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본 한미통상 협상 타결... 핵심은 'MAMGA'다
지난 30일(현지시간), 한미 관세협상이 전격 타결됐습니다. 한국이 약 3500억 달러(약 487조원)규모의 대미 투자를 확대하는 조건으로, 미국은 한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25%의 상호 관세를 15%로 인하하기로 한 것입니다.이번 무역협정은 두 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첫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효력이 이번 협상을 통해 일부 약화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한국 정부 역시 “FTA 체제의 흔들림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언급했는데요. 상대국이 미국이고 협상의 주체가 협상의 달인(?)인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두 번째는 의미는 미국의 일명 ‘MAMGA(Make American Manufacturing Great Again)’ 전략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관세 협상에서 한국과 일본, EU와 딜을 성사시키며 그들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이번 딜을 발판삼아 "(남의 돈으로) 미국의 제조업으로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는 것입니다.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고율 관세는 자국 내 소비자 가격 상승이라는 부작용을 동반하는데요. 그래서 '양날의 검'이죠. 그래서 트럼프는 관세 인상의 부담을 해외 직접투자 유치라는 방식으로 상쇄하려 합니다. 한국과 일본처럼 제조 기반 수출에 강점을 둔 국가들을 대상으로 자국 내 생산시설 유치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남의 돈으로 자국 산업을 일으키는 전략입니다. 제가 거주 중인 미국 조지아주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사바나 항 인근에 대규모 전기차 메타플랜트를 조성했고, SK온, 한화큐셀 등 주요 한국 기업들도 이차전지와 태양광 산업을 중심으로 활발한 투자가 이뤄졌습니다. 이제 한국 경제 산업에 미칠 후폭풍에 대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미국은 트럼프 등장 이후 그동안 아시아에 아웃소싱해왔던 '제조업'을 미국으로 되돌려 놓길 희망합니다. 한국의 조선업에 군침을 흘린 이유가 있습니다. 앞으로 미국에서 배를 직접 만들기 원하며 이를 그동안 이 분야에서 잘해온 한국이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앞으로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 등 핵심 기술에 대해 '메이드 인 아메리카' 정책은 계속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그동안 강점을 보인 서비스 산업(소프트웨어, AI 등 테크 산업 포함)과 금융(자본) 산업을 등한시 하느냐. 당연히 아닙니다. 오히려 막강한 실력의 서비스와 자본에 제조업을 묶어 1강에서 '슈퍼 1강'으로 도약하려는 것입니다. 한국이 고민은 이 지점에서 나옵니다. 최근 한국 대구, 부산 등에 출장을 갔었는데 현지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젊은 인력이 떠나고 노인만 남았다"는 얘기를 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가 지역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한국은 제조업이 GDP의 27.6%를 차지(2023년 기준, 독일 일본보다 높음)할 정도로 강한 반면 서비스와 금융 산업이 취약합니다. 한국 제조업이 재탄생하지 않는 이상 많은 기업의 '미국행'을 눈뜨고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이번 관세 협상은 단순한 무역 분쟁의 해결을 넘어, 한국의 수출/제조업 주도형 경제모델의 구조적 전환을 요구하는 정책적 시그널로 읽힙니다. 앞으로 2~3년이 한국 경제 산업 체질 개선의 골든타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