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부채 우려 폭발...주식, 채권, 달러 이례적 동반 하락
채권시장의 붕괴로 미국의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면서 금융시장 전반에 충격파가 이어졌다. 특히 주식, 채권, 달러화 모두가 동반 하락하는 이례적 상황이 전개되며 미국의 '안전자산 지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트리거가 된 것은 부진한 미국채에 대한 수요였다. 160억 달러 규모의 미 국채 경매에서 투자자들의 냉담한 반응이 나타나며 20년물 국채 경매는 2020년 재도입 이후 최고 수준인 5% 쿠폰금리를 기록했다. 이에 장기물 중심으로 매도 압력이 집중되면서 30년물 국채 수익률은 단 하루 만에 10bp 이상 급등했다.주식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S&P500 지수는 1.6% 급락하며 한 달 내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1.9%)와 나스닥 100 지수(-1.3%)도 일제히 하락했다. 달러 지수 역시 0.3% 하락하며 주요 통화 대비 전면 약세를 보였다.월가는 채권시장의 붕괴로 시작된 이번 하락이 무디스의 미국 신용등급 하락에서부터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존스 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는 "부진한 20년물 경매가 추가적인 매도세를 촉발했다"며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을 시작으로 이번 주 내내 이어진 테마"라고 분석했다.미국의 재정적자 규모를 더 확대할 것으로 전망되는 감세안 역시 채권시장에는 공포로 다가왔다. 백악관은 공화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며 의원들에게 트럼프 대통령의 세금 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킬 것을 강력 촉구했다. 백악관은 이 법안 처리 실패가 "궁극적인 배신"이 될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했다.10년물 미 국채 수익률은 10bp 상승한 4.59%를 기록하며 금리 상승 압력이 중장기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불확실한 경제 전망 속에 투자자들의 헤지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연말까지 장기 국채 금리 상승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급증했다. 골드만삭스와 JP모건을 비롯한 월가 주요 투자은행들은 국채 수익률 전망치를 일제히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