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때문에 양자 컴퓨터 가능”... 양자 연구소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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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5.03.20 14:21 PDT
젠슨 황 “엔비디아 때문에 양자 컴퓨터 가능”... 양자 연구소 설립
GTC 2025 퀀텀 데이에 참여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양자컴퓨터 분야 주요 CEO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GTC 2025] 퀀텀 데이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양자 컴퓨터 위한 알고리듬 제공 강조
보스턴에 양자 연구소 설립… “가장 발전된 연구소”
상용화 20년 걸린다는 말은 실수... “내년에도 퀀텀 데이 열 것”
리게티·아이온큐 CEO 등 참여... 적용 분야 토론 벌어지기도

“엔비디아는 양자 컴퓨터(quantum computer)를 직접 만들지 않지만, 양자 컴퓨터를 가능하게 합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20일(현지시각) 산호세 시빅(San Jose Civic)에서 열린 GTC 2025 ‘퀀텀 데이’ 행사에서 “엔비디아는 양자 컴퓨터를 위한 가속 컴퓨팅 기술(stack)을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엔비디아는 오류 수정, 양자 알고리듬 개발 등 양자컴퓨팅 핵심 분야에서 사용되는 가속 컴퓨팅 환경을 위한 CUDA(GPU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소프트웨어) 라이브러리 ‘CUDA-Q’를 개발해 오픈 소스로 제공하고 있다. 

전날 미디어 간담회에서 “엔비디아는 칩 회사가 아니라 세계 최고의 알고리듬 회사”라고 주장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물리학, 생물학, 로봇공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속 컴퓨팅이 사용되듯 양자 컴퓨팅 분야에서도 가속 컴퓨팅이 필수적이며 엔비디아는 이를 위한 소프트웨어 환경(CUDA 라이브러리)과 하드웨어(GPU 칩)를 제공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 CEO는 “자율주행 자동차, 로봇도 마찬가지”라며 “엔비디아는 자율주행 자동차나 로봇을 직접 만들지는 않지만, 자율주행 기술과 로봇공학 분야에 필요한 복잡한 컴퓨팅과 그것에 필요한 알고리듬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엔비디아는 양자 컴퓨팅 산업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며 “양자 컴퓨팅 산업 종사자들과 협력하고, 지원하며 모든 방법으로 돕고 있다”고 강조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출처 : 더밀크 박원익)

보스턴에 양자 연구소 설립… “가장 발전된 연구소”

황 CEO는 이날 미국 보스턴에 엔비디아가 양자 연구소를 설립한다는 사실도 발표했다.   

‘엔비디아 가속 퀀텀 센터(NVIDIA Accelerated Quantum Center, NVAQC)’라는 이름의 이 새로운 연구소에서는 선도적인 양자 하드웨어와 AI 슈퍼컴퓨터를 통합, 가속 양자 슈퍼컴퓨팅을 지원하는 연구를 수행하게 된다. 

양자컴퓨터 구성단위인 큐비트 오류(noise) 감소부터 양자 칩을 실용적 장치로 전환하는 양자 컴퓨팅의 가장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연구 센터의 목적이다. 

퀀티늄(Quantinuum), 퀀텀 머신(Quantum Machines), 큐에라 컴퓨팅(QuEra Computing) 같은 양자 컴퓨팅 기업,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하버드 과학 및 공학 양자 이니셔티브(HQI)와도 협업한다는 계획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양자 연구소는 아마도 세계에서 가장 발전된 가속 컴퓨팅 하이브리드 양자 컴퓨팅 연구소가 될 것”이라며 “다른 많은 파트너들이 한 달 안에 이 양자 연구소에서 일하게 된다”고 했다.

양자 컴퓨터와 고전 컴퓨터 하이브리드 방식을 지원하는 엔비디아 가속 퀀텀 센터(NVIDIA Accelerated Quantum Center, NVAQC) (출처 : NVIDIA)

상용화 20년 걸린다는 말은 실수... “내년에도 퀀텀데이 열 것”

황 CEO는 이날 “내 말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을 직접 불러 모은 최초의 CEO가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 1월 CES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20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했던 본인의 언급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인정한 것이다. 

황 CEO는 “엔비디아가 CUDA를 구축해 컴퓨팅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데 거의 20년이 걸렸다”며 “저에게 5~10년, 15~20년 시간 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양자컴퓨팅 기술적 복잡성을 고려할 때 그 정도 타임라인을 고려해서 답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제 언급 때문에 양자컴퓨터 산업 주식이 급락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양자컴퓨터 같은 첨단 기술 분야 기업들이 이미 상장된 회사인지 몰랐다”고 덧붙였다. 

황 CEO는 “이번 퀀텀 데이는 양자컴퓨팅의 최첨단 기술에 대해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트리톤 중성자, 초전도 큐비트, 위상 큐비트 등 접근 방식이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이 분야 CEO들과 함께 이야기하면 정말 멋질 것”이라고 했다. 

퀀텀 데이는 3개 세션으로 진행됐으며 아이온큐, 리게티, 디웨이브, 파스칼, 퀀티넘 등 글로벌 주요 양자컴퓨터 스타트업 CEO 12명과 AWS, 마이크로소프트(MS)의 양자컴퓨터 담당자가 대담에 참여했다. 황 CEO는 “내년 GTC에서도 퀀텀 데이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퀀텀 데이 세션 종료 후 참가한 패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 더밀크 박원익)

리게티·아이온큐 CEO 등 참여... 적용 분야 토론 벌어지기도

황 CEO는 이날 패널로 참여한 CEO들에게 “양자 컴퓨터라는 게 과학 등 특정 분야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도구가 될 수는 있지만, 컴퓨터로서 진정한 의미가 있느냐?”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고전적 방식의 컴퓨팅 역시 여전히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뉘앙스였다. 엔비디아가 과거 CPU 중심의 순차(Sequential) 처리 컴퓨팅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병렬 컴퓨팅 기술을 도입했을 때도 CPU나 순차 처리를 대체하는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을 추가한다는 의미에서 ‘가속 컴퓨팅(accelerated computing)’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피터 채프먼 아이온큐 CEO는 “양자 컴퓨터가 고전 컴퓨터를 즉시 대체한다는 건 아니다”라며 “미래에는 두 가지 컴퓨터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좋은 시너지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도 양자 컴퓨터와 고전 컴퓨터가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함께 사용될 것이란 전망이다.

채프먼 CEO의 말에 황 CEO는 “아이온큐가 엔비디아보다 더 커질 것”이라고 웃으며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매튜 킨셀라 인플렉션 CEO는 “1946년에 애니악 컴퓨터를 본 사람들은 언젠가 이걸로 차를 호출할 수 있을지까지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재는 상상하기 어렵지만, (양자컴퓨터가 사용될)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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