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O 맥스

‘2025년 최대 규모 인수 합병이 이뤄졌다.”2025년 12월 5일, 헐리우드와 전 세계 미디어 산업을 뒤흔드는 기념비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3억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한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가 102년 역사의 할리우드 대표 스튜디오 워너브러더스를 인수했다. 넷플릭스는 이날 워너브라더스 디스커버리(Warner Bros. Discovery, 이하 WBD)의 핵심 사업부인 워너브라더스(영화 및 TV 스튜디오, HBO 맥스, HBO)를 827억달러(약 121조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넘어 지난 10여 년간 지속되어 온 스트리밍 전쟁의 1막이 종결됐음을 알리는 시그널이다. 콘텐츠 IP(지식재산권)와 플랫폼의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넷플릭스 스트리밍 제국’ 시대가 개막한 것이다. 지금까지 고수해 온 자체 생태계 구축 전략에 거대 레거시 미디어의 자산을 더해 시장 지배력을 더 강화하는 공격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특히 ‘해리 포터’, ‘왕좌의 게임’, ‘DC 유니버스’ 등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슈퍼 IP는 넷플릭스의 글로벌 유통망 및 강력한 알고리즘 기술과 결합, 큰 파급력을 미칠 전망이다. 반면 WBD는 부채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회사를 쪼개 매각하는 고육지책을 선택, 시대의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전통 미디어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줬다. 2022년 ‘타도 넷플릭스’를 외치며 워너미디어와 디스커버리의 합병으로 야심 차게 출범했으나 결국 넷플릭스에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WBD는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서비스인 워너브라더스와 HBO 외에 CNN, TNT, 디스커버리 등 케이블 채널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