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왜 나는 항상 결정하고 후회할까? 노이즈
7년전이다.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프린스턴대 대니얼 카너먼 (Daniel Kahneman) 명예교수는 한 보험회사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보험회사의 손해사정사들이 같은 수준의 리스크를 가진 건에 대해 전혀 다른 보험료를 책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카너먼 교수는 연구를 해봤다. 48명의 손해사정사에게 같은 리스크를 가진 보험을 보여주고 얼마의 보험료를 책정하겠느냐고 물었다. 이 보험회사의 임원들은 각 손해사정사가 책정하는 보험료의 차이가 약 10% 정도 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임의의 두 손해사정사가 책정한 보험료는 무려 55%나 차이가 났다.이 연구를 통해 카너먼 교수는 이런 차이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됐다. 그 결과물이 미국 시간으로 5월 18일 발간될 그의 새 책 ‘Noise: A Flaw in Human Judgment (노이즈: 인간 판단의 결함)’이다. 올 상반기 가장 기대되는 책 중 하나다.심리학자이자 행동경제학의 대부인 카너먼 교수는 그 동안 편견(bias)이 인간의 판단에 미치는 영향을 주로 연구해 왔다. 그가 2011년에 펴낸, 행동경제학의 바이블로 불리는 ‘생각에 관한 생각’은 출간 10년이 지난 지금도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을 정도의 초대형 베스트셀러다.그가 편견이 아닌 ‘노이즈’라는 새로운 화두를 들고 돌아왔다. 올해 87세가 된 노(老)학자의 새로운 연구 분야인 셈이다. ‘원치 않는 판단의 가변성(unwanted variability of judgments)’으로 정의되는 노이즈는 편견과 함께 인간이 가진 결함 중 하나지만 편견에 비해 간과되어 왔다.예를 들어, 표적에 사격을 할 때 일관되게 같은 쪽으로 빗나가면 그건 편견이다. 여기에는 조준의 문제와 같은 체계적인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사격이 중구난방으로 빗나간다면 그건 노이즈다. 노이즈는 보험 손해사정사는 물론 판사와 의사, 경제학자와 같은 전문가들 사이에도 존재한다. 하지만 일관되게 나타나는 결함이 아니라 포착하기는 매우 어렵다.카너먼 교수는 책을 컨설팅업체 맥킨지 파트너 출신으로 파리에 있는 HEC의 전략 및 기업 정책 올리비에 시보니(Olivier Sibony) 교수, 베스트셀러 ‘넛지’의 공동저자인 캐스 선스타인(Cass Sunstein) 하버드 법대 교수와 함께 썼다. 선스타인 교수는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규제정보국 책임자로 일하기도 했다.이 책은 노이즈가 어떻게 생기며 노이즈를 줄일 수 있는 방법과 노이즈를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하지만 이를 위한 첫 단계는 우선 노이즈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포착하는 것이다.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 파이낸셜타임즈, npr, 유튜브 등에 나온 카너먼 교수의 글과 인터뷰, 책 리뷰, 동영상을 토대로 그의 새 책 내용을 살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