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안전장치 제거됐다"...암호화폐와 주류 금융 통합의 미래는?
미국이 암호화폐를 금융시스템의 중심으로 이동시키는 역사적 실험을 시작했다. 지난 7월 30일(현지시각) 백악관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광경을 연출했다. 암호화폐 산업의 수장격이라 할 수 있는 코인베이스, 크라켄, 리플 등 암호화폐 기업 경영진들이 백악관에 모여 앉아 트럼프 행정부 각료들로부터 환대를 받은 것. 이는 바이든 행정부 시절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소송을 당하던 불과 12개월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던 일이었다.아이러니한 사실은 트럼프 개인과 가족이 암호화폐 사업에 직접 뛰어든 것이 정책 급변의 배경 중 하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2년 트럼프는 자신을 슈퍼히어로로 묘사한 NFT 카드를 장당 99달러에 팔아 수백만 달러를 벌었고, 그의 가족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라는 암호화폐 대출 플랫폼을 론칭했다. 또한 트럼프 미디어 테크놀로지 그룹은 8월 20억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물론 급격히 성장하는 디지털 화폐 시장에서 미국이 주도권을 쥐기 위한 의도가 있지만 대통령 당선 후, 트럼프 개인과 가족들의 암호화폐 투자는 '이해 상충'의 가능성이 다분하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정책 방향을 결정한 전례 없는 사례가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 업계도 정치적 투자, 즉 로비를 아끼지 않았다. 2024년 선거에서 가장 큰 정치자금 기부자 중 하나가 되어 트럼프를 포함해 친업계 규제를 약속한 수십 명의 의원들을 배경에 두기 시작했다. 그 결과 트럼프 당선 이후 비트코인은 71% 급등해 11만 6600달러를 기록했고 코인베이스 주가는 50% 뛰어 294달러, 로빈후드는 3배 넘게 올라 101달러를 돌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