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미국도 당일배송 열리나 ②쉬인+포에버21 지각변동? ③’은근히 공격’하는 메일
[테크 브리핑]
① 유통 테크 트렌드 : 물류 허브는 작게, 배송은 드론으로
② 비즈니스 트렌드 : 올드보이와 뉴비의 만남…'쉬인-포에버21' 패스트패션 연합
③ 오피스 트렌드 : 회사서 '은근히 공격하는' 의사소통 늘었다
더 작게 더 높이…유통가 배송 혁신 전쟁
미국 대형 유통∙전자상거래 기업들이 기존 물류 방정식을 바꾸고 있습니다. 창고 크기를 줄이고, 그 대신 더 많이 배치하는 거죠.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장소로 배송하는 ‘라스트마일’ 배송이 부상하면서 재고를 덜 보유하고 배송비를 줄이기 위한 시도입니다.
2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형 마트 타겟(Target)은 현재 운영 중인 10개 분류센터 외에 5곳을 더 추가할 계획입니다. 회사는 2026년 말까지 익일배송 확대를 위해 1억달러를 투입했죠. 미국 전역에 있는 2000개 매장을 유통허브로 활용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오프라인 매장보다 이커머스 확대에 더 집중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미국은 배송 범위가 넓어서 '당일배송'은 LA, 뉴욕 등 일부 대도시의 특정지역을 제외하고는 불가능한 미션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유통 인프라 확장으로 한국처럼 전국이 '당일배송' 시대를 앞당기고 있는 것입니다.
아마존과 월마트도 비슷한 전략입니다. 아마존은 최근 8개 지역에 주요 거점(distribution regions)을 만들었습니다. 지역 간 이동 없이 주요 거점 안에서 담당 지역 내 주문상품을 배송한다는 계획이죠. 물류 컨설턴트 MWPVL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아마존은 지난 2년 동안 창고를 2배로 늘려 미국 전역에 1000개 이상의 창고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즉시배송 상품을 포장하고 사람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을 보관하기 위한 당일센터도 확대했죠.
월마트도 창고 숫자를 늘리고 자동화에 나섰습니다. 여기에 더해 자사 매장을 통해 디지털 주문의 절반 이상을 처리해 비용을 절감하고 배송 속도를 높였죠. 그래서 최근 분기 재고를 8%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 하늘로 번진 속도 경쟁
유통가들의 물류 전쟁은 육지에서 상공으로 이어집니다. 더 빠른 배송을 위한 전쟁에서 드론이 배송 기사로 부상한 것입니다. 24일(현지시각) 월마트는 보도자료를 내어 텍사스주 댈러스 지역 매장 2곳에서 드론 배송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드론은 알파벳이 만든 윙(Wing) 드론을 이용합니다. 드론은 향후 수 주안에 텍사스주 프리스코 소재 월마트 슈퍼센터에서 배송을 시작, 올해 말 두 번째 매장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회사는 두 매장에서 약 6만 가구를 대상으로 드론배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서비스는 수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6시 30분 사이, 30분 이내 배송을 목표하고 있죠. 사용자는 윙 앱을 다운로드해 가능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앱을 통한 배송은 처음에는 무료지만 차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드론은 시속 65마일(시속 105km)로 이동, 밧줄을 사용해 상품을 전달합니다.
알파벳은 드론이 계란판 같은 민감한 품목도 처리할 수 있으며 집 밖의 정확한 위치에 보관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다만 위치를 공유할 수 없는 근처 드론과 충돌할 위험은 여전합니다. 이에 섀넌 나시 알파벳 최고재무책임자는 별도 보도자료에서 운영자가 원격으로 시스템을 감독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 연방항공국(FAA)은 최근 인간 운영자의 시야를 넘은 드론 비행을 승인했습니다.
‘쉬인+포에버21’ 패스트패션 연합, 지각변동 일으킬까
‘초저가+트렌디’를 내세운 패스트패션 브랜드가 연합했습니다. 떠오르는 브랜드 중국의 쉬인(Shein)과 한 때 미국 패스트패션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포에버21(Forever 21)이 그 주인공입니다. 경쟁사지만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 플랫폼을 공유하기로 한 거죠.
24일(현지시각) 쉬인은 SPARC그룹과 지분 인수를 포함한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밝혔습니다. SPARC그룹은 포에버21 소유주 어텐틱브랜즈(Authentic Brands, 티커명: AUTH.N)와 쇼핑몰 운영사 사이먼프로퍼티(Simon Property, 티커명: SPG.N)의 합작투자사입니다. 쉬인은 SPARC 그룹의 약 3분의 1에 상당하는 지분을 취득했고 SPARC는 쉬인의 소액 주주가 됐습니다. 거래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번 거래로 쉬인은 오프라인 사업을 테스트할 예정입니다. 쉬인은 그간 매장 없이 온라인 판매 전략을 펼쳐왔습니다. 포에버21은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 일본 등에 걸쳐 540곳 이상의 매장이 있죠. 쉬인으로선 미주 고객과 오프라인 매장의 가능성을 테스트할 기회입니다. 포에버21는 1억5000만명 이용자가 있는 쉬인의 플랫폼에 입점해 정체된 판매량을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 쉬인, 이제 옷만 팔지 않는다
쉬인은 포에버21과의 협업으로 ‘숍인숍(매장 내 매장)’ 등 형태로 오프라인 매장의 가능성을 테스트하고 실제 매장에서 반품 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게 됐습니다. 회사는 현재 단일 주문에서 두 개 이상의 상품을 반품하는 경우 환불 금액에서 7.99달러의 배송비를 차감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로이터통신에 미국이나 다른 지역에 실제 매장을 출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프라인에선 미국 및 기타 지역의 팝업 스토어만으로 자사 브랜드를 지속해 마케팅하고 있습니다.
쉬인(Shein)은 올해 기업공개(IPO)를 목표했지만, 난관에 봉착해 있습니다. 지난 5월 미국 국회의원 24명은 쉬인이 신장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을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될 때까지 IPO 진행을 중단해 달라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했죠.
6월 의회는 쉬인과 또 다른 중국 패션 소매업체인 테무(Temu)를 비판하는 보고서를 냈습니다. 경쟁사 테무는 7월 쉬인이 테무의 사업을 방해함으로써 미국 독점금지법을 위반했다고 고소했습니다.
이에 쉬인은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플랫폼에서 제3자 판매자, 글로벌 브랜드의 상품을 추가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포에버21과의 협력도 이 일환이죠. 지난 6월 신발 브랜드 스케처스(Skechers), 육아용품 브랜드 란시노(Lansinoh)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플랫폼에 상품을 들였습니다. 이밖에 가전제품, 스마트홈, 홈DIY 등 의류를 넘어 다양한 상품군으로 확대 중입니다.
‘은근히 공격(passive-aggressive)’ 소통 늘었다
‘은근히 공격적(passive-aggressive)’인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직장 내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언어 학습 플랫폼 프리플리(Preply)가 미국인 10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약 83%의 근로자가 직장에서 은근히 공격적인 이메일이나 메시지를 받았다고 답했습니다. 이중 절반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이 같은 방식이 급증했다고 밝혔죠.
이 메시지를 받은 80%가 발신자에게 정면으로 대응하지 않는다고 응답했고, 2명 중 1명은 이러한 메시지를 받으면 비슷한 어조로 대답한다고 응답했죠. 응답자의 44%는 본인이 은근히 공격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고백했습니다.
은근히 공격적인 행위로 지나치게 형식적이고 정중한 언어, 불필요한 미리 알림, 사소한 문제로 해당 업무 담당자에게 메일을 보낼 때 관리자를 참조하는 이메일 등이 꼽힙니다. 가장 대표적인 문구로는 ‘제가 보낸 최근 이메일 내용과 같이(per my last email)’, ‘제가 틀린 게 있다면 알려주세요(correct me if I’m wrong)’, ‘제가 앞에서 말했듯이(As previously mentioned)’ 등이 꼽혔습니다. 자신의 이메일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시킨다는 이유입니다.
👉 생산성에 영향...세대별∙분야별 차이도
이러한 의사소통 패턴에는 대가가 따릅니다. 직장 관계를 넘어 생산성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죠. 응답자의 23%는 다른 사람의 수동적 공격성이 직장을 그만두기로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합니다. 66%는 이 같은 의사소통 방식이 직장에서의 성과를 방해할 만큼 강력한 불안 수준을 유발한다고 지적했죠.
수동적-공격적 이메일로 인한 불안은 세대 간 차이가 있습니다. Z세대가 69%로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으며 밀레니얼세대(65%)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습니다. X세대부터는 55%로 현저하게 감소한 반면 베이비붐 세대는 44%로 가장 적었죠. 이 원인으로 프리플리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다른 사람의 말에 덜 민감해진 것일 수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같은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광고∙미디어, 정부∙공공 분야에서 두드러집니다. 광고∙미디어 분야에서는 63%가 은근히 공격적인 메시지를 보냈다고 답했고, 공공 분야에서는 61%, 금융계에서는 56%의 사람들이 그렇다고 응답했습니다. 반면 세일즈∙서비스는 32%만이, 비즈니스∙매니지먼트는 29%만이 그렇다고 대답했습니다.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 분야도 49%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