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산업의 민주화로 디자인 혁명 일으킨다.. fxd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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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라 · Sejin Kim 2022.11.14 05:20 PDT
패션 산업의 민주화로 디자인 혁명 일으킨다.. fxd 주목
패션엑스다오 코어팀이 더밀크와 인터뷰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창록 와이잭(Yjack) 대표, 정소영 법무법인 영 대표 변호사, 성소라 전 워싱턴대 교수, 오유석 타임루퍼 아시아 대표 (출처 : 더밀크(송이라))

패션xDAO 코어멤버 4인 인터뷰
성소라 전 워싱턴대학교 교수 주도
패션계 폐쇄적 의사결정 및 수익배분, 블록체인 기술로 푼다
“신진 브랜드 자금조달∙육성 공간 될 것”

패션과 ‘탈중앙조직(다오, DAO)’ 콘셉트를 결합한 실험이 나왔다. 성소라 전 워싱턴대학교 교수가 이끄는 ‘FashionxDAO(이하 패션엑스다오)’가 그 주인공이다.

패션엑스다오는 한 마디로 웹3라는 무대에서 작동하는 '브랜드 인큐베이터'다. 신진 디자이너와 브랜드의 제품 개발을 지원하고, 판매 수익을 구성원들이 공정하게 나눠 갖는 조직을 지향한다. 흔히 소수의 브랜드나 인물을 중심으로 대형 패션쇼에 설 브랜드를 폐쇄적으로 결정하거나 ‘갑질’이 만연한 패션 산업의 의사결정(거버넌스)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로 풀어본다는 시도다.

현재 패션엑스다오는 코어팀으로 불리는 7명이 11월 17일 론칭을 목표로 다오를 구축하고 있다. 더밀크는 지난 7일(현지시각) 패션엑스다오를 기획한 성소라 WR3P 대표(전 워싱턴대학교 교수)와 오유석 타임루퍼 아시아대표, 오창록 와이잭(Yjack) 대표, 정소영 법무법인 영 대표 변호사 등 4명을 만났다. 이들 외에 프랑스 투자업계 관계자 래니(Rany), 버클리대학교에서 컴퓨터사이언스를 공부하는 대학생 권규민씨, NYU에서 디지털미디어(Integrated Digital Media)를 전공하는 대학원생 이채은씨가 코어팀 멤버다. 탈중앙화를 추구하는 다오 정신에 따라 파운딩 멤버들도 리더십을 나누며 각자의 역할을 맡아 프로젝트를 이끌어가고 있다.

이 중 성소라 대표는 예술과 경영을 넘나든 인사다.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경영학으로 진로를 틀어 하버드대학교에서 사회학 학사학위를, 런던정경대학교(LSE)에서 국제관계학 석사학위를, 인시아드(INSEAD)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워싱턴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로 임용, 2020년 POETS & QUANTS에 세계 50대 경영대학 교수 중 한 명으로 선정될 정도로 활발하게 활동했지만, 대체불가능토큰(NFT)를 알게 된 후 직접 현장에 뛰어들었다.

성 대표는 "새로운 패션 브랜드가 탄생하는 과정에서 '선택'과 '리워드'의 기회가 보다 더 많은 이들에게 주어지길 꿈꾸는 마음에서 다오를 결성하게 됐다"며 "매 시즌 패션 관계자들과 써포터즈를 모아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고 '크리에이터'와 '군중'이 모든 과정을 함께하는 커뮤니티"라고 강조했다.

성소라(가운데) 대표가 패션엑스다오의 운영 방식을 설명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송이라))
다오(DAO)란?
다오(DAO : 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란 탈중앙화된 자율 조직(네트워크)를 뜻한다. 물리적인 건물·법인이나 대표자 없이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 계약’으로 운영된다. 이더리움 개발진들이 창안한 시스템이다. 분산형 자치 조직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인터넷상의 상호 작용을 추적하고 신뢰할 수 있는 타임스탬프 작성 및 분산 데이터베이스 배포로 위조되지 않도록한다. 각종 거래에서 신뢰받는 제 3자(플랫폼)를 참여시킬 필요가 없으므로 거래를 단순화하고 투명하게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패션 산업에 웹3 브랜딩 해주는 패션엑스다오

패션엑스다오는 '패션'에 집중하는 탈중앙 엑셀러레이터이자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이다.

매 시즌마다 디자이너, 제작자들을 모집, 하나의 브랜드를 만든 후, 사람들이 브랜드 상품을 구매해 수익이 발생하면 이를 기여도에 따라 나눠 갖는 구조다. 이때 다오(DAO)는 팀 매칭 등 브랜드 제작 초기 단계부터 지원한다.

성 대표는 "다오 형태로 운영되는 우리 커뮤니티가 와디즈와 같은 기존 펀드레이징 플랫폼과 다른 점은 크리에이터들이 투자유치에 대한 직접적인 부담 없이 작업을 할 수 있고 단순한 프로덕트가 아닌 브랜드를 런칭하게 된다는 점"이라며 "또 써포터즈는 자신이 후원한 상품을 리워드로 받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시즌 후에도 다오가 개최하는 다양한 소셜 이벤트에 참여하고 적극적인 참정권을 갖고 다오 멤버로 활동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오에서 발행하는 NFT와 유틸리티 토큰(FT)를 통한 추후 경제적 활동 및 베네핏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패션' 이었을까? 기존 패션산업 내 브랜드 탄생 과정이 폐쇄적이고 수직적이라는 문제의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창록 와이잭 대표는 “패션 업계에는 흔히 유명 디자이너 밑에서 주니어 디자이너가 착취당하는 문제나, 패션쇼나 명품브랜드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실력 있는 디자이너 문호를 제한하는 문제, 플랫폼이 과도하게 입점 수수료 등을 매기는 등 ‘갑질’ 문제가 일상화 돼있다”면서 “이를 다오로 풀어보기 위해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와이잭은 프리미엄 베이직 티셔츠를 합리적 가격대에 선보이는 패션 브랜드로 셀럽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피치덱(소개서)에 따르면 패션엑스다오는 코어그룹과 크리에이터클럽, 서포터즈클럽 멤버로 구성된다. 코어그룹은 다오 운영 및 마케팅, PR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담당하는 그룹으로 초기엔 파운딩팀이 활동한다. 크리에이터클럽은 브랜드, 제품을 개발하는 그룹이다.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컨셉디자이너, 그래픽디자이너, 패턴디자이너 등이 여기에 소속될 수 있다.

서포터즈클럽은 다오멤버십인 NFT를 구매해 각 시즌의 크리에이터클럽이 만든 브랜드를 재정적, 사회적으로 지원하는 그룹이다. 일종의 소비자다. NFT 구매자는 멤버십과 함께 실물 의류, 브랜드런칭파티, 포럼 토론회 등 온∙오프라인 이벤트에 참석할 기회를 비롯해 유틸리티토큰인 패션다오(FXD) 토큰이 주어진다.

서포터즈클럽 멤버십은 등급이 나뉜다. 스탠다드 티어, 프리미엄 티어, 수퍼프리미엄 티어로 나뉘며 등급에 따라 고를 수 있는 NFT 아트워크(Artwork) 종류와 지급되는 유틸리티가 달라진다. '세이브더웨일즈(Save the Whales)’를 테마로 한 파일럿 시즌에는 다양한 고래 캐릭터의 모습을 한 총 2000개의 이미지를 NFT로 발행, 판매할 계획이다. 스탠다드 티어 멤버십 NFT는 개당 200달러, 프리미엄 티어 멤버십 NFT는 개당 700달러 수준이다. 두 티어 모두에게 'SAVE THE WHALES' 디자인이 새겨진 티셔츠를 제공한다. 개당 1000달러인 수퍼프리미엄 티어 멤버십은 단 10자리만 있으며 구매자는 세계적 재봉틀 아티스트 정민기 작가의 자수가 수놓아진 티셔츠를 받게 된다. 파일럿 시즌 NFT 판매에서 나오는 수익금은 모두 고래를 비롯한 해양생물 보호단체에 기부할 방침이다.

FXD 역시 멤버십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배분한다. 파일럿 시즌에는 스탠다드티어를 대상으로 1만개 FXD를, 프리미엄티어에겐 2만5000개를 배분할 예정이다. 총 발행량은 20억개다. 오유석 대표는 “50시즌이상 가능한 수치로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 : 패션엑스다오 인스타그램)

수익∙IP도 기여도 따라 배분...어떻게?

패션엑스다오가 밝힌 계획에 따르면 향후 수익의 절반은 다오가 가져간다. 45%는 다오리저브에, 5%는 다오 수수료로, 40%는 크리에이터클럽에, 10%는 협력자에게 배분한다. 서포터즈클럽이 NFT를 구매했기 때문에 다오 가치가 올라가는 걸 선호한다는 게 이유다.

다오 가치를 올리려면 리저브에 기반한 안정적 운영이 필수라 50%로 설정했다는 것. 정 변호사는 “기부하는 물량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대표는 “파일럿 시즌 수익금은 전액 기부한 후 시즌1부터 멤버들 간 수익을 공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적재산권(IP)은 크리에이터가 90%, 다오가 10%를 가지는 구조다. 다오가 일부 가져가는 이유에 대해 정 변호사는 “IP 관리 업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IP 배분 비율은 크리에이터 간 조율해 정한다. 원활한 조율을 위해 매 시즌마다 크리에이터는 최대 8명으로 제한했다.

IP는 중앙 서버와 문서로 보증한다. 오유석 대표는 “아직까진 현실적으로 웹2의 세계와 연결될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화이트페이퍼에 기재되며 온체인에 올라가는 부분은 차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암호화폐 규제 친화적인 장소에서 법률적으로 IP를 보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수익과 지적재산권(IP) 등을 정말 ‘탈중앙’적으로 배분하는 것은 쉽지 않다. 수익과 지적재산권의 비율, 지적재산권을 보증하는 방법에 따라 구성원 간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

다오의 주축인 크리에이터와 서포터즈를 모집하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여전히 일반인들이 DAO, NFT 등 용어를 이해하거나 실제 사용하기엔 어렵다. 성 대표는 “특히 아트투자자들은 기존 암호화폐 투자자들과 달리 암호화폐 월렛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NFT 열풍이 불어서 이해도가 과거에 비해선 계속 높아지는 중이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기술로 패션산업의 생태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들의 믿음은 확고하다. 성소라 대표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보이는 다오를 위한 다오가 아니라 현실과 연계된 ESG 다오를 만들고 싶다”면서 “패션엑스다오로 다오에서 만들어진 패션 브랜드, 크립토패션이라는 장르도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패션엑스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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