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VC, 인플레 아닌 '이것' 때문에 투자 전략 바꿨다
피치북-웹서밋 컨퍼런스에서 142개 VC에 설문조사
79% VC 지정학적 불확실성으로 투자 방향 선회
기후 변화와 에너지 안보 투자 관심 증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이 벤처캐피탈(VC) 자금 조달 둔화를 불러온 가운데 글로벌 VC 중 65%는 투자 전략을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이나 금리인상' 때문이 아니라 '지정학적 이슈' 때문이었다.
피치북은 지난 2일 포르투갈에서 개최된 '웹서밋 테크 컨퍼런스2022'에서 142개 글로벌 VC에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피치북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의 VC 거래는 지난 1분기부터 3분기까지 거의 20% 감소했다. 유럽은 37%나 떨어졌다. 142개 글로벌 VC는 투자 감소가 있었지만 그 원인이 '인플레이션이나 금리 인상' 때문은 아니라고 답했다. 거시경제 여파가 직접적인 투자 전략 변경의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설문 응답자 47%는 지난 12개월 동안 1~5회 투자를 했다고 답했다. 이는 지난해 31% 오히려 높은 수치다. 투자자의 74%는 현재 펀드의 3분의 2 이상을 새로운 투자에 할당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2년 글로벌 VC 활동은 둔화됐지만 글로벌 투자금은 총 3945억 달러에 달했다. 미국에서 1949억 달러, 유럽에서 760억 유로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이 투자 전략에 미친 영향은 예상보다 미미했지만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 전쟁, 중국-대만 긴장 등 '지정학적 이슈'는 그렇지 않았다. 응답 VC의 79%는 지정학적 이슈가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에는 53%가 투자 전략을 바꾼 것보다 높은 수치다.
투자자들에게 심리적으로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거시경제가 아니라 예측이 힘든 '지정학적 이슈'라는 것이다.
실리콘밸리서 펀드를 운영하고 있는 공경록 K2펀드 매니징 파트너는 "미중 갈등으로 2개의 다른 경제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미국은 중국계 스타트업에 투자 하지 않는 등 지정학적 이슈가 투자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패디 코스그레이브 웹 서밋 CEO는 "VC에 쌓아둔 건조 분말(드라이 파우더)가 많아 인플리에션이 투자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드라이 파우더란 사모펀드(PEF)가 투자자로부터 모은 투자금 중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자금을 말한다. 드라이 파우더는 전투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실탄을 의미한다. VC에게는 바로 투자할 수 있는 투자 실탄이다.
프랑스에서 코렐리아캐피탈을 이끌고 있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커뮤니케이션 장관도 더밀크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과 같은 경제불황이 언제까지 계속 될지는 모르겠지만 과거의 경제위기와 비교했을 때 지금 시장에는 여전히 많은 돈, 드라이파우더가 많은 상태” 라고 밝히며 “투자자들은 이미 작년에 많은 투자금을 확보한 상태이지만 이전 보다 조금 더 조심하고 있을 뿐” 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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