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의 미래를 위한 4가지 질문
배터리 전문가 이승우 조지아텍 교수 기고(3)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4가지 핵심 질문
에너지 저장 밀도 높이고 배터리 충전 시간 줄이며
안정성과 지속가능성 유지하는 기술 개발에 총력
우리는 세계적인 환경 문제로 화석 연료 중심 경제에서 재생 에너지 중심 경제로 '빅쉬프트(대전환)'가 일어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친환경 연료로 꼽히는 배터리 기술은 이 같은 에너지 대전환의 핵심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존하는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은 지금처럼 에너지 대전환 시기를 예상하며 개발되지 않아 한계가 있다. 때문에 많은 기업과 대학이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2022년 현재,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4가지 핵심 과제(질문)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배터리의 에너지 저장밀도를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에너지 저장 밀도는 얼마 만큼의 에너지를 단위 무게나 부피에 저장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다. 보통 무게(Specific Energy, Wh/kg)나 부피 (Energy Density, Wh/L)를 기준으로 성능을 측정한다. 이는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상업용 리튬이온 배터리가 처음 개발 됐을 때는 배터리 셀의 무게당 에너지 저장밀도가 100 Wh/kg 정도 밖에는 안됐지만 현재는 200 Wh/kg이 넘어섰다.
하지만 이 수치는 배터리 생산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한계가 있다. 때문에 에너지 저장밀도를 배터리의 생산가격으로 나눈 $/kWh 가 요즘은 중요한 중요한 지표로 사용된다.
2014년 배터리 가격이 $500/kWh였지만 최근에 생산량이 급증하면서 $130 부근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미국 에너지성(Department of Energy : DOE)은 2023년 목표(Target)을 $100/kWh로 설정했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공급망 체인 이슈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목표를 맞추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130이상으로 다시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두 번째 질문은 배터리 충전시간 감소다.
배터리 충전 시간을 줄이는 것은 전기 자동차의 장거리 주행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힌다. 장거리 주행을 위해 배터리 용량을 키우는 것 못잖게 충전 시간을 줄이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충전으로 400km로 갈수 있는 전기차 A는 완충을 하는데 1시간이 걸리지만, 한번 충전으로 300km로 갈 수 있는 전기차 B는 완충을 하는 데 30분이 걸린다고 하자.
그런데 두 차가 같은 주행속도로 500km가 걸리는 목표지에 가게 되면, 두 차는 결국 한 번씩 휴게소에서 충전을 해야 한다. 주행거리가 긴 A보다 오히려 충전시간이 짧은 B가 먼저 목표지에 도착한다. 이는 물론 충전시간의 중요성을 설명하는 특별한 예시이지만, 배터리 충전시간의 단축은 그만큼 장거리 주행을 위해서 중요한 기술이다.
세 번째 질문은 배터리 안정성을 높이는 일이다. 배터리는 언제나 폭발의 위험에 놓여 있다.
한국의 배터리 제조자의 화제 소식과 리콜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사를 읽는다. 앞에서 이야기한 에너지 밀도 증가를 위해 소재들을 같은 부피 내에 더 많이 직접하고 충전시간을 줄이기 위해 충전 전류를 늘리면 자연적으로 배터리 화재 가능성이 높아진다.
배터리 화재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현재 사용 중인 액체 전해질을 사용할 경우 화제 위험성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화제의 위험성을 원천적으로 없앨 수 있는 고체전해질의 개발에 배터리 제조사가 많은 노력을 들이고 있다.
마지막으로 어떻게 하면 배터리가 환경파괴 없이 지속 가능성(Sustainability)을 유지하는가 하는 점이다.
이는 배터리의 재활용 기술과 연관이 깊다. 앞으로 전기차의 판매량이 기하급수 적으로 늘어나면 그만큼 폐배터리 발생량도 증가한다. 최근에 배터리 원자재 가격의 상승은 이러한 재활용 기술의 개발과 연관 산업의 발전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점차 늘어나는 폐배터리는 리튬, 산화코발트 등 환경적으로 유해한 물질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도 중요하다. 앞으로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질 전고체 배터리도 처음 개발 단계부터 재활용 기술을 생각한 후 개발해야 한다.
이승우 조지아공대 교수는
서울대 화학공학과에서 학부 과정을 마치고 MIT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MIT에서 박사 후 연구원을 마친 뒤 지난 2013년부터 조지아 공대 기계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주요 연구 분야는 에너지 저장 및 변환 기술과 수소를 발생시키는 전기 촉매 연구 등이다. 이 교수는 최근 카이스트대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새로운 개념의 '엘라스토머 고분자 전해질'을 개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성능의 '전고체 전지'를 구현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