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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가 미국 경제의 '카나리아'가 되고 있는 것일까? 과거 광부들은 탄광에 카나리아를 데려갔다. 작은 새가 유독가스에 먼저 반응해 쓰러지면 광부들이 위험을 알아차리고 대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이제 네바다 사막에서 미국 경제의 경고등이 점멸하고 있다. TTW(Travel and Tour World)에 따르면 라스베가스에서 6개월 연속 관광객이 줄어들고 있다. 2025년 상반기 방문자 수는 전년 대비 7.3% 감소, 2018년 이후 처음으로 팬데믹 외 요인해 의한 감소가 기록됐다. 문제는 연환산 기준 방문객 수는 약 3910만명으로 역대 최대 감소율 중 하나로 기록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통계에 따르면 성수기라 할 수 있는 6월 한 달만해도 11%나 떨어졌고 라스베가스의 상징적 국제 공항인 해리 리드 국제공항 6월 승객 수도 472만 명으로 작년보다 6.3% 줄었다.문제는 이것이 비단 라스베가스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라스베가스는 국제 관광객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여행지 중 하나로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을 뿐이다. 미국 전체로 눈을 돌리면 더 큰 그림이 보인다. 국제 관광객은 전국 기준으로 11.6% 감소했다. 독일에서 온 방문객은 28% 줄었고, 스페인 25%, 영국 18%, 캐나다 17% 순으로 모든 주요 시장에서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가장 큰 문제는 소비 둔화가 아닌 정책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와 이민 정책 강화가 외국인들의 미국 여행을 가로막고 있다. 한 예로 비자 수수료가 250달러로 오르면서 절차적 부담이 커졌고 국경 통제가 까다로워지며 입국 과정 자체가 번거로워졌다.캐나다에서 오는 관광객들의 반응은 특히 극단적이다. 캐나다발 미국행 항공편 예약이 최대 70% 줄었고 항공사들은 해당 노선을 대폭 줄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돈이 문제가 아니라 감정적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다.정부가 국제 관광 마케팅 기관인 브랜드 USA 예산을 삭감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인을 끌어들일 홍보력 자체가 약해진 상황이다. 미국이 스스로 문을 걸어잠그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정 2025.08.27 08:21 PDT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본격 시행한 지 어느덧 8개월이 지났지만 시장이 우려했던 경제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현재 미국의 관세율은 연초와 비교해서 6배나 높고 1930년대의 악명 높았던 스무트-홀리법 수준에 근접했지만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성장과 고용 창출이 느리긴 해도 계속 유지되고 있고 주식시장은 연일 신고가를 찍고 있다.그렇다면 시장이 우려했던 트럼프 '관세 충격'은 과연 쓸 데 없는 우려였을까? 하지만 컬럼비아 대학교와 트프츠 대학의 국제 경영학 명예교수이자 '불확실성'과 '기업가정신'의 저자인 아마르 비데에 따르면 진짜 충격은 이제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그가 제기한 중요한 사실은 관세 자체보다 트럼프 행정부의 '임기응변식 기업 압박'이 미국의 역동성과 법치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점이다.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고한 이유를 알려면 관세가 실제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부터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관세가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제한적이다. 놀랍게도 국경 간 무역은 거대하고 다각화된 미국 경제에서 적당한 역할만 한다. 수출입은 미국 역사 대부분 기간 동안 GDP의 약 5%를 차지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도 당시 GDP의 1.4%에 불과했던 과세 대상 수입품의 관세를 40%에서 47%로 올렸을 뿐이다.문제는 여기서 핵심은 환율의 역할이라는 점이다. 시장이 결정하는 환율은 강제로 통제하거나 예측할 수 없지만 수입품 가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달러화는 올해 거의 10% 하락했는데 이는 수입품에 대한 금액을 높여 관세와 사실상 같은 효과를 낸다. 즉 현재 시장에서는 정책적 관세보다 어쩌면 시장의 환율 변동이 장기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크리스 정 2025.08.25 11:08 PDT
미국 경제는 어디로 향하는 것일까? 미 연준 의장이 전에 없는 신중한 접근법을 드러내며 미국 경제에 대한 복잡한 딜레마를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23일(현지시간)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처음 공식 언급했다. 하지만 동시에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과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강조하며 급진적 완화에 대한 경계감도 드러냈다. 파월 의장은 "리스크 균형의 변화가 정책 스탠스 조정을 정당화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첫 발언이다. 시장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발언 직후 9월 금리 인하 확률은 86%까지 상승했고, 다우지수는 올해 첫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시장이 원하는 9월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사실상 공격적인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는 '접어두라'는 미묘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다. 문제는 이것이 '금리인하 사이클'의 재시작이라는 단순한 정책 신호가 아니라 현재 미국 경제가 직면한 구조적 딜레마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전략적 신호'였다는 점이다.
크리스 정 2025.08.23 08:38 PDT
1970년대의 재현인가? 미국의 물가 압력이 생산 단계에서부터 거세게 밀려오고 있다는 시그널이 발산됐다. 노동통계청이 15일(현지시각) 발표한 7월 도매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9% 급등하며 2022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 0.2%를 네 배 이상 웃도는 충격적인 수치다.전년 대비로는 3.3% 올라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넘어섰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드디어 경제 시스템 전반에 파급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가장 주목할 부분은 서비스 부문 물가가 1.1% 뛴 것이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증가율로 도소매업체들의 마진이 2%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이었다. 기계장비 도매업에서만 30%의 상승분이 집중됐고 포트폴리오 관리 수수료는 5.4%, 항공 승객 서비스 가격은 1% 각각 올랐다.네이션와이드의 벤 아이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이 지금까지 관세 비용 증가분 대부분을 감수해왔지만 수입재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마진이 점점 압박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2025년 하반기에는 소비자 물가로의 전가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는 관세의 '이중 충격' 메커니즘을 보여준다. 처음에는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비용을 흡수하지만 한계점에 도달하면 소비자에게 일제히 전가되면서 물가 폭등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지만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흡수하던 물가 상승세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기 시작하면서 물가 상승을 체감하는 시기는 가을을 지나 연말로 돌입하는 '추수감사절'쯤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크리스 정 2025.08.14 14:30 PDT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과 다른 신호를 발산했다.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인플레이션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는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현지시각)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표면적으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전체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예상치와 일치했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6월과 동일한 2.7%를 기록했다. 하지만 연준이 주목하는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1%로 예상치 3.0%를 웃돌았다.여기서 중요한 변화가 포착됐다. 예상과는 다르게 물가 상승의 주역이 바뀐 것이다. 그동안 관세 때문에 우려가 컸던 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온건한 상승을 보인 반면, 서비스 가격은 연초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치솟았다. 항공료는 3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의료비와 오락비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이는 미국의 소비 수요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서비스 부문은 미국 경제의 약 80%를 차지하는 항목으로 소비 지출에 대한 경기 모멘텀을 보여줄 수 있다. 관세로 인해 수입품 가격 상승을 우려했는데 실제로는 미국인들이 매일 이용하는 서비스 가격이 더 빠르게 오르고 있는 것이다.서비스업 인플레이션의 재가속은 단순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이민자 노동력에 의존하는 산업에서 평소보다 높은 가격 상승이 관찰되고 있다. 이민자 단속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지면서 임금이 올라 가격도 함께 올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조경업과 드라이클리닝, 그리고 미용실과 네일샵 같은 가정 서비스업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주택 거주비도 여전히 물가 상승의 큰 축을 담당하고 있다. 서비스업 내 최대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비는 7월에도 0.2% 상승하며 2개월 연속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했다. 연준이 특히 주의 깊게 보는 지표인 주택과 에너지를 제외한 핵심 서비스업 가격을 보여주는 슈퍼 코어 인플레이션 지표는 0.5% 상승해 2024년 초 이후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이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공급은 부족한데 수요는 계속 유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펜데믹 이후 노동 시장의 구조가 바뀌면서 특정 서비스업에서 일할 사람이 부족해졌고 그 결과 임금이 오르고 서비스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이다.
크리스 정 2025.08.12 09:22 PDT
무역전쟁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재개를 90일간 연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 관계자가 밝혔다. 하지만 이번 연장 뒤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조건이 숨어 있다.미중 무역협상의 핵심 변화는 기업들이 정부에 '보호비'를 지급하는 구조가 도입됐다는 점이다. 엔비디아와 AMD는 중국 내 AI 칩 판매 수익의 15%를 미국 정부에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는 수출 허가를 받기 위한 조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엔비디아와 관련 합의를 확인했다.구체적인 규모를 보면 엔비디아는 올해 1분기 중국 전용 H20 칩으로 46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15%를 적용하면 올해에만 약 27억 6000만 달러를 정부에 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실제 엔비디아는 2분기 실적에 8억 달러의 비용을 이미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민간 기업이 해외에 수출을 하면서 정부에 수익을 분담하는 전례를 찾기 힘든 광경이 연출됐다는 점이다.이는 가볍지 않은 문제다. 이러한 '수익 분담' 모델은 미국 헌법과 정면으로 충돌하기 때문이다. 헌법 1조는 "어떤 주에서 수출되는 물품에도 세금이나 관세를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유로팩의 피터 쉬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민간 기업에 대한 연방정부의 갈취는 위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이미 사법부가 움직이고 있다. 현재 12개 주와 5개 기업이 대통령의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 사용에 대해 제기한 소송이 연방항소법원에서 심리 중이다. 법원 판결에 따라 트럼프의 전체 무역 정책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막대한 관세 수입을 회수하거나 상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소셜미디어에 언급한 것도 이런 불안감을 드러낸다.
크리스 정 2025.08.11 15:26 PDT
8일(현지시각)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이 온스당 3,534.10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전일 대비 1.4% 상승한 수준으로 미국이 1kg 금괴 수입에 관세를 부과한다는 파이낸셜타임스의 보도가 트리거가 됐다.현물 금값은 온스당 3,396.92달러에 거래되며 주간 기준 약 1% 상승세를 보였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대목은 뉴욕 선물과 현물 가격 간 차이가 100달러 이상 벌어졌다는 점이다. 평소 이 차이는 10-20달러 수준인데 갑작기 5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이는 물리적인 금을 실제로 사고파는 시장에 즉각적인 충격이 가해졌음을 의미한다.파이낸셜타임스가 입수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의 7월 31일자 서한에 따르면 1kg과 100온스 금괴는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는 관세코드로 분류될 전망이다. 이 조치가 시장에 충격을 준 중요한 이유는 스위스가 전 세계 금 정제량의 70% 이상을 담당하는 글로벌 금 허브이기 때문이다.UBS 원자재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오늘 금괴를 보낸다면 스위스-런던 가격에 추가 관세를 더한 것이 미국 내 새로운 가격이 될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미국 가격 프리미엄이 런던 가격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쉽게 말해 미국 안에서 금을 사려면 이제 세계 다른 곳보다 훨씬 비싼 값을 치러야 한다는 뜻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목요일부터 본격 시행됐으며 스위스에는 39%라는 징벌적 수준의 관세가 부과됐다. 이는 미국이 물리적 금의 흐름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도로 해석할 수 있다. 달리 말해 달러 패권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물리적 가치저장 수단인 금마저 자국 영향권 하에 두려는 전략적 움직임인 것이다.
크리스 정 2025.08.08 03:49 PDT
미국이 글로벌 경제의 룰을 바꾸기 시작했다. 8월 7일(현지시각)부터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관세 정책이 본격 시행되면서 구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 기업들에겐 막대한 세금 혜택을 주는 법안도 효력을 발휘하고 있어 미국 경제에는 한쪽엔 채찍, 다른 쪽엔 당근을 동시에 내민 셈이됐다.미국의 글로벌 관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서 일본, EU, 한국처럼 미국과 예비 협정을 맺은 나라들은 15% 관세를 물게 됐다. 반면 나머지 국가들은 10%에서 41%까지 다양한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요일(6일, 현지시각) 늦은 시간 한 발 더 나아가 반도체 수입에 100% 관세를 매기겠다고 선언했다.반도체 관세에는 특별한 조건이 붙었다. 미국에 생산공장을 짓거나 계획 중인 기업은 관세를 면제해준다는 것이다. 이 발표가 나오자마자 애플은 미국 내 사업에 100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행정부 정책의 의도대로 작동한 첫 사례가 된 것이다.관세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미국 정부의 금고는 관세로 두둑해지고 있다. 예일대 예산연구소에 따르면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올해 초보다 6배나 뛴 18% 이상이 됐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모델은 미국이 징수한 관세 수입이 전년 대비 132% 늘어난 1270억 달러라고 발표했다.하지만 관세로 재정적자를 메우는 것만이 진짜 목적은 아니다. 미국은 해외 기업들을 미국으로 끌어들이는 '리쇼어링'이 진짜 노림수다. 반도체 관세에서 보듯 미국에 공장을 지으면 관세를 면제해주는 방식이 이를 보여준다.올해 초보다 무려 관세가 6배나 올랐지만 기업들은 아직 큰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관세 시행을 대비해 미리 쌓아둔 재고를 쓰거나 추가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방법으로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초기 경제학자들이 우려했던 경기침체 위험을 줄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크리스 정 2025.08.07 09:33 PDT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노동통계국(BLS) 에리카 맥엔타퍼 국장을 전격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발표된 7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돌자 몇 시간 만에 내린 충격적 결정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고용 데이터가 바이든이 임명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 국장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는 사실을 방금 알게 됐다"며 정확한 통계를 위해 그녀를 해임했음을 발표했다.그만큼 이번 고용 데이터는 충격적이었다. 이날 BLS가 발표한 7월 비농업 일자리는 7만3000명 증가에 그치며 월가 추정치였던 10만명을 크게 밑돌았다.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5월과 6월 지표가 총 25만 8000명이나 하향 수정됐다는 점이다. 5월 수치는 당초 27만 2000명에서 1만 9000명으로 6월 수치는 17만 9000명에서 1만 4000명으로 각각 대폭 조정됐다. 이는 2020년 4월 팬데믹 발발 초기 이후 가장 큰 규모의 2개월 연속 하향 수정폭이다.결과적으로 미국의 최근 3개월간 월평균 고용 증가폭은 3만 50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실업률도 4.1%에서 4.2%로 상승했고 27주 이상 장기 실업자는 6월 165만명에서 183만명으로 급증하며 미국 경제가 과연 견고한 기반에 있는가 하는 의문이 커지게 됐다.
크리스 정 2025.08.01 14:25 PDT
미국의 구리 수입 관세 부과가 AI 인프라 투자에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구리 수입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지난 7월 8일(현지시각) 미국 구리 가격은 하루 만에 13% 급등하며 파운드당 5.69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날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는 0.3% 상승에 그쳐 극명한 대조를 보이며 원자재 가격이 지역화로 분절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문제는 구리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의 핵심 원자재라는 사실이다. 반도체 칩의 미세 배선부터 데이터센터의 전력 버스바와 냉각장치, 전력망의 송배전선까지 모든 곳에 사용된다. 높은 전도율로 인해 아직 마땅한 대체재가 없어 업계에서는 AI 인프라의 '쌀'로 불린다.구리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AI 인프라 투자의 급증이 초래한 수급 불균형이 자리잡고 있다. BHP에 따르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의 구리 사용량은 현재 연간 50만 톤에서 2050년에는 6배인 300만 톤으로 급증할 전망이다. 이는 현존 세계 최대 구리광산 4곳의 생산량을 합친 규모다.실제 사례를 보면 구리 수요의 폭발적 증가를 체감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시카고에 건설한 5억 달러 규모 데이터센터에만 구리 2177톤이 사용됐다. 이는 1MW 전력당 27톤의 구리가 소요되는 수준으로 하나의 데이터센터가 전기차 수십만 대에 필요한 구리량을 잡아먹는 셈이다. BHP의 CFO 반디타 판트는 "AI 응용 프로그램이 에너지 집약적 컴퓨팅을 요구하면서 2050년까지 구리 수요를 연간 340만 톤 추가로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에 포함되지 않은 말 그대로 '깜짝 수요'다.공급 측면의 제약도 심각하다. 구리 광석의 평균 품위가 1980년대 2% 이상에서 현재 0.7%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생산 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품위란 광석 내에서 원하는 금속 성분, 여기서는 구리의 함유 비율을 나타내는 용어로 결국 같은 양의 구리를 얻기 위해 더 많은 광석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크리스 정 2025.07.24 14:02 PDT
트럼프 행정부의 무차별한 관세 부과에도 글로벌 경제가 예상보다 강한 적응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글로벌 경제는 역사적 수준의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연 2.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JP모건에 따르면 이는 장기 추세와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무역량은 활발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대서양 양안의 주식시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럽에서 아시아에 이르는 성장 전망 역시 상향 조정되고 있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트럼프 1기의 첫 번째 무역전쟁과 팬데믹의 공급충격으로 인한 학습효과 덕분이다. 기업들은 팬데믹 기간 동안 학습한 공급망 방어 전략을 활용해 관세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 피터슨 국제 경제 연구소의 마커스 놀랜드 부원장은 그동안 혼란스러웠던 정책과 상황으로 인해 기업들이 도입한 헤징이 충격을 흡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실제 많은 국제 기업들이 이미 주요 수출시장에서 현지 생산에 더 많이 의존하고 있다. 독일 팬 제조업체 EBM Papst는 연 매출 25억 유로 규모로, 미국에 세 번째 공장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클라우스 가이스도퍼 CEO는 "일부 미국 고객들이 높은 미국 관세에 직면한 아시아 공급업체를 대체하기 위해 미국에서 더 많은 생산을 현지화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이것이 미국에서 20-30% 추가 성장을 도울 것"이라 전했다.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첫 3개월 동안 세계 상품무역량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행정부 취임 이후 관세를 예상한 기업들의 재고 확보에 북미로의 수입 급증이 이를 견인했다. WTO는 올해 상품 무역 전망치를 이전의 0.2% 감소에서 0.1% 성장으로 상향 조정했다.중국의 경우에도 직접적인 대미 수출은 올해 첫 5개월 동안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지만, 전체 수출은 6% 증가했다. 1차 무역전쟁 이후 무역 활로를 다각화하면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로의 선적 증가가 성장을 뒷받침했다. 베트남, 태국, 멕시코를 포함한 국가들로의 중국 수출이 특히 강세를 보였는데, 이는 중국 수출품이 이들 국가를 경유해 미국으로 향하는 우회 무역을 일정 부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유럽중앙은행 집행이사회 멤버인 이자벨 슈나벨은 최근 중앙은행 웹사이트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불확실성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경제활동에 덜 부담을 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 제조업은 최근 몇 달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으며, 신규 주문, 신규 수출 주문, 향후 생산에 대한 선행지표들이 모두 3년 만의 최고치로 상승했다.
크리스 정 2025.07.22 10:00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