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도 사람이다" MZ세대의 올림픽
도쿄 올림픽 '양궁 3관왕'을 쏜 안산(20) 선수 만큼이나 잔상에 남는 선수들이 있다. 한국 여자 체조 최초로 메달을 안긴 여서정(19) 선수와 한국 탁구 최연소 국가대표 신유빈(17) 선수다. 이들의 목에 금메달이 걸리진 않았지만, 경기 자체를 즐기고 결과에 기뻐하는 환한 미소는 온 국민의 마음을 사로 잡기 충분했다. 금메달이 아니면 카메라 앞에서 고개조차 못들던 예전의 국가대표가 아니었다.미국 체조 국가대표 시몬 바일스(Simone Biles·24)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였지만, 단체전 도중 돌연 기권을 선언했다. 심리적 압박감이 이유였다. 일본 국가대표 테니스선수 오사카 나오미(Osaka Naomi·24)도 지난 5월 프랑스오픈 도중 기권하며 "2018년 US오픈 이후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이번 도쿄올림픽 개회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를 맡은 나오미는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혔지만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당연한 금메달'이라는 기대는 이들에게 그 무엇보다 큰 마음의 짐이었다. 하지만 과거와 달라진 게 있다면 이를 담담히 받아들이고 공개한다는 점이다. MZ 세대 올림픽 선수들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남'보다 '나'다. 경기의 결과에 앞서 자기 자신에 집중하는 이들을 향해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