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코인베이스? 올해 IPO 대어 ‘크라켄’의 빅 픽처
2026년 1분기 IPO 목표, 기업가치 200억달러(약 29조원) 평가
창업자 제시 파월 퇴진 후 VC 출신 아르준 세티가 Co-CEO로 실질적 리더 부상
단순 거래소를 넘어 ‘페이워드(Payward)’ 기반 금융 인프라 플랫폼으로 진화 선언
2025년 매출 22억달러, 조정 EBITDA 5억3000만달러 등 견조한 실적
2026년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히는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키는 이제 창업자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쥐고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데이터 구루’로 통하는 벤처캐피털(VC) 트라이브 캐피탈(Tribe Capital)의 공동 창업자, 아르준 세티(Arjun Sethi) Co-CEO가 그 주인공이다.
2022년 9월, 11년간 크라켄을 이끌었던 창업자 제시 파월(Jesse Powell)이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이사회 의장으로 남았다. 이후 세티가 2024년 10월 Co-CEO로 합류하며 실질적인 리더로 부상했다. 그의 등장은 크라켄의 단순한 리더십 교체를 넘어선다.
두 개의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적으로 매각하고, 야후(Yahoo)와 소셜 캐피탈(Social Capital)을 거치며 데이터 분석과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세티는 크라켄의 정체성을 뿌리부터 바꾸는 야심찬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바로 단순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금융 슈퍼 인프라’ 플랫폼으로의 전환이다.
그의 비전은 2025년 11월, 200억달러(약 29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8억달러(약 1조1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를 유치하는 동력이 됐다. 시타델 시큐리티즈(Citadel Securities), 제인 스트리트(Jane Street), DRW 벤처 캐피탈 등 월스트리트의 핵심 플레이어들이 투자에 참여하며 그의 비전에 힘을 실어줬다.
세티는 단순한 경영자가 아니다. 그는 22억달러 규모의 AUM을 자랑하는 트라이브 캐피탈을 통해 AI와 데이터 과학을 활용, ‘N-of-1’ 컴퍼니, 즉 대체 불가능한 독보적인 기업을 발굴하는 정밀 투자로 명성을 쌓았다. 그의 투자 철학은 ‘제품-시장 적합성(Product-Market Fit)’을 정량적으로 측정하는 데 있다. 이런 그가 크라켄의 지휘봉을 잡았다는 것은, 이제 크라켄이 감이나 시장 분위기가 아닌 데이터에 기반해 성장 전략을 짜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