브랜치의 사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벤트다. 우선 국제사회에 오스틴이라는 지역을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행사다. 비즈니스를 시작하거나 확장하려는 사람들에게 오스틴의 장점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다.
우리는 '펀디드하우스(Funded House)'와 같은 네트워크 이벤트를 통해 진정한 매칭이 이뤄지도록 지원하고 있다. 물리적인 오피스를 구축해서 이런 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다양한 기업들이 큐 브랜치 산하에서 오피스를 구축하고, 텍사스 진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더밀크가 주최한 '코리아하우스' 이벤트를 지원하게 됐다. 어떤 의미일까?
"정말 기쁘다. 큐 브랜치의 비전과 딱 맞아떨어지는 이벤트였다. 이를 계기로 한국의 스타트업과 정부에 큐 브랜치에 대해 알릴 수 있었고, 스타트업 관계자들과 다양한 방법으로 소통할 수 있었다.
또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큐 브랜치 펀디드하우스를 통해 미국 현지의 투자자, 업계 관계자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는 점도 우리의 존재 목적에 부합한다. 단순히 한 번의 기회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인 관계를 이어나가기를 기대한다.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계획은?
"큐 브랜치 벤처를 만들고 자금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120억달러의 자금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 개의 펀드를 통해 진행할 계획인데, 내년 SXSW에서는 좀더 구체적인 계획 등을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정부와 스타트업들의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문의: 큐 브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