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머스크-오픈AI 갈등 터졌다 ②논쟁 수용하는 라마 ③AI 덕에 생명공학 부활
[테크브리핑]
① 갈등 불씨 터졌다. 일론 머스크, 오픈AI∙샘 알트만 고소
② 메타의 다른 길…”AI, 논쟁적 질문도 답변해야”
③ 젠슨 황 말하는 대로? 생명공학 부활 조짐
머스크, 오픈AI∙알트만 고소 '비영리 설립목적 위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오픈AI와 샘 알트만 CEO를 고소했습니다. 인류의 이익을 위해 인공지능(AI)을 개발한다는 오픈AI의 사명을 포기하고 돈을 버는 데 집중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1일(현지시각) 로이터, 블룸버그 등은 일론 머스크 CEO가 지난 29일 오픈AI와 샘 알트만 CEO를 상대로 회사 설립목적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샌프란시스코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오픈AI가 웹사이트에서는 '모든 인류에게 이익이 되도록' 하는 것이 헌장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오픈AI는 사실상 세계 최대 기술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비공개 자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죠.
머스크는 지난해 11월 알트만 CEO가 이사회에서 축출된 후 복귀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멤버가 교체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소장에서 "알트만, 그렉 브록먼, MS가 협력해 인류의 이익을 위한 기술 개발이라는 원래 사명을 이행하는 이사회 대다수를 축출하고, 기술 전문성이나 AI 거버넌스에 대한 실질적인 배경이 부족한 새 이사회를 직접 선택했다”면서 “새 이사회는 AI 윤리와 거버넌스보다 영리 기업이나 정치 분야에 더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알트만의 추종자”라고 주장했습니다.
👉 기나긴 두 사람의 갈등…월드코인-오픈AI 상관성↑
이 둘의 갈등은 처음이 아닙니다. 머스크 CEO는 2015년 오픈AI를 공동 창업했지만, 알트만 CEO의 영리 추구 과정에서 충돌을 일으킨 이후 2018년 이사회에서 물러난 바 있습니다. 머스크가 떠난 후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받아 생성AI 챗봇 챗GPT를 개발했죠.
이번 고소는 이 두 명의 해묵은 갈등이 터진 사건으로 보입니다. 블룸버그는 "이번 사건은 세간의 이목을 끄는 가장 중요한 충돌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최근 대규모 자금 모집과 국내외 불공정 조사를 앞둔 알트만과 MS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라고 평했습니다.
오픈AI와 머스크,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머스크 CEO는 소장에서 “오픈AI는 광범위한 인류의 이익을 위해 AGI를 개발한다는 비영리 사명을 포기함으로써 막대한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되는 대규모 영리 기업의 손에 떨어지게 됐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해당 소식이 전해진 후 월드코인(WLD) 가격은 5%가량 급락했습니다. 월드코인은 샘 알트만이 공동창업하고,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암호화폐 프로젝트입니다. 오픈AI나 샘 알트만 CEO의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WLD가격이 변동하며 오픈AI에 대한 프록시베팅(대리투자) 자산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메타의 다른 길…”AI, 논쟁적 질문도 답변해야”
생성 AI는 가짜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말하거나(환각), 기존 인간의 편견, 차별, 혐오 등을 답습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때문에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 등 생성AI 기업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앞다퉈 안전장치(가드레일)를 마련하고 있죠.
이때 메타가 생성AI 챗봇 답변 방식에서 다른 길을 선언해 눈길을 끕니다.
28일(현지시각) 더인포메이션 보도에 따르면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과 같은 논란의 여지가 있는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는 7월 이 같은 방향으로 훈련된 대형언어모델(LLM) 라마(Llama)3를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기존 라마2가 “너무 안전지향적”이라는 피드백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폭탄을 만드는 방법, 사람을 죽이는 방법 등과 같은 질문에 대해서는 이런 안전한 응답이 의미가 있습니다. 그러나 챗봇은 직원이 “사무실에 어떻게 출근할 수 있는지”와 같이 논란의 여지가 적은 질문에도 답변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안정적 서비스와 '재미와 의미'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요?
👉 생성AI 챗봇, 문제는 균형이다
메타는 까다로운 질문을 피하는 게 아닌, 맥락을 제공하면서 더 많은 참여를 유도하는 방향으로 라마3를 훈련 중입니다. 챗봇을 안전지향적이고 보수적으로 훈련하고 있는 구글과 상반됩니다.
구글의 생성AI 챗봇 제미나이는 최근 미국 건국의 아버지를 생성해달라는 요청에 흑인 이미지를 제시하는 등 지나치게 다양성을 강조한 결과 부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논란이 됐습니다. 사티아 나델라 CEO가 나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24시간 일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죠.
라마3가 텍스트를 비롯해 이미지 등까지 이해하는 다중 모드로 개발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아직 해당 모델에는 미세조정(파인튜닝)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세 조정은 개발자가 기존 모델에 추가 데이터를 입력해 새로운 정보나 작업을 학습시키는 과정입니다.
라마3 가장 큰 매개변수 버전은 1400억개 이상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라마2 최대 모델인 700억개보다 늘어났습니다. 매개변수가 커지면 프로그램이 구동하는데 더 많은 컴퓨팅 자원이 드는 대신 기능은 향상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메타는 모델의 반응을 섬세하게 만들기 위해 답변의 톤과 안전교육을 감독할 인물을 향후 수 주 안에 영입할 계획입니다.
젠슨 황 '말하는 대로' 생명공학 다시 뜨나?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다시 태어나면 AI보다 생명학을 공부할 것”이라고 조언했죠. 그의 말이 사실이 되는 걸까요? 투자 시장에서 생명공학 분야가 부활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올해 두 달 만에 생명공학 기업 6곳이 상장했습니다. 2022년과 2023년 모두 상장된 기업이 20곳 미만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증가한 수치죠. 피치북 기준 2021년 88개사, 2020년에는 66개사가 상장했지만, 2022년 17개사, 2023년에는 18개사로 대폭 쪼그라들은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올해 상황이 변하고 있습니다. 제프리스에 따르면 올해 2월 중순까지 생명공학 분야 기업들은 후속 자금조달로 60억달러 이상을 유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는 2021년 2분기 이후 역대 최대 분기 실적입니다.
피치북 데이터도 생명공학에 벤처캐피털(VC) 자금 32억달러가 흘러 들어갔다고 밝혔습니다. 전년 동기 약 30억달러에 비해 증가한 수치입니다. 조던 사스(Jordan Saxe) 나스닥 헬스케어 상장 책임자는 28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건강한 시장이 돌아왔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 검증된 후기 단계 치료제가 주목
최근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스타트업은 약물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들입니다. 인체테스트 등을 거친 후기 단계의, 연구 결과가 비교적 빨리 나오는 기업들이 예입니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신약 개발사를 선호하던 이전과 차별점입니다.
2024년에 상장된 최초의 생명공학 기업 CG 온콜로지(티커명: CGON)는 기업공개(IPO) 직후 4억달러를 모집했습니다. 최종 임상 시험 단계에 있는 폐암 치료제를 보유한 생명공학 기업 어라이번트바이오파마(티커명: AVBP)는 상장 후 순수익 약 1억 8000만달러를 끌어들였죠. 암, 체중감량, 통증치료 등 전통적으로 생명공학 연구에서 인기 있는 분야의 기업도 여전히 수요가 있습니다. 바이오에이지랩스, 엘리릴리 등이 대표적입니다.
지난해 말부터 투자자들이 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상황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크리스티안 바든 MPM바이오임팩트 공동관리파트너는 “지금 작년을 넘어설 수 있는 합리적인 속도에 있다”고 평했습니다. 마이클 이(Michael Yee) 제프리스 생명공학 애널리스트는 생명공학으로 유입된 자금이 이 속도를 유지한다면 나머지 분기 동안 후속 자금 조달이 2021년 1분기 기록한 110억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