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 남극, 사막, 지구 어디에서든 인터넷 쓸 수 있다, 어떻게?
위성 인터넷 시대가 다가온다
‘웹3, 원격근무 테크’ 추가된 CES2023
안녕하세요.
약 15년 전, 초등학생 때 아부지 핸드폰으로 몰래 게임을 하다 요금 폭탄을 맞은 적이 있습니다. 인터넷 요금으로만 10만원이 훌쩍 넘게 나와 기절초풍을 했죠. 인터넷이 참 귀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중학생이 되자, 반에 한 두 명씩 스마트폰을 갖기 시작했어요. 내심 부럽긴 했지만, 저는 2G 폰을 고집했습니다. 유행을 따라가지 않는 게 멋이라고 생각했죠. 폰을 갖고 있는 학생 숫자가 늘어나자 학교에선 아침 조회시간마다 핸드폰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일명 ‘핸드폰 가방'이라는 게 생겼어요.
고등학생이 되자 ‘핸드폰 가방’ 안은 남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반 친구들 40명 모두가 폰을 갖고 있었죠. 당시 스마트폰은 누구나 가질 수 있는 흔한 기기가 돼버렸습니다. 저는 대학생이 돼서야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써봤는데 말이죠. 아이폰5S. 처음으로 핸드폰에 카카오톡이라는 걸 깔아봤습니다. 남들보다 느리지만, 그 한 발 늦은 속도가 제겐 여백처럼 느껴졌습니다.
지금도 4G를 쓰고 있는데, 눈 떠보니 세상은 벌써 5G 시대가 됐습니다.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 VR, AR, 메타버스 등 기계와 인간이 하나 되어 움직이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다가올 시대엔 통신을 연결해주는 광케이블과 기지국도 필요 없다고 합니다. 위성 인터넷이 나오기 때문이죠.
여태껏 얇고 촘촘한 실로 연결된 세상에 살았다면 이젠 모든 걸 하나로 아우르는 막강한 힘을 가진 세상에 살게 됩니다. 모든 게 연결돼있는 위성 인터넷의 세상, 어떤 모습일까요?
2023년은 위성 인터넷 시대
앞으로 오지에서도, 크루즈 여행 중에도, 비행기에서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쓸 수 있습니다. 인공위성으로 모바일 인터넷을 지원하는 ‘위성 인터넷’을 향한 걸음이 빨라지고 있는데요. 위성 인터넷은 광케이블과 기지국에 의존하지 않고 인공위성이 스마트폰 이용자에게 인터넷 연결을 제공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링크 V2’를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스타링크 V2는 스마트폰으로 직접 신호를 전송할 수 있어 전 세계의 인터넷 사각지대(dead zones worldwide)를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미국 2위 통신사 티모바일과도 손을 잡아 산업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애플도 위성 인터넷 산업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히는데요. 아이폰의 막강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고객 충성도를 고려할 때, 위성 인터넷 기능의 대중화가 급속도로 이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의 기술인 위성 인터넷, 어디까지 뻗어나갈까요?
‘웹3, 원격근무 테크' 추가된 CES2023
웹3와 원격근무는 더이상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년 1월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테크 전시회 및 컨퍼런스 CES2023에서 '메타버스, 웹3, 원격근무 기술'이 새로운 전시 주제로 추가됐습니다. CES는 새로운 기술 및 비즈니스 영역을 발빠르게 반영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올해까지 가상 및 증강현실(VR/AR) 카테고리로 전시 된 바 있죠. 웹3와 원격근무 기술은 CES2023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팬데믹 이후 원격근무는 필수가 됐기 때문에 이를 뒷받침할 기술이 어떻게 계속 발전하고 있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CES는 세상을 바꿀 새로운 카테고리를 매년 추가하며 진화하고 있습니다. 더밀크는 내년에도 CES에 참여해 생생한 현장을 취재하고 인사이트가 깃든 미래 시그널들을 공유할 겁니다. 많관부~ 기대해주세요!
지구에서 ‘통신 사각지대(dead zones worldwide)’를 만들지 않겠다는 일론 머스크.
‘통신 사각지대’는 통신 연결이 되지 않아 소통하기 답답하고 불편한 지역을 뜻합니다. 영어로 죽은 공간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는데요. 살아 숨쉬는 땅을 죽어있다고 표현한 건 사업을 확장하고 연결하고자 하는 머스크의 시선일지도 모릅니다.
우린 이미 도로 개발, 부동산 재개발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구를 목격하고 있습니다. 환경보존을 위해 그린벨트라 불리는 개발 제한 지역도 수익을 목적에 둔 사람들에겐 아까운 노른자 땅, 혹은 돈이 되지 않는 데드존일지 모르지요. 반면 지구의 입장에선 가장 자연스레 숨 쉴수 있는 힐링존일지도 모르고요.
매 순간이 노출되고 연결 됨에 피로해진 이들은 스마트폰을 끄고 와이파이 코드를 뽑으며 디지털 디톡스를 하기도 합니다.
가끔 들리는 안부와 우연히 마주친 친구와의 수다.
여백이 주는 반가움에 자연스러운 인사를 나누던 사람들이
인터넷 소통이 과한 요즘 되려 집에서 나오길 꺼려하고 있습니다.
데드존은 과연 어디일까요?
더밀크 문준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