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 24시간 로보택시 허용으로 '혁신도시' 재확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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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3.08.14 08:32 PDT
샌프란, 24시간 로보택시 허용으로 '혁신도시' 재확인하다
(출처 : Gettyimages)

[뷰스레터플러스]
샌프란시스코, ‘로보택시’ 24시간 허용
인류의 오랜 꿈 자율주행차 현실로?

몇 년 전 가족들과 함께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바하마로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생각보다 불안했습니다. 푸르다 못해 검게 보였던 깊은 바다, 그리고 망망대해에 나 홀로 떠있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제너럴모터스(GM)의 자율주행 회사인 ‘크루즈’라는 이름을 접할 때마다 불안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 자율주행 기술 때문이기도 할 텐데요. 

실제 자율주행차 ‘테스트 베드’인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무인택시가 소방차를 가로막거나, 도심 한가운데 멈춰있다가 교통체증을 불러일으키는 등 사고가 적잖았습니다. 일부 주민들은 “섬뜩하다. 아직 미래를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면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이런 불안감이 있지만 캘리포니아 당국은 표결을 거쳐 샌프란시스코의 유료 로보택시 운영을 승인했습니다. 해당되는 기업은 GM의 ‘크루즈’와 알파벳의 자율주행 자회사 ‘웨이모’ 두 곳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자율주행 산업에 큰 진화가 이뤄지게 됐습니다.

👉지금, 기계와의 경쟁 (무료)

샌프란은 왜 ‘로보택시’를 허용했나?

GM 자율주행 부문 ‘크루즈' (출처 : 크루즈)

“캘리포니아주가 로보택시의 수문을 열었다.”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 로보택시 허용 결정에 대한 워싱턴포스트의 평가입니다. 이번 결정은 아직 미완으로 평가받는 자율주행 사업이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는데요. 미국의 다른 지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국의 허가를 받기 위해 로비를 펼쳐 온 웨이모와 크루즈는 한껏 고무된 모습인데요. 테케드라 마와카나 웨이모 공동 CEO는 “(자율주행택시) 상업적 운영의 진정한 시작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카일 보그트(Kyle Vogt) 크루즈 CEO 역시 트위터를 통해 “자율주행차 업계의 큰 이정표”라고 언급했습니다. 

그간 샌프란시스코 당국과 일부 주민들은 캠페인 등을 통해 자율주행차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는데요. 로보택시를 허용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요?

샌프란시스코가 '로보택시'의 성지가 된 이유는 세계를 움직이는 빅테크 기업들의 본사가 포진해 있는 것 뿐 아니라 운전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하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일방통행이 많고 거리에 비보호 좌회전이 빈번하며 전차와 자동차, 사람이 뒤섞여 초보 운전자나 관광객들도 운전에 큰 어려움을 겪는 도시가 바로 샌프란시스코입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로보택시가 운전을 성공리에 하면 "다른 도시는 쉽다"는 것이 교통 전문가들의 중론이었습니다. 그래서 구글 웨이모나 GM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 뿌리 내리기 위해 사활을 걸었습니다.

물론 이 도시가 '테크 친화적'인 역사를 갖고 있기도 합니다. 최초로 우버의 택시 사업을 허용하고 에어비앤비에도 개인이 호스팅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해 '공유경제'의 기틀을 만든 도시입니다.

샌프란시스코 주민들은 웨이모와 크루즈가 시범운영을 했던 지난 2년간 차가 갑자기 멈추는 등 잔사고가 있었지만 사망 사고나 4거리 대형 교통사고 등 안전을 우려할만한 사건 사고는 없었다고 보고 있었습니다. 주의력이 부족하거나 음주운전, 마약 후 운전 등 인간이 운전하는 것보다는 안전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로보택시 활성화에 따른 '경제 효과'도 주요 고려 대상이었습니다.

또 향후 웨이모와 크루즈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까요?

당장 우버와 리프트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웨이모는 우버와 협약을 체결하기도 해서 우버에 차를 공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웨이모는 이번에 '상용 서비스'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당장은 단독 운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크루즈, 웨이모 어떻게 달라지나

인류의 오랜 꿈 자율주행차 현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고안한 소형 3륜 차체 (출처 : 모빌아이 웹사이트 )

자율주행차에 대한 인류의 도전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한 이스라엘 스타트업 모빌아이에 따르면 자율주행차(AV)의 개념은 자동차가 등장하기 훨씬 전인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화가이자 건축가이자 발명가였던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초의 자율주행 차량인 소형 3륜 자체 추진 카트를 설계한 것에서 시작됐는데요. 

이후 수십 년 간 자율주행차 개념은 공상과학 소설에 그쳤습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센서, 컴퓨팅, 인공지능, 액추에이터 등 관련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자율주행 부문의 자동화와 효율성 개선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자동차와 로봇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 발전해 오던 중 두 기술의 융합이 이뤄진 접점에서부터 자율주행차의 개념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는데요. 최초의 자율주행 로봇을 발명한 의외의 인물은 누구일까요. 최초의 산업용 자율주행차는 누가 개발했을까요.

👉최초 양산형 자율주행차?

알파벳(구글 모회사) 산하 자율주행 기업 '웨이모(Waymo)'의 자율주행 차량 (출처 : Waymo)

자율주행 기반의 무인 택시가 확대되면, 일반 택시는 물론, 우버, 리프트와 같은 공유차량 서비스와의 경쟁하게 됩니다.

수십만 개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미칠 텐데요. 미국 최대 노조로 꼽히는 물류노조 팀스터스(Teamsters)의 피터 핀 서부지역 부사장은 폴리티코에 "이번 결정은 캘리포니아 지역 수십만 개의 중산층 일자리에 실존적인 위협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나 인류에게 자율주행차는 오랜 꿈이었습니다. 전동화가 한창 이뤄지고 있는 미국의 완성차 업계에서도 전기차의 ‘끝판왕’은 결국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세상은 어쨌거나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약간의 시간적 오차가 있을 뿐…” 

결국 변화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자세가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찰스 다윈이 ‘종의 기원’에서 언급한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에 잘 적응하는 종이 살아남는다”라는 말은 160여 년이 흐른 오늘날에도 여전히 적용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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