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하반기, 역대급 대박 세일이 온다고?
경기침체 우려가 소비 수요의 충격을 야기
폴 크루그먼, 스태그플레이션은 없다
70년대 인플레이션의 복귀? 그때와 지금은 다르다
안녕하세요.
작년 10월 즈음 이었을겁니다. 프록터앤겜블의 실적을 보고나서 전 와이프에게 살 물건이 있으면 빨리 사라고 했습니다. 와이프는 항상 블랙 프라이데이 세일 시즌을 기다렸기 때문에 의아해했지만 전 "이제 물가가 계속 올라서 세일이 많이 없을꺼야"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연말 이후 세일은 사라졌습니다. 세일은 커녕 물가가 너무 올라 경기침체를 야기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시장은 이제 경기침체가 올 것이라 완전히 믿고 있습니다.
경기침체의 가장 확실한 경고 시그널로 인식되는 장단기 금리차는 역전됐고 연방기금 금리 선물 시장은 내년(2023년)에 연준이 다시 금리를 인하할 것에 베팅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넘어 '경기침체' 상황임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입니다. 즉,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연준의 긴축 공포가 시장을 휘감았다면 이제는 연준의 긴축이 경기침체를 야기할 것이란 우려가 더 큰 것입니다.
시장 분위기가 인플레이션에 초점을 맞추다가 갑자기 경기침체를 인정하고 이에 대비하는모습이 보이자 극적으로 달라졌습니다.
처음엔 연준이 주장하는 대로 '경기침체'가 오지 않을 것으로 봤기 때문에 인플레이션을 잡는데 집중했습니다. 이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수혜를 받는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경기침체'가 온다고 보자 에너지와 원자재는 충격을 받습니다. 그동안 가격을 끌어올린 가장 큰 원인이었던 공급 부족 현상을 수요 절벽이 강하게 짖눌렀기 때문입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은 또다른 나비효과를 부르게 됩니다. 바로 재고 증가와 신규 주문의 가파른 둔화입니다. 그동안 기업들은 뜨거운 수요를 감당하고 공급망의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이를 악물고 재고를 늘려왔습니다. 그런데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가격이 상승, 수요가 줄고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면서 주문이 급격히 사라지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