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의 황금시대는 끝났다: '승자의 저주'에 걸린 빅테크
3월 11일(현지시각) 오라클의 주가가 장중 최대 15%까지 치솟았다. 2월 마감된 2026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이 월가의 기대를 전방위로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총 매출은 전년 대비 22% 성장한 172억 달러를 기록했고 주당순이익(EPS, 비GAAP 기준)은 1.79달러로 역시 컨센서스를 가볍게 상회했다. 특히 핵심 사업 부문으로 떠오른 클라우드 인프라(OCI) 매출이 84% 급증한 49억 달러를 기록하며 15년 만에 처음으로 유기적 매출과 조정 주당순이익이 동시에 20% 이상 성장하는 기록적인 분기를 달성했다. 시장을 경악케 한 것은 잔여수행의무(RPO)의 폭발적 성장이었다. 미래 매출의 가시성을 보여주는 RPO는 전년 대비 325% 급증한 5330억 달러를 기록했다. 오라클이 향후 수년간 수행해야 할 AI 컴퓨팅 계약의 총액으로 대부분이 엔비디아나 메타, 오픈AI와 같은 초대형 고객들과의 장기 계약이었다. 시장은 이를 안도의 한숨으로 표현했다.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전반적인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오라클의 실적이 불씨를 살렸다는 평이다. 웨드부시의 댄 아이브스는 이를 "소프트웨어 및 테크 섹터 전체에 대한 거대한 안도감"이라 평가했다. 하지만 오라클의 실적에는 더 많은 것이 숨겨져 있었다. AI 디스럽션이 기술 섹터 그 자체를 갉아먹는 '파괴적 혁명'과 끝없이 이어지는 AI 자본지출로 인한 재무 건전성의 완전한 붕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