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도 회사 눈치봐야 하는 시대... 美 밀레니얼 '조용한 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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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4.05.27 21:31 PDT
미국도 회사 눈치봐야 하는 시대... 美 밀레니얼 '조용한 휴가' 뜬다
(출처 :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 권순우 )

[테크브리핑]
① 밀레니얼이 '조용한 휴가' 떠나는 이유
② 미국 TV 네트워크 새 슬로건 "나이는 상관없다" 왜?

밀레니얼이 '조용한 휴가' 떠나는 이유

밀레니얼 세대는 1980년대 초부터 2000년대 초까지 출생한 세대입니다. 대학진학률이 높고, 정보기술(IT)에 능통하다는 특징 이외에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회에 진출했습니다. 고용감소, 일자리 질 저하 등 어려움을 겪은 세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일찍 기성세대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새롭게 등장한 Z세대와 직장 내 업무 방식이나 삶의 가치관 등이 달라 Z세대로부터 '젊은 꼰대'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기업의 허리 라인에서 중추역할을 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휴가를 사용하는 방식도 달랐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조용한 휴가'가 하나의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상사에게 당당하게 휴가를 요청하는 Z세대와는 달리 일종의 편법을 활용해 '워크 라이프 밸런스'를 맞추고 있다는 건데요. 상사의 눈을 피해 쉬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경제 매체 CNBC에 따르면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은 상사에게 알리지 않고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회사의 메시징 플랫폼(슬랙 또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등)에서 일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마우스를 움직이거나, 근무 시간이 아닌 시간에 메시지를 보내도록 예약해 초과 근무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겁니다.

👉 편법 문화 확산 왜? "게으르다는 평가 받을까 우려"

밀레니얼 세대가 조용한 휴가를 떠나는 이유는 압박감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감일을 맞추고 생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걱정 때문에 휴가를 요청하지 않는 건데요. 휴가를 요청하는 것이 게으르게 평가받을까 걱정한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미국 경기가 좋다고는 하지만 해고 대상이 주로 밀레니얼 세대에 맞춰져 있고 AI 기술로 인한 산업 격변으로 인해 일자리 안정성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 리서치회사 해리스 폴 설문에 따르면, 미국 근로자 78%가 주어진 유급 휴가(PTO)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서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설문 조사는 1170명의 미국 근로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습니다.

리비 로드니 해리스 폴의 최고 전략 책임자는 "편법 문화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라고 분석했는데요. 그에 따르면 Z세대는 직장에서 휴가를 요청하는 것에 목소리를 높이는 반면, 밀레니얼 세대는 남들의 눈에 띄지 않게 적절한 워크-라이브 밸런스를 찾고 있습니다. 로드니는 "이는 조용한 퇴사와는 다르다. 조용한 휴가에 가깝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휴가를 사용하는 직원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조용한 휴가'를 선택하고 있는 이유인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몰래 쉬어야겠다고 느끼는 이유는 기업 문화 자체가 PTO 시스템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로드니 책임자는 설명했습니다.

그는 "기업의 C레벨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를 개선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는데요. 휴가를 요청하는 방식에 대해 투명하게 알리고, 상사 스스로가 이런 방식으로 PTO를 사용해야 한다는 겁니다. 또 직원들이 휴가를 사용할 때 회사가 이를 지원하고, 직원들이 일정한 휴가를 사용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것도 '편법 휴가'를 막는 좋은 방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창의적인 PTO 혜택을 제공할 수도 있는데요. 주요 공휴일에 회사 전체가 일주일간 휴업하거나, 새로운 직원이 시작하기 전에 휴가를 갈 수 있도록 하거나, 직원들이 분기마다 일정한 PTO를 사용하도록 의무화하고 연중 시간을 균등하게 분배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직원들의 사고가 자유롭고 당당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도 이렇게 휴가 가는데도 회사에서 눈치를 봐야 한다니 놀랍습니다.

(출처 : Shutterstock)

미국 TV 네트워크의 새 슬로건 "나이는 상관없다"... 이유는?

최근 미국의 주요 텔레비전 방송사들 사이에 변화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나이를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인데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V 네트워크는 노령화된 시청자를 수용하고 있다"며 "이제 젊음을 강조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이 든 청중을 선호한다"라고 전했습니다.

수년간 미디어 기업은 광고주들에게 젊은 시청자들, 특히 18세에서 49세 사이의 시청자들을 타깃으로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광고를 내보냈습니다. 뉴스 광고주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시청자는 25세에서 54세 사이였는데요.

그러나 최근 TV 시청자들이 해당 연령대를 크게 넘어서면서 미디어 기업들의 전략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케이블 채널 TNT와 브라보(Bravo) 시청자의 평균 연령은 56세, HGTV는 66세로 조사됐습니다. 또 한때 젊은 층을 겨냥했던 MTV의 평균 연령조차 51세로 나타났습니다.

케이블 뉴스 시청자의 연령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MSNBC의 평균 연령은 70세, 폭스 뉴스(Fox News)는 69세, CNN은 67세입니다. 방송사 중에서는 CBS의 평균 연령이 64세, ABC는 66세로 조사됐습니다.

👉 65세 이상 성인 가구 순자산 7년 새 7% 증가

레거시 미디어의 오디언스 피봇입니다. TV가 진정 올드 미디어가 되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은 새로운 판매전략을 모색하고 있는데요. TV의 대중 시장 도달 범위에 더 집중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과거와 달리 광고주들에게 나이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대신 해당 광고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 구매자에게 도달하는지 여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광고에만 의존하지 않고 커머스나 구독 상품 등으로 유도하면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것입니다.

CBS와 MTV, 코미디 센트럴 등 케이블 채널을 소유한 파라마운트(Paramount)의 최고 연구 책임자인 콜린 페이히 러쉬는 "나이대와 관계없이 모두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종이 타월을 구매하며, 보험을 들고, 전화 요금제를 구매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TV 광고 지출은 전반적인 감소세입니다. 광고주들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도달하기 위해 아마존, 틱톡, 구글 등 다른 매체로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미디어 기업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TV 시청자들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72세의 게리 터너가 주인공인 '더 골든 배철러(The Golden Bachelor)', CBS가 20년간 인기를 끈 프랜차이즈 신작 'NCIS 시드니(NCIS Sydney)' 그리고 61세의 존 스튜어트(Jon Stewart)가 코미디 센트럴의 '더 데일리 쇼' 진행자로 복귀하는 등 일련의 사례들이 이런 트렌드를 반영합니다. 하워드 쉬멜 데이터 퓨얼 엑스 전략 책임자는 "(미디어 기업들은) 케이블 가입자들과 함께 남아있는 사람들의 인구 통계에 맞는 프로그램을 내놓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광고는 유튜브나 틱톡으로 넘어가고 있기에 기존 TV 광고의 연령대는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레거시 미디어의 오디언스 피봇은 시청자 연령 때문만은 아닙니다. 시니어 계층의 소득과 구매력이 이전 세대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디오 광고 트레이드 기관인 '비디오 광고국(Video Advertising Bureau)'이 조사한 지난해 9월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65세 이상 성인의 가구 순자산 중간값이 2017년에서 2023년 사이에 7% 증가했습니다. 같은 보고서에서는 65세 이상의 성인 중 50%가 경제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때문에 브랜드 제품 구매를 줄이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션 커닝햄 비디오 광고국 CEO는 "65세 노인의 하루가 20년 전과 비교해 극적으로 달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많은 광고주들이 젊은 소비자들을 유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지만, 노년층을 무시하는 것이 실수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가격 인상에 덜 민감하고, 소득이 많기 때문에 시니어 계층이 매출을 더 올려줄 수 있는 잠재 구매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실제로 중요한 것은 광고가 구매 의사가 있는 사람들에게 도달하고 있는지 여부"라며 "광고 산업은 느리게 변화해왔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이제 더 빠르게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출처 : Shutter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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