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미 증시가 도박장이라고 했지만... 하락장에 추가 투자
"투자할 곳 없다"던 버크셔, 1분기 주식투자 확대
버핏 "주식시장 수년간 투기장... 변동성이 기회로"
비트코인엔 여전히 부정적, "25달러에도 안 산다" 언급
건재 과시한 버핏 ... 버크셔 이사회 의장직 교체안 부결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91) 회장이 "미국 주식시장이 도박장이 됐다"면서 월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달 29일~5월 1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버크셔가 대면으로 주총 행사를 개최한 것은 2019년 이후 3년만이다.
올해 행사에는 팀 쿡 애플 CEO,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등 주요 인사들을 비롯해 4만 명의 주주들이 운집한 가운데 진행됐다. 버핏 회장은 주총에서 미국의 현 경제와 주식시장, 그리고 버크셔의 사업과 최근 투자와 관련한 생각을 주주들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버핏 회장은 "지난 몇 년 간 주식시장은 도박장과 같았다"면서 "월가가 투자자들에 투기를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투기적인 시장이 변동성을 키웠지만, 버크셔가 저평가된 기업들에 투자할 기회를 줬다"고 설명했다.
버크셔는 이날 주총에 앞서 실망스러운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지난 1분기 54억 달러(약 6조 8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것. 이는 지난해 1분기 117억달러 순이익에서 50% 이상 급감한 수치다. 월가 전망치인 60억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투자의 귀재도 주식 시장의 충격을 피하지 못했던 것이다.
버크셔의 부진은 주식 투자 손실이 주원인이었다. 올해 1분기 버크셔는 주식투자를 통해 16억달러(2조원)의 손실을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억달러(6조3150억원)의 수익을 거둔 것과 대비된다.
그러나 주총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버핏을 향한 신뢰는 변함이 없었다. 우울한 1분기 성적표에도 행사장을 찾은 주주들은 '자본가들의 우드스톡' 그 자체를 즐기고 만끽했다.
버크셔의 올해 주주총회는 인플레이션 급등과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 등 다양한 거시경제 변화 속에서 치러졌다. 특히 증시가 약세장을 보이고, 변동성이 큰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버핏의 가치투자 방식이 다시 빛을 발하면서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버크셔 해서웨이 2022 연례 주주총회의 핵심 이슈들을 정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