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버핏의 시간'이 왔다... 앨러게이니 인수로 재조명
버크셔 클래스 A 주가 50만불 훌쩍, 세계 최고가
변함없는 투자 철학 고수 ... '해자' 있는 기업 선호
앨러게이니 116억불에 인수, 옥시덴탈 추가 매수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역대 최고 수준의 인플레이션까지 시한폭탄 같은 변수가 미국 경제와 뉴욕 주식시장을 짓누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서도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수익률을 늘려가고 있는 고수가 있다. '오마하의 현인',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과 그가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다.
가치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의 시간이 다시 왔다는 분석이다. 외부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결과물을 내고 있는 버크셔해서웨이 최근 행보 때문이다.
실제 버크셔해서웨이 주가는 변동성 높은 상황에서도 사상 최고치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간)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버크셔 클래스 A 주식(BRK.A)은 전 거래일 대비 2.34% 오른 52만 500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4일 주가는 전날보다 0.75% 오른 52만 5697달러에 거래됐다.
주목을 받은 것은 주가 흐름 뿐만이 아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6년 만에 가장 큰 인수합병을 체결했다. 미국 보험사 앨러게이니를 116억달러(약 14조 1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상황에서 에너지 기업인 옥시덴탈(OXY) 지분을 확대했다. CNBC 등 주요 매체에 따르면 버핏은 옥시덴탈 페트롤리움 주식 9120만 주를 보유하고 있지만, 15억달러에 달하는 2710만 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태가 격화되면서 국제유가 급등 우려에 따른 헤지 전략으로 시장은 해석했다.
이런 결과물은 워런 버핏 개인의 부로 되돌아오고 있다.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한때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버핏의 세계 부호 순위는 5위로 돌아왔다. 버크셔해서웨이 주가 상승에 힘입어 1167억 달러(약 144조 원)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버핏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등에 이은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로빈후드는 뉴스레터 스낵스에서 버핏의 투자 철학에 대해 "느리고 꾸준한 것이 승리한다. 적어도 버핏에게는 그렇다"라고 분석했다. 지난 60년간의 투자전략이 '섹시'해 보이지는 않지만, 보험, 유틸리티, 화석연료 등 신뢰할 수 있는 산업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버크셔의 인수 기준은 '단순하고 명료한 사업'이라고 언급하면서 "앨러게이니 합병과 옥시덴탈 투자 등 고성장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석유나 보험과 같은 방어적인 투자를 통해 수익을 늘려왔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