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 부스 화웨이, 왜 MWC에 집중하는가?
[MWC2023] 사상 최대 부스 차리며 유럽 공략
●미중 무역 갈등 속 유럽 시장에 집중하며 '협력' 강조
●VIP만 들어가는 내부 부스에서 고객과 네트워킹
●건재함 과시하며 글로벌 소통 창구로 활용
스페인 바르셀로나 MWC2023 전시장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중국'을 만난다. 1관에 위치한 화웨이는 올해 나온 기업 부스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그동안 미국 테크 기업과 비즈니스 리더들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중국 기술 생태계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다. MWC2023은 중국 기업의 혁신을 그대로 볼 수 있는 자리다.
최근 스파이 풍선 사건과 지속된 사이버 보안 논란 속에서도 화웨이는 여전히 건재함을 드러냈다.
화웨이를 비롯해 이번 MWC에 참여한 150여개 중국 기업은 과거와 달리 기술은 물론이고 마케팅 메시지도 세련되게 업그레이드했다. 중국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으면 구분이 안 될 정도다. 과거 삼성전자, LG전자 브랜딩이나 마케팅 메시지를 카피하던 것에서 벗어났다.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로 가려졌던 중국 기업의 빠른 성장이 한국 기업을 위협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기술이 상향 평준화된 것은 물론이고 XR 단말기 분야는 더 앞서간다. 통신장비와 클라우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분야 성장도 빠르다.
화웨이, 9000제곱미터 규모 최대 부스
화웨이는 MWC의 첫 인상이다. 화웨이는 9000제곱미터 규모 전시관을 만들었다. 가장 큰 규모 부스다. 삼성전자 부스보다 5배 이상 크다. 코로나와 미중 무역갈등에도 거대한 전시장을 꾸려 건재함을 자랑했다.
화웨이는 통신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컨슈머 등 3가지 주요 사업부문의 최신 제품과 솔루션을 전시했다. 미중 갈등으로 고립 위기에 놓인 화웨이는 '협력'을 키워드로 내세웠다. 미국의 화웨이 고립 정책을 정면으로 돌파하며 다른 기업과 협력에 힘을 실었다.
리펑 화웨이 캐리어 비즈니스 그룹 사장은 지난 27일 MWC2023 기조연설에서 "초광대역, 친환경 및 지능형 세상을 향해 더 빠르게 나아가기 위해서는 업계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화웨이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230여 개의 5G 네트워크가 상용화 돼 10억명의 누적 가입자와 관련 디바이스를 지원하고 있다. 화웨이는 이통사가 앞으로 네트워크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한층 개방적인 '커넥티비티+'를 추진하자고 말한다.
화웨이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도하는 글로벌 이동통신사 API 연합 '카마라(CAMARA)'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화웨이는 모든 산업이 지능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한층 진화된 5.5G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펑 사장은 "미래 지능형 세상은 물리적 세상과 통합되고, 맞춤형 엔터테인먼트·업무·산업용 생산을 포함한 모든 것이 지능적으로 연결된다"며 "네트워크가 유비쿼터스 Gbps에서 유비쿼터스 10Gbps로 진화하고, 연결성과 센싱이 통합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5G에서 5.5G로 진화는 증가하는 요구 사항을 충족시키는 데 핵심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VIP만 들어가는 내부 부스에는 무엇이?
MWC에서 화웨이 부스는 일반 관람 영역과 예약자만 들어가는 영역이 구분된다.
화웨이는 내부 부스에 글로벌 통신사, 업계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 등을 초대했다. 내부 부스에 네트워킹 장비 등이 전시됐다. 처음 소개한 메시지는 협력을 통해 지능형 세상으로 진보에 기여하는 ‘가이드(GUIDE)’ 비즈니스 청사진이다.
가이드는 화웨이가 향후 네트워크 발전과 디지털화의 기회 포착을 위해 2021년 발표한 비즈니스 청사진이다. △언제 어디서나 가능한 기가비트 서비스(Gigabit everywhere) △초자동화(Ultra-automation) △지능형 멀티 클라우드 연결(Intelligent multi-cloud connection) △차별화된 경험(Differentiated Experience) △환경과의 조화(Environmental Harmony) 등 5가지 핵심 부문으로 구성된다.
글로벌 통신사, 업계 전문가, 오피니언 리더와 함께 신성장 기회, 성공적 5G 비즈니스, 5.5G, 친환경 개발, 디지털 전환 등을 함께 논의하자는 의미다.
화웨이는 AI가 이통사에 새로운 이점과 기회를 제공하지만 높은 대역폭과 향상된 컴퓨팅 파워를 사용하는데 주목한다. 네트워크 에너지 소비를 늘리기 때문에 그린 ICT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화웨이는 △에너지 효율 △재생에너지 △사용자 경험 등 세 가지 영역에서 친환경 솔루션을 반복적으로 업데이트해 ‘그린 1-2-3(Green 1-2-3) 솔루션’을 출시했다.
화웨이 그린 1-2-3 솔루션에서 ‘1’은 친환경 네트워크 구축 지표, ‘2’는 높은 에너지 효율과 초저에너지 소비라는 두 가지 시나리오, ‘3’은 사이트·네트워크·운영을 포괄하는 체계적인 3계층 솔루션을 의미한다.
화웨이, 우리는 살아있다
화웨이는 그동안 주로 모바일 장치를 연결하는 기지국과 안테나 등 네트워킹 장비 기업 이미지가 강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네트워킹 장비를 넘어 ICT 인프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모두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화웨이는 지난 3년간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글로벌 행사 참여가 어려웠다. 이번은 오랜만에 글로벌 고객과 미디어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였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 최대 부스를 열고 통신 및 하이테크 산업에서 여전히 핵심 기업이라는 점을 각인시키려 노력했다.
미국 제재에도 화웨이는 사라지지 않았고 분쟁은 계속된다. 미국은 1월 화웨이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확대했다. 화웨이는 미국 외 기타 시장에서 여전히 네트워크 장비 제조사 1위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