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로 쌓아올린 中 제국, 어느 정도인가?
중국 투자자들의 '대마불사'에 대한 믿음으로 에버그란데 채권 상승
중국정부는 공격적인 부동산 규제에 적대적인 재벌정책
3000억달러로 추정되는 에버그란데의 부채, 달러 강세 감당할까?
2009년 미국의 금융시스템이 녹아버렸다고 할 정도의 위기를 초래한 서브프라임 사태 당시 월가를 휩쓴 키워드는 대마불사(Too Big to Fail) 였다.
리먼 브라더스가 붕괴되고 AIG(티커: AIG)를 비롯해 시티그룹(C)과 뱅크오브아메리카(BAC) 등 미국의 대표 금융기관들이 함께 무너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 정부는 이들이 금융시장에 미칠 파괴력을 우려해 7000억달러에 달하는 부실자산구제프로그램(TARP)으로 구제에 나섰다.
이들의 규모가 너무 커서 파산하게 둘 수 없었던 미국 정부의 고육지책이었던 셈이다. 실제로 AIG만해도 당시 28조 5000억달러에 달하던 신용디폴트스왑(CDS) 시장에서 상당히 큰 부분을 차지할 만큼 영향력이 막강했다.
그리고 최근 부실채권 시장에서 계속 경고 시그널을 보내고 있는 중국에서 이와 같은 일들이 나타나고 있다. 이른바 '대마불사'로 연명하는 중국 공룡기업들의 이야기다.
중국의 대표적인 부실기업인 화롱자산운용(China Huarong Asset Management Co Ltd)의 채권은 19일(현지시각) 중국 정부의 구제 계획을 발표한 후 급등했다. 중국의 4대 부실채권 운용사 중 하나로 인식되는 화롱자산운용의 최대 주주는 중국 재무부로 이른바 공기업이다.
화롱자산운용은 2020년 수익 제출 마감일인 3월 31일을 놓치면서 채무 불이행 가능성이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당시 달러로 표시된 중국 채권시장의 붕괴를 촉발했고 중국 정부는 라이샤오민 전 회장을 '뇌물' 혐의로 사형을 집행했다. 그것도 사형 선고 후, 단 25일만에 집행을 할 정도로 중국 정부의 분노는 컸다.
화롱의 재무상태가 이렇게 심각함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의 구제 계획이 발표되자마자 화롱의 채권가격은 무려 30%가 폭등했다. 투자자들이 중국 정부의 화롱에 대한 '대마불사'의지를 읽은 것이다.
이 때문일까? 중국 최대의 부동산 기업이자 가장 부채가 많은 부실채권 기업의 대명사로 인식되는 에버그란데(헝다그룹)의 채권 역시 무려 20%가 폭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