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코드 75% AI가 생성”... 구글 ‘제미나이 에이전트 플랫폼’이 보여준 미래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 기조연설 해설
순다 피차이 CEO, 에이전틱AI 시대 전략 선포
질문이 바뀐다… “만들 수 있냐에서 수천 개를 어떻게 관리하냐”로
마케팅 전환율 20% 개선… 취약점 찾는 에이전트 ‘코드맨더’ 활용
에이전트의 복잡성을 통제하라… 네 가지 핵심 분야
더밀크의 시각: 구글의 B2B 올인… 에이전트 채택 가속화될 것
“우리는 명확하게 ‘에이전틱 제미나이 시대(agentic Gemini era)’에 진입했습니다.”
순다 피차이 구글 CEO가 22일(현지 시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 기조연설에서 에이전틱 AI 시대 본격화를 선언했다.
이날 화상으로 메시지를 전한 피차이 CEO는 핵심 키워드로 ‘에이전트(Agent, 대리인)’ 구축과 활용을 제시했다. 강력한 제미나이 모델과 TPU 칩을 보유한 구글 클라우드 플랫폼으로 기업이 에이전트를 안전하게 구축하고, 대량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구글은 이날 기업 고객을 위한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Gemini Enterprise Agent Platform)’을 새롭게 발표했다.
피차이 CEO가 강조한 에이전틱 AI 가속화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실제로 구글 내부에서도 변화의 속도가 감지되고 있다.
그는 “구글에서 작성되는 신규 코드의 75%가 AI에 의해 생성, 엔지니어가 승인하는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며 “지난 가을 50%였던 것이 불과 반 년도 채 안 돼 75%로 뛰어올랐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트를 안전하고 통제 가능한 범위에서 최대치로 활용하는 것이 기업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질문이 바뀐다… “만들 수 있냐에서 수천 개를 어떻게 관리하냐”로
순다 피차이 CEO는 기업 AI 도입 질문 자체가 바뀌었다고 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화 주제가 ‘에이전트를 만들 수 있느냐’에서 ‘수천 개의 에이전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느냐’로 넘어갔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글 내부에서 적용한 에이전틱 AI 사례를 ‘최초 고객(customer zero)’ 사례로 정의하며 에이전틱 AI 활용 방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예컨대 코딩 분야에서 구글 내부 엔지니어들은 계획자(planner),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 코더(coder)라는 세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에이전트 시스템을 구성해 복잡한 코드 마이그레이션(이전) 작업을 수행했다. 피차이 CEO는 “이 방식으로 마이그레이션을 1년 전보다 6배 빠르게 완료했다”고 밝혔다.
구글의 에이전틱 코딩 플랫폼 ‘안티그래비티(Antigravity)’를 활용해 제미나이 앱 맥OS(MacOS)용 초기 버전을 아이디어 단계에서 앱 프로토타입까지 단 며칠 만에 완성한 사례도 공유했다.
마케팅 전환율 20% 개선… 취약점 찾는 에이전트 ‘코드맨더’ 활용
개발분야 뿐만이 아니다. 구글 마케팅팀은 크롬용 제미나이 출시 캠페인에 제미나이 모델을 활용, 수천 가지 광고 소재를 신속하게 제작했다. 그 결과 제작 리드타임을 70% 단축했고, 캠페인 전환율은 20%나 올렸다.
구글 보안 운영 센터에서의 활용도 눈에 띈다. 센터는 에이전트가 매달 수만 건의 비정형 위협 보고서를 자동으로 분류하게 만들었고, 위협 완화(threat mitigation) 시간을 90% 이상 단축할 수 있었다. 안전성 제고를 위해 AI가 작성한 코드의 보안 취약점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수정하는 별도의 AI 에이전트 ‘코드멘더(CodeMender)’도 적용 중이다.
실제 기업 고객들의 에이전트 활용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구글 클라우드가 공개한 지표에 따르면 고객사들이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직접 사용해 처리하는 제미나이 모델의 토큰(token, AI가 처리하고 생성하는 데이터의 최소 단위) 처리량은 분당 160억 개로, 직전 분기의 분당 100억 개에서 60% 급증했다.
에이전트 활용이 늘어나며 토큰 처리량도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1분기 기준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유료 월간 활성 사용자 수도 전 분기 대비 40% 늘었다.
에이전트의 복잡성을 통제하라… 네 가지 핵심 분야
기조연설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진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은 기존 구글 클라우드의 AI 개발 플랫폼이었던 ‘버텍스 AI(Vertex AI)’가 에이전트 중심으로 진화된 형태다.
마이클 게르스텐하버 구글 클라우드 AI 부문 제품 관리 부사장은 “이제 우리는 다른 차원의 복잡성을 다루고 있다. 에이전트들이 여러 시스템에 걸쳐 상호작용하며 보안 및 거버넌스 가드레일 없이 작동하는 경우도 많다”며 플랫폼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에이전트 플랫폼은 개별 AI 작업을 관리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비즈니스 성과 전체를 위임할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가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플랫폼은 다음 네 가지 핵심 기능 축으로 구성됐다.
①구축(Build): 에이전트 구축 부문에서는 비개발자도 사용할 수 있는 로우코드(low-code) 비주얼 인터페이스인 ‘에이전트 스튜디오’와 개발자를 위한 코드 기반 환경인 ‘에이전트 개발 키트(ADK)’를 제공한다. ‘에이전트 가든’에서는 코드 현대화, 재무 분석, 청구서 처리 등 사전 구축된 에이전트 템플릿을 즉시 활용할 수 있다.
②확장(Scale): 확장 부문에서는 재설계된 ‘에이전트 런타임’이 1초 미만 수준의 콜드 스타트를 지원한다. 에이전트가 며칠씩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장기 워크플로우도 가능하다. ‘에이전트 메모리 뱅크’는 사용자와의 대화에서 생성된 장기 기억을 동적으로 관리해 업무의 맥락이 끊기지 않도록 해준다.
③거버넌스(Govern): 안전성의 핵심인 거버넌스를 위해서는 ‘에이전트 아이덴티티’를 제공, 각 에이전트에 고유한 암호화 ID를 부여해 감사 추적(audit trail)을 가능케 했다. ‘에이전트 레지스트리’는 승인된 에이전트·도구·스킬을 위한 중앙 라이브러리 역할을 하며 ‘에이전트 게이트웨이’는 에이전트 간 통신을 총괄하는 에어 트래픽 컨트롤 역할을 수행한다. 보안 정책과 ‘모델 아머(Model Armor)’를 통해 악의적인 공격(프롬프트 인젝션)과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④최적화(Optimize): 최적화 부문에서는 ‘에이전트 시뮬레이션’으로 배포 전 실질 시나리오를 테스트할 수 있다. ‘에이전트 평가’와 ‘에이전트 옵저버빌리티’ 기능으로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실시간 성능도 체크할 수 있다. ‘에이전트 옵티마이저’는 실패 사례를 자동으로 분류, 시스템 지침 개선안을 제안한다.
플랫폼에서는 제미나이 3.1 프로, 제미나이 3.1 플래시 이미지, 리리아 3, 젬마 4 등 구글의 최신 자체 모델을 포함해 200여 개 모델에 접근할 수 있다. 경쟁사 모델인 앤트로픽의 클로드 오퍼스, 소넷, 하이쿠도 지원한다.
더밀크의 시각: 구글의 B2B 올인… 에이전트 채택 가속화될 것
구글 클라우드 넥스트 2026은 신제품 발표를 넘어 구글 클라우드의 B2B 시장 전략 확장을 선언하는 자리였다.
소비자 대상 서비스(서치, 유튜브 등)에서 창출한 AI 인프라 역량을 기업 고객 대상으로 전환하는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2026년 한 해 동안 전체 머신러닝 컴퓨팅 투자의 절반 이상을 클라우드 비즈니스에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이 이를 방증한다.
제미나이 엔터프라이즈 에이전트 플랫폼은 이 전략의 주요 실행 수단이 될 전망이다. 구축에서부터 확장, 거버넌스, 최적화로 이어지는 ‘에이전트 라이프사이클(생애주기)’ 전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제공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애저(Azure), 아마존웹서비스(AWS)과 엔터프라이즈 AI 플랫폼 분야에서 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에이전트 거버넌스 기능의 강조는 규제 강화 흐름 속에서 대기업 고객이 느끼는 AI 리스크 우려를 정면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금융, 헬스케어, 통신 등 규제 산업의 채택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에이전트 아이덴티티, 에이전트 레지스트리, 에이전트 게이트웨이 등 구글이 제시한 거버넌스 프레임워크가 ‘AI 거버넌스’ 분야의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한국 기업과 AI 정책 입안자들 역시 이와 같은 글로벌 흐름을 염두에 두고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에이전트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할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