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美 진출 브릿지... LEK 파트너스 '주목'
[CES2023, 우리가 주인공] LEK 파트너스
미중 기술패권 경쟁... "IRA 법 시행은 기회이자 도전"
다양한 경험 갖춘 파트너 모여... "인수합병, 내부통제 등 전문성"
메타버스, SaaS 기업 인수합병 경험... "스타트업 동반 성장" 포부
피할 수 없다면 미국 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사업을 전개할 수 있는 지역으로 빨리 진출해야 합니다. 그래야 가장 좋은 인센티브와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습니다.정종우 LEK파트너스 파트너
올해 뉴욕증시와 미국경제는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고강도 긴축 정책으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 그리고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전쟁과 같은 국제 정세 변화도 불확실성을 가져오는 원인이 됐다.
이제 시장은 2023년 미국의 경기침체에 주목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47개 투자은행(IB)을 대상으로 조사한 1년 이내 경기침체 발생확률은 올 3월 20%에서 12월 현재 60%로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IB 은행별로 내년 연착륙과 경착륙에 대한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 활동하는 경제 전문가들은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또 이런 시장 상황에서 미국에 진출하는 기업들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까.
미국 캘리포니아 LA와 샌디에이고, 뉴욕, 애틀랜타, 텍사스 오스틴, 테네시주 내쉬빌 등 한국 기업들이 다수 진출한 미 주요 거점에 오피스를 두고 회계, 세무,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는 LEK파트너스의 정종우 파트너는 "시장 변동성이 크고 강대국을 중심으로 힘이 재편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미국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 파트너는 "최근 미국의 실물경제를 보면 고용시장은 여전히 견조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으나, 인플레이션이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주택, 건설시장을 중심으로 경기둔화 조짐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며 "많은 경제학자들이 2023년 미국 실물경제의 완만한 경기침체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 속에 미국은 자국을 중심으로 공급망으로 재편하고 미국 경제의 일부를 중국으로부터 분리하려는 노력을 진행 중"이라며 "미국 내 반도체 생산 활성화와 인공지능(AI) 등 신기술 연구개발 활성화를 위한 칩스법 이나 재생에너지와 친환경 발전,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속한 기업들이 미국에서 공장을 짓고 미국산 원재료를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IRA법안 시행 등으로 표출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미국에 진출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다가올 경기침체에 대비하면서도 생산 시설이나 원재료 공급을 미국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등의 전략적 방향전환을 모색해야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다.
문석구 파트너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신중하게 투자규모의 적절성을 재검토하고 가능한 연방 및 지방정부 차원의 세제혜택, 투자지원금, 저리 대출과 같은 각종 지원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면서 생산성 향상을 통해 효율성을 구축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무엇보다 금융시장의 리스크관리 강화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을 극복할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면서 "경제상황과 각종 법률안 재개정 등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미중 기술패권 경쟁... "IRA 법 시행은 기회이자 도전"
정종우 파트너는 이런 거시환경 변화 속에서 한국 기업들은 저항보다는 미국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각종 세제 혜택은 친환경사업 개척에 나선 한국 기업들에게 기회와 도전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며 "피할 수 없다면 미국 내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기업을 운영할 수 있는 지역을 찾아 빨리 진출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좋은 인센티브와 노동력을 확보하면서 최대한의 부가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에 진출할 때 가장 먼저 무엇을 고려해야 할까. 문석구 파트너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과 지방정부가 별도로 법률을 제정하고, 각종 지원과 세재혜택이 지역마다 다르다. 특히 지역이 넓기 때문에 물류비용, 노동력, 유틸리티 등 사업 인프라에 있어 편차가 심하다.
문 파트너는 "지역적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더욱 법인 설립구조와 투자지역 선정, 자금조달 방법, 세금 계획, 초기 사업관리 방안 등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최근 IRA 법안 시행과 관련해서는 "개정안 추진이나 시행규칙 협상 등을 시도하는 움직임이 있지만, 아직 큰 진전은 없다"라며 "최초 통과한 법안에 대비하면서 향후 어떤 방향으로 법률이나 시행규칙이 정해지는지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다양한 경험 갖춘 파트너급 모여... "인수합병, 내부통제 등 전문성 갖춰"
LEK 파트너스는 15~20년 경력을 지닌 파트너급 경력을 갖춘 7명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다소 독특한(?) 구조를 갖추고 있다. 대개 일반적인 회계 법인에서 파트너들이 영업에 집중하는 것과는 달리, 직접 고객사와 만나고, 기업의 요구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다양성과 전문성을 동시에 갖춘 파트너들도 LEK의 장점이다. 김경탁 매니징 파트너를 비롯해 이성학, 정종우, 김범진, 박성한 파트너 등은 KPMG, 딜로이트, 어니스트영 등 빅 4 회계법인 출신이다. 특히 박성한 파트너와 김범진, 정종우 파트너, 그리고 김경탁 파트너는 미국 회계사 자격증과 한국 회계사 자격증을 모두 보유하고 있어 한국 기업들의 미국 진출을 위한 컨설팅에 최적화되어 있다.
김경탁 매니징 파트너는 "Big 4 회계법인을 제외하고는 미국에서 한국 회계사 자격증을 가장 많이 보유한 회계법인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진출한 회사들에 대해 미국에서의 관점뿐 아니라 한국에서의 관점을 균형감 있게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췄다"면서"본사 회계팀과 감사인에 대한 대응도 수월하다는 강점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권용석 파트너는 한국 자산관리공사 출신으로 M&A 전문가다. LEK의 피인수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을 비롯해 기업들의 M&A 요청을 전담한다. 여기에 박성한 파트너는 미국에 있는 한국 지상사 법인장을 역임, 미국 진출 기업들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 또 문석구 파트너는 15년 이상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텍스 컨설팅을 담당해온 세금 전문가다.
이런 파트너들의 다양성은 시너지가 되고 있다. 현재 LEK는 한국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미국 자회사, 미국에서 설립된 한국계 기업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감사와 리뷰, 텍스 컴플라이언스, 세금계획 등은 물론, 기업의 성장과 전략적 투자를 지원하는 듀딜리전스, 밸류에이션, 내부통제(Internal Control Advisory) 서비스도 제공한다.
김범진 파트너는 "회계, 세무, 기획, 전략 등 CFO가 고민하는 전 분야에 걸쳐 고객의 입장을 직접 경험한 파트너들이 모여 있다"며 "이런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빅 4 회계법인에 준하는 회계 컨설팅을 합리적인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이 LEK의 핵심가치"라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의 요청과 문제에 대해 모든 파트너들이 함께 솔루션을 찾기 위해 집중한다는 점도 LEK만의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박성한 파트너는 "LEK 파트너스가 미국 곳곳에 거점을 마련할 수 있었던 이유도 다양한 한국 기업들의 니즈에 맞는 회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LEK는 조지아주 애틀랜타와 테네시주 내쉬빌은 자동차 허브를 중심으로 제조업 회사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샌디에이고에서는 남미 지역과 연계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 대기업들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또 LA와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대도시에서는 미국 투자에 나선 한국 기업들의 세무, 감사 등을 제공 중이다.
메타버스, SaaS 기업 인수합병 경험... "스타트업 동반 성장" 포부
최근에는 미국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스타트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미국 법인 설립이나 CFO 아웃소싱, 급여, 부기(Bookkeeping), 기타 회계 이슈나 기업상장(IPO)을 지원하기 위한 회계 자문도 제공한다.
이성학 파트너는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에 대해 "지난 10월 업무차 한국을 방문하면서 여러 스타트업 회사와 벤처캐피털 업계 관계자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며 "공통적으로 고민하는 부분이 한국보다는 더 큰 시장인 미국에 진출해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고 싶은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모르겠다는 분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먼저 진출한 선배 된 입장에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LEK의 다양한 경험은 스타트업을 지원하기 위한 역량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 LEK는 메타버스에서부터 SaaS 분야까지 한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지원하기 위한 '밸류에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권용석 파트너는 "미국에 진출하는 스타트업과 미국에서 이미 사업을 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성장을 위해 고민하고, 이 과정에서 쌓은 경험들을 다른 스타트업과 공유하고 있다"며 "모든 파트너들이 경험을 공유하면서 고객사를 위한 최적의 결론을 도출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다 보니 고객사 차원의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LEK 파트너스 역시 시작한 지 6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신생 회계법인"이라며 "신생기업과 같은 입장에서 고민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마음가짐을 통해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에 도움을 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