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니 전기차가 온다... 꼭 필요한 기능만 살려 가격 낮춰
[BPO 테크 브리핑] 전기차 핫 트렌드
① 테슬라는 왜 루미나로부터 라이다 센서를 구입했을까?
② "전기차, 미니멀리즘 르네상스 온다"
③ 포드의 EV 전략 핵심 "작고 저렴하게"
머스크는 왜 그렇게 많은 라이다를 구입했을까?
테슬라의 자율주행 행보가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엔 '라이다(LiDAR)' 제조사인 루미나(Luminar)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더버지에 따르면 루미나는 최근 분기수익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1분기 최대 라이다 고객이었다"라고 밝혔습니다. 전체 회사 매출의 10%를 테슬라가 차지했다는 건데요. 해당 분기 매출 2100만 달러를 기준으로 210만 달러 상당의 매출을 테슬라로부터 거둔 겁니다.
이 사실이 주목을 받은 이유는 그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라이다 기술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기 때문인데요. 심지어 머스크는 라이다를 '목발'이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자율주행 기능을 개발하기 위해 라이다에 의존하는 기업들을 향해 '운이 다했다(Doomed)'라고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습니다.
👉 테슬라 라이다 센서 계속 테스트... 업계선 "로보택시 탑재 가능성도"
테슬라는 오토파일럿과 완전 자율주행(Full Self-Driving)과 같은 고급 운전자 지원 기능을 구동하면서 센서 숫자를 줄여왔습니다. 그간의 기술과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오는 8월 완전자율 주행 기술을 탑재한 로보택시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겠다고 밝히면서 회사의 미래를 걸고 있는데요.
그러면서도 라이다 기술 도입에는 부정적인 입장이었습니다. 앞선 분기 수익 보고서에서도 머스크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추론 컴퓨터와 표준 카메라를 갖춘 우리 솔루션이 자율주행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는데요. “라이다도, 레이더도, 초음파도 없다.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테슬라는 210만달러 상당의 루미나 라디아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사실 테슬라는 그동안 라이다 센서를 계속 테스트해왔습니다. 지난 2021년 루미나가 만든 스포츠 루프탑 라이다 센서를 장착한 테슬라 모델 Y가 플로리다에서 촬영된 바 있습니다. 또 블룸버그도 테슬라가 테스트 및 개발을 위해 루미나와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테슬라가 로보택시 출시를 준비하면서 전체 자율 주행 기능을 검증하기 위해 루미나의 라이다를 사용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테슬라가 구매한 라이다는 숫자는 상당한 규모입니다. 루미나에 따르면, 개별 라이다 센서는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약 1000달러의 비용이 듭니다. 그렇다면 테슬라가 구입한 라이다는 2100개에 달합니다.
더버지는 "테슬라는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자율 주행 테스트 차량을 운영하고 있다"며 "라이다를 장착하게 된다면 사람들이 곧 주목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머스크는 이런 이야기들에 대해 어떻게 반응했을까요. 머스크는 이날 X에 올린 트윗에서 "정보를 확보하는 용도로도 라이다는 더 이상 필요가 없어졌다”고 밝혔습니다. FSD의 학습 용도로 라이다 장비를 써왔으나 앞으로는 필요가 없다는 점을 밝힌 건데요.
더버지는 "확실한 것은 테슬라가 라이다에 대해 입장을 바꾸고 있다는 것"이라며 "머스크는 여전히 라이다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공개적으로는 그 입장이 변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머스크 자신도 라이다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할지 모른다"고 분석했습니다.
"전기차, 미니멀리즘 르네상스 온다"
글로벌 전동화 움직임이 경기둔화와 수요 감소 등으로 주춤한 가운데, 전기차(EV) 업계에 새로운 트렌드가 등장했습니다.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그 것인데요. 완성차 기업들은 디자인이나 구성면에서 단조롭지만 꼭 필요한 요소들만을 갖춘 EV를 내놓고 있습니다. 케이블TV에서 꼭 필요한 방송만을 골라 번들링하는 것을 '스키니 번들'이라고 하듯, 전기차도 꼭 필요한 기능만 넣은 '스키니 EV'가 나오는 것입니다.
실제 뉴욕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올림피안 모터스(Olympian Motors)'는 대시보드에 화면을 없앤 EV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코노믹타임스에 따르면 올림피안은 '모델 01', '모델 84'라는 두 가지 버전의 차를 개발 중인데요. 차 내부에 터치스크린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대신 속도계, 배터리 표시용 숫자 다이얼, 온도 조절 손잡이 등 구식 컨트롤을 사용합니다.
회사 측은 "일반 EV와 비교, 운전석과 조종석 스위치가 80%는 적다"라고 밝혔는데요. 에런 카나슬란 공동창업자는 "소비자 2000명의 설문조사 결과 차량 구매자들은 마력, 가속 속도와 같은 사항에 관심이 없다"라며 "편안함과 단순함 그리고 기술적으로도 진보하면서도 미적으로 아름다움을 갖춘 차였다"라고 언급했습니다.
👉 고급 차 브랜드, 미니멀리즘 트렌드... 터치스크린 대신 실제 버튼 채택
사례는 또 있습니다. 럭셔리 스포츠 카 ‘포르셰’ 역시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이 회사는 마칸 EV의 계기판에 ‘미니멀리스트 모드’를 탑재했습니다. 회사 측은 “차량 내부에서 운전자가 집중하려면 모든 컨트롤을 운전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운전자가 운전에 중요한 요소만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고 카쿱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습니다.
실제 지난 몇 년 동안 완성차 업계는 전기 자동차에 큰 터치 스크린을 장착해 왔지만, ‘화면 피로감’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구형 버튼을 다시 채택하고 있다. J.D. 파워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운전자들은 내장형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savethebuttons이라는 소셜 미디어 캠페인도 등장했습니다. 그린카스탁닷컴은 이런 현상에 대해 “운전자들이 자신의 차량에서 쉽게 접근 가능한 버튼과 조작 장치를 그리워하는 정도를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몇몇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이런 변화에 대응하고 있는데요. 한국 브랜드인 제네시스 전기 GV70은 운전자의 집중을 위해 버튼과 조작장치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안드레 라비노위치 제네시스 제품기획 시니어 매니저는 "버튼이 나와 있지만 여전히 고급 차"라며 "차의 온도를 높이기 위해 스크린을 여러 번 뒤져야 하는 것은 좋은 경험이 아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포드의 EV 전략 핵심 “작고 저렴하게”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EV) 수요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고심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업계는 우울한 1분기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전기차(EV) 부문의 전략을 수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드입니다.
포드는 올 1분기에 EV 부문에서만 13억달러의 손실을 입었습니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인데요. 오토모티브 다이브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존 롤러 포드 CFO의 말을 인용해 “올해 포드는 EV 출시를 연기하고, 대신 하이브리드 제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전략 수정의 배경은 시장에 대한 오판 때문이었습니다. 전동화 열풍을 너무 긍정적으로 해석한 탓인데요. 롤러 CFO에 따르면 더 높은 EV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었던 고객군은 얼리 어답터에 머물렀습니다. 대다수의 초기 EV 고객은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없었다는 겁니다.
👉 포드 저가형 플랫폼 구축 "1년 내 EV부문 수익창출 기대"
포드는 올해 전기차 가격 하락폭을 20% 정도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할인폭은 예상보다 컸습니다. 롤러 CFO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가격을 17% 더 낮춰야 했다"라고 언급했는데요. 마하 E 가격을 17% 인하했을 때 판매량이 141%나 급증했다는 겁니다. 더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만들었을 때 EV 구매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들고 나온 대안이 저가형 플랫폼 구축입니다. 포드는 지난 2월 저가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기 위해 전담 팀을 구성했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요. 짧은 거리를 운전하기 위해 더 작고 저렴한 EV를 찾는 도심 고객들을 겨냥한 EV를 개발하고 있다는 겁니다.
단기적으로 도심 고객들 사이에서 저렴하면서도 작은 사양의 EV 채택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 전략의 배경입니다. 짐 팔리 포드 CEO는 "저가형 플랫폼을 기반으로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개월 이내에 EV 부문에서의 수익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