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칼 뽑았다: IDM2.0 + 파운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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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1.03.23 15:58 PDT
인텔, 칼 뽑았다: IDM2.0 + 파운드리
팻 겔싱어 인텔 CEO (출처 : 인텔)

인텔, 독립 파운드리 서비스 박차... TSMC·삼성전자와 경쟁
2분기 7나노 공정 CPU 제작... 공장 설립에 200억달러 투자

팻 겔싱어(Pat Gelsinger) 인텔 CEO가 종합반도체기업(IDM) 2.0 시대를 천명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대규모 생산 공장 두 개를 건설하고 본격적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서비스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글로벌 파운드리 업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인텔, 독립 파운드리 서비스 박차... TSMC·삼성전자와 경쟁

인텔 제조 능력, 설비투자 전망 (출처 : 인텔)

그동안 인텔은 반도체 설계, 생산까지 모두 내재화한 종합반도체 기업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 리더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설계 전문 업체(팹리스), 위탁 생산 전문업체(파운드리) 등으로 전문화가 이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상황이 바뀌었다.

반도체 설계 IP(지식재산권) 전문 업체 ARM이 부상하며 ARM 아키텍처 기반으로 애플 같은 회사들이 자체 칩을 제작하기 시작했고, TSMC와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역량을 고도화해 인텔의 생산능력을 앞질렀다.

파운드리는 미세 공정 기술력이 중요한데 TSMC와 삼성전자는 최첨단 미세 공정으로 불리는 5나노미터(nm·10억분의 1m) 공정을 넘어 3나노미터 공정으로 나아가고 있다. 인텔은 현재 10나노미터 공정으로 제품을 제조하면서 7나노미터 공정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 일각에서 "인텔이 자체 제조를 포기하고 팹리스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 이유다.

이날 인텔의 발표는 이런 반도체 업계 지형, 고정관념을 깨는 내용이었다. 팻 겔싱어 CEO는 “인텔은 소프트웨어(설계)부터 대규모 제조까지 모든 프로세스를 갖춘 유일한 회사”라며 “IDM 2.0은 인텔만 제공할 수 있는 전략, 성공 공식이다. 현재 7나노 공정 준비가 잘 진행되고 있고, 계속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인텔 IDM 2.0 전략 (출처 : 인텔)

2분기 7나노 공정 CPU 제작... 공장 설립에 200억달러 투자

인텔은 구체적으로 EUV(극자외선) 기술 활용을 높여 공정 개선을 이뤘다고 밝혔다. EUV는 TSMC, 삼성전자 등 다른 파운드리 업체들이 도입한 차세대 노광(Exposure) 공정이다. 반도체를 생살할 때 웨이퍼(반도체 원재료)를 빛에 노출해 회로를 그리는데, EUV 방식을 활용하면 ‘선폭(線幅, 회로의 폭)’을 더 미세하게 그릴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파운드리 공정은 반도체 성능을 높이고 같은 크기의 웨이퍼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하기 위해 선폭을 좁히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인텔은 올해 2분기에 처음으로 7nm 공정으로 CPU(코드명: Meteor Lake) 제조에 들어가고, 최근 폭증하고 있는 반도체 수요에 맞춰 파운드리 서비스를 재개한다는 목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는 최근 반도체 산업이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고 판단, 미국 내에 생산 기반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출처 : sutterstock )

파운드리 사업은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ntel Foundry Services)’라는 이름의 독립 사업 부문으로 운영하며 현재 인텔 선임 부사장인 랜디어 타쿠르(Randhir Thakur)가 맡는다. 이를 위해 인텔은 애리조나 공장 설립에 약 200억달러(약 22조61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공장 설립으로 3000개 이상의 건설(단기), 1만5000개의 고임금(장기)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게 인텔 측 설명이다.

인텔은 또 차세대 로직(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패키징(가공) 등의 분야에서 IBM과 협력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개발자 컨퍼런스 성격의 행사 시리즈인 ‘인텔온(Intel On)’도 선보였다. 오는 10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인텔 이노베이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겔싱어 CEO는 “과거의 인텔이 돌아왔다. IDM 2.0 전략을 CPU 등 인텔 제품과 파운드리 서비스로 연결하겠다. 전 세계적 수요에 부응하겠다”며 “인텔 최고의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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