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로봇 산업, 한국도 폭발적 성장 중…STK 2025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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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림 2025.06.12 21:54 PDT
AI 로봇 산업, 한국도 폭발적 성장 중…STK 2025 가보니
마음AI의 전시 안내 로봇 이로이(iroi) (출처 : 더밀크)

[STK 2025 현장 스케치]
STK 2025 개막…기술 융합이 이끄는 미래 산업의 흐름 읽는다
감정을 이해하는 AI, 사람과 소통하는 기술로 진화하다
고속 작업부터 정밀 조립까지… 제조 현장을 바꾸는 로봇 자동화의 현재

스마트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테크 전시회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TK 2025)'가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 B, C, D홀에서 열렸다.

올해로 14회를 맞은 STK는 2011년 첫 개최 이래 클라우드, IoT, AI, 로보틱스 등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를 반영하며 '스마트 라이프 실현'이라는 비전을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올해 박람회는 AI·빅데이터, 디지털 유통·물류, 로보틱스, 보안 기술, 글로벌 공급망, 양자(퀀텀) 기술까지 총 6대 핵심 트렌드를 중심으로 구성돼, 기술과 산업의 경계를 넘는 융합 전시의 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Connect the Future(미래를 연결하라)'라는 슬로건 아래 글로벌 기술기업, 국내 스타트업, 공공기관 등 400여 개사가 1500개 부스를 마련했다. 이외에도 AI 로봇 바둑 챌린지, 퀀텀 파빌리온, 체험형 로봇 데모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관람객의 관심을 끌었다.

'스마트테크 코리아 2025(STK 2025)'가 6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 코엑스 B, C, D홀에서 열린다. (출처 : 더밀크)

AI가 바꾸는 유통 생태계…정부, 하반기 전략 로드맵 가동

지난 6월 11일 'STK 2025' 개막식에는 박덕열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 송유경 한국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개막식 첫 순서로 연단에 오른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 회장은, 13년째 이어진 유통산업주간의 의미를 되짚으며 "올해는 AI를 주제로 한 만큼, 산업 전반의 기술 혁신과 구조 전환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와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 그리고 소비 구조의 빠른 변화 속에서 유통업계도 소비자 중심의 기술 혁신이 절실하다"며 "AI는 단순한 효율화 도구가 아니라, 소비자의 체온을 예측하고 수요를 유도하는 핵심 전략 자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특히 "디지털 기술을 통해 중소 유통업체도 경쟁력을 높일 수 있어야 하며, 기술 불균형이 새로운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산업 전체의 연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뒤이어 마이크를 잡은 박덕열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은, 정부의 유통산업 디지털 전환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박 정책관은 "유통산업은 GDP의 약 8%를 차지하는 민생 경제의 핵심 인프라이며, AI 전환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정부는 민간의 기술 혁신을 지원하고, 산업 구조 전환을 체계적으로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정책관은 "유통산업의 AI 활용률 제고와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유통 AI 얼라이언스를 출범하고, AI 기반 도매물류센터 전환 및 혁신 펀드 조성을 추진 중"이라며 "2025년 중으로 제1차 유통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해 정책 로드맵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추진 중인 3대 정책 축으로 유통 AI 대표 프로젝트 확산, AI 스타트업과의 생태계 연계 및 혁신펀드 조성, 상품 정보·거래 데이터의 디지털화 및 공유 플랫폼 구축 등을 소개했다. 특히 "조만간 '제1차 유통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AI 활용 가이드라인부터 중소 유통 디지털 역량 강화까지 포함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정책관은 "기술이 혁신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문제를 해결하고, 생태계를 연결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술은 산업의 '힘'이 된다."고 강조했다.

6월 11일 'STK 2025'가 막이 올랐다. 개막식에는 박덕열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 이충환 전국상인연합회장, 송유경 한국 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출처 : 더밀크)

유통은 더 이상 '상품을 파는 업'이 아니다…데이터를 팔아야 살아남는다

기조강연에서는 박성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AI 디지털 전환 시대의 유통 혁신'이라는 주제로 글로벌 트렌드와 실증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유통산업의 본질은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광고·데이터 수익 기반 '비욘드 트레이딩(Beyond Trading)' 모델이 유통업의 중심으로 부상 중"이라고 짚었다.

그는 쿠팡과 아마존의 리테일 미디어 사례를 통해 "과거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광고는 높은 타깃 효율과 수익성을 만들어낸다"며, "유통업체들이 보유한 1st party 데이터는 검색·추천·콘텐츠·CRM 등 전 영역에 걸쳐 핵심 자산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이미 전체 거래액(GMV)의 약 9%를 광고 수익으로 전환하며, 이익 대부분이 AWS와 광고 부문에서 창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내 AI 도입 효과에 대한 다양한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박 교수는 "사무직·CS 부문에서 AI는 업무 효율뿐 아니라 직원 만족도, 이직률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준다"며, "특히 기존 업무 역량이 낮았던 직원들에게서 AI 활용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고성과자에게는 AI가 반드시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지적하며, "각 조직은 AI 도입 시 균형 잡힌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 측면에서는 AI가 구매 여정의 초기 단계, 즉 '문제 인식'과 '탐색' 과정에서 강력한 도구로 작용하고 있음이 실증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박 교수는 7000여명의 국내 디지털 패널 데이터를 활용해 챗GPT 도입 전후의 검색 행동 변화를 분석한 결과, "챗GPT 사용자는 오히려 검색엔진 활용 빈도와 검색 키워드의 구체성, 온라인 쇼핑몰 체류 시간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AI는 검색을 대체하지 않는다, 오히려 강화한다

박 교수는 "소비자는 스마트해졌고, AI와 검색엔진을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기업들은 SEO 전략을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생성형 AI 기반 마케팅 조사, STP 전략에 활용되는 컨조인트 분석·지각도 분석에 AI를 적용한 사례도 소개하며, "미래 마케팅에서 소비자를 모으는 대신 AI에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연의 마지막에서는 유통 혁신의 본질적 가치에 대해 다뤘다. 박 교수는 2020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된 배달 수수료 상한제의 역설적 사례를 들며 "규제가 플랫폼 혁신을 억제하면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간 플랫폼이 제공하는 맞춤 추천·큐레이션 등 고도화된 서비스는 단순 인프라가 아닌 소비자 경험 자체를 변화시키는 가치"라며, "유통기업은 더 이상 제품이 아닌 '문제 해결 경험'을 판매하는 존재로 전환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박성호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출처 : 더밀크)

산업 현장의 AI 전환, 기술이 일상을 다시 설계하다

AI가 사람처럼 판단하고 움직이는 시대. 단순한 자동화 단계를 넘어, 물리적 공간에서 '임무를 이해하고 수행하는 AI 로봇'들이 등장하고 있다.

마음AI는 '피지컬 AI 엣지 솔루션(Physical AI Edge Solution)'을 기반으로 한 로봇 제품군을 대거 공개하며 AI의 물리적 확장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전시 안내 로봇 이로이(iroi)는 단순한 음성 응답형 로봇이 아니다. 자율주행 기술과 3D·2D LiDAR, 초음파 센서, 카메라 AI를 활용해 실내 공간을 스스로 인식하고 이동하며, 전시작품에 대한 설명부터 관람객과의 실시간 대화, 보안 경비 업무까지 수행할 수 있다. 

특히 얼굴 디스플레이와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를 통해 '로봇과의 상호작용'을 강화했고, UVA·UVC 자외선 살균 기능도 탑재되어 다중 이용 공간에 적합한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마음AI의 핵심 기술은 로봇에 탑재된 지능형 에이전트가 단순 명령 수행을 넘어서 현장의 상황을 스스로 이해하고 실시간 판단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는 점이다.  

마음AI의 4족 보행 경비 로봇 '소라'

이번 전시에서 눈길을 끈 또 다른 로봇은 4족 보행 경비 로봇 '소라(SORA)'다. 군, 공항,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자율 순찰, 이상 감지, 경보 전송, 보고까지 수행하는 차세대 로봇이다.

SUDA 기반의 멀티모달 AI가 영상·소리·이상징후를 종합적으로 분석하며, LTE/5G 통신 기반으로 실시간 관제와 연동된다. 특히 밤 시간대 외곽 지역이나 재난 대응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할 수 있어, 무인 경계 시스템의 대표적 사례로 소개됐다.

마음AI는 농업용 AI 살포 로봇도 함께 공개했다. GINT와 협업해 개발 중인 이 장비는 과수원, 대규모 농지에서 자율 주행과 전자식 살포를 구현하며, 인간의 물리적 개입 없이 작물 보호 작업을 수행한다. 2025년 2~3분기 한국 및 일본 시장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미 동남아 지역에서 6만 헥타르 규모의 실증 프로젝트를 확보한 상태다.

이스트소프트는 실사형 AI 휴먼과 AI 챗봇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관람객은 텍스트를 입력하거나 음성 파일을 업로드하는 것만으로도, 모션과 표정을 구현하는 AI 휴먼이 생생하게 말을 이어가는 모습을 경험할 수 있었다.

'AI 스튜디오'와 'AI 라이브챗' 등 B2B 기반의 콘텐츠 제작 솔루션도 함께 소개되며, 기업용 콘텐츠 자동화 시장에서 이스트소프트의 기술 우위를 드러냈다.

이스트소프트는 영상 제작 서비스 '페르소닷에이아이(PERSO.ai)'의 라이브챗(Live Chat)을 탑재한 AI 키오스크도 공개했다. 사용자가 AI 키오스크에 질문하면 영상형 AI 휴먼 인터페이스를 통해 실제 사람과 대화하듯 응답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안내솔루션이다.

온디바이스 AI로 구현돼 인터넷 연결없이도 실시간 다국어 상담이 가능하며, 환경에 따라 텍스트와 음성으로 대응할 수 있다. 하드웨어와 AI 소프트웨어가 통합 설계돼 하나의 키오스크로 음성 인식, 자연어 처리, 인터랙티브 응대까지 구현할 수 있는 올인원 플랫폼이다.

이스트소프트는 실사형 AI 휴먼 (출처 : 더밀크)

산업현장 청소도 스마트하게… 세림로보틱스, 자율 청소 로봇 3종 공개

산업·상업 공간의 청소와 유지관리 방식이 로봇을 중심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세림로보틱스는 이번 전시에서 자사의 대표 청소 로봇 3종을 선보이며 자동화 시장 공략에 나섰다.

세림로보틱스는 다목적 청소 로봇 '스위피(Sweepi)', 물청소 전문 로봇 '워시(Washi)', 산업용 진공청소 로봇 '더스티(Dusti)'를 공개했다.

이들 제품은 각각의 공간 환경과 청소 목적에 최적화된 기능을 제공하며, 자율주행·AI인식·IoT 연동 등 고도화된 기술력을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가정용 로봇 청소기와 달리, 세림로보틱스의 제품은 산업 및 대형 상업 공간을 위한 청소 자동화 솔루션에 초점을 맞췄다.

예를 들어, 스위피는 흡입·물걸레질·쓸기·진공까지 가능한 '4 in 1 청소 로봇'으로, 카펫과 타일, 원목 등 다양한 바닥 환경에 대응한다. 또한 충전과 오수 탱크 관리를 스스로 수행하며, 전용 앱으로 상태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워시는 고압 브러시와 정밀 세정 시스템을 통해 오염된 바닥을 강력하게 세척한 뒤, 건조까지 자동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세정제와 물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세정 효율은 높였으며, 공기·고체·액체를 자동으로 분리해 폐기물 처리를 효율화했다.

더스티는 대형 물류창고, 산업 단지, 공공시설을 타깃으로 한 자율 청소 로봇으로, AI 기반 쓰레기 탐지 및 정리 경로 설계 기능을 갖췄다. 최대 10만㎡ 공간까지 커버 가능하며, 엘리베이터 및 게이트 시스템과의 IoT 연동을 통해 완전한 무인 청소 자동화를 실현한다.

세림로보틱스는 제품별로 용도에 맞는 청소 기능을 세분화하고, 기술적 정밀도를 끌어올리며 산업 현장에 최적화된 로봇 플랫폼을 선보였다. 특히 국내외 스마트빌딩, 물류센터, 유통매장 등에서 실증 프로젝트(PoC)를 진행 중이며, 청소 자동화를 넘어 공간 유지관리 솔루션으로의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산업용 진공청소 로봇 '더스티' (출처 : 더밀크)

샤오미는 코엑스 3층 D홀에 마련된 '스마트 데일리 라이프' 특별관에서, '스마트 샤오미 라이프'를 주제로 다양한 체험 기회를 지공하고 있다. '사용자와 친구가 되고, 사용자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겠다는 비전 아래, 사용자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사람 × 자동차 × 집' 스마트 생태계 전략을 통해 삶의 핵심 영역을 하나의 통합된 경험으로 연결했다. 보다 직관적이고 효율적인 스마트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관람객들은 스마트폰·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생활·청소 가전, IoT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시연해볼 수 있었다.

코엑스 3층 D홀에 마련된 특별관인 '스마트 데일리 관' (출처 : 더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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