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지는 머스크 제국...천재, 정치, 그리고 테슬라의 붕괴
머스크 제국이 흔들리고 있다. 균열은 테슬라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테슬라에서 전례 없는 임원 대탈주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최근 몇 달간 오미드 아프샤르(머스크의 핵심 측근), 밀란 코바크(휴머노이드 로봇 프로그램 엔지니어링 책임자), 데이비드 라우(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책임자), 젠나 페루아(미국 내 인사담당 책임자) 등 주요 임원들이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들 임원진의 퇴사 소식이 대부분의 테슬라 직원들에게 공식 발표를 통해 전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일론 머스크의 X 게시물을 통해 동료들의 퇴사 소식을 접하는 기이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테슬라 내부 의사소통 체계의 붕괴를 시사하는 동시에 머스크 개인의 행동이 조직 운영에 파괴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임원 대탈주의 근본 원인은 머스크의 정치적 일탈과 이로 인한 비즈니스 집중력 저하에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트럼프 당선에 3억 달러를 투자하며 정치권에 개입했지만 개인적 명성도 잃고 사업도 궤멸적인 타격을 받았다. 이 뿐인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사실상 '토사구팽'을 당하고 이후 트럼프와 공개적 갈등을 벌이며 국가 안보를 담보로 한 위험한 도박까지 감행하는 등 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국가 안보와 연계된 스페이스X의 드래곤 우주선 폐기를 위협하는가 하면, X에서 트럼프를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설로 공격하는 등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반복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테슬라는 방향성을 잃고 있다. 회사 설립 이후 첫 연간 판매 감소를 기록한 테슬라는 연속 2분기 배송량 감소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전기차 시장이 전체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서도 테슬라만 13%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단순한 시장 변화가 아닌 구조적 문제의 표출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