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오픈AI 조사 착수... ‘챗GPT’ 개인정보 문제 확산하나
동의 없이 개인정보 수집했다는 불만 접수
이탈리아 정부 챗GPT 차단 이어 유럽에서도 규제 확산 움직임
프랑스, 아일랜드, 독일 등도 규제 근거 확인 나서
캐나다 정보보호 당국이 AI 챗봇 ‘챗GPT(ChatGPT)’ 개발사인 오픈AI(OpenAI)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최근 이탈리아 당국이 개인정보 보호 우려 등을 이유로 챗GPT 접속을 차단한 데 이어 캐나다가 같은 이유로 조사에 돌입하자 챗GPT에 대한 서방 주요 국가의 규제가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4일 배런스에 따르면 캐나다 개인정보 보호 위원회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대한 자체 조사를 진행 중이다.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사용 및 공개했다”는 불만이 접수됐다는 이유로 조사가 시작됐다는 게 캐나다 당국의 설명이다.
지난해 11월 30일에 출시된 챗GPT는 온라인 정보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처음 공개됐을 때는 2021년까지 학습한 데이터를 활용한 GPT-3.5 버전이었고, 최근 유료모델인 챗GPT 플러스에 적용된 GPT-4는 2022년 8월까지 학습한 데이터 기반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챗봇 형태의 간단한 사용자 환경을 제공하며 문자(text) 기반으로 질문을 던지면 에세이, 이메일, 마케팅 문구 작성은 물론, 소설, 에세이, 기사까지 생성할 수 있다. GPT-4는 이미지 정보도 이해, 답을 제시하는 능력을 갖췄다.
문제는 일각에서 챗GPT 학습 데이터가 어디에서 왔는지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는 점이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의 경우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역시 규제 및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피력한 바 있다.
필립 듀프레네 캐나다 개인정보 보호 위원은 배런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발전을 따라잡고 앞서 나가야 한다. 이것이 저희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라고 했다. 규제가 기술에 뒤처져 사용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캐나다 규제 당국의 이번 조치는 AI 기술의 급격한 발전을 우려하는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은 지난 3월 31일 “챗GPT가 이탈리아 국민의 데이터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있다”며 서방 국가 중 최초로 접속을 차단한 바 있다.
이탈리아 데이터 보호청은 “AI 학습 목적으로 사용자 개인 정보를 수집하고 저장하는 행위를 정당화할 법적 근거가 없다. 미성년자의 발달과 인식에 부적절한 답변을 제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탈리아에 이어 다른 유럽 국가들도 챗GPT 규제 여부를 놓고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프랑스와 아일랜드 당국은 챗GPT 차단 근거를 파악하기 위해 이미 이탈리아 당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일랜드 데이터보호위원회(IDPC) 대변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탈리아에 챗GPT 관련 내용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다. 유럽 각국 개인정보 보호 당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독일 매체 한델스블라트에 따르면 독일 개인정보 감독기구(BfDI) 역시 개인정보 보안 우려를 이유로 챗GPT를 금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앞서 3월 29일에는 미국 비영리단체 ‘퓨처오브라이프 인스티튜트(Future of Life Institute)가 ‘대규모 AI 시스템’ 개발 중단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발표하기도 했다. 전 세계 AI 연구소에 “GPT-4보다 강력한 AI 시스템에 대한 훈련(training)을 최소 6개월 동안 멈추라”고 요구하는 내용이다.
발표일 기준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스티브 워즈니악 애플 공동 설립자, 에마드 모스타크 스태빌리티AI CEO 등 기업가를 포함해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스튜어트 러셀 버클리대 교수, 유발 하라리 히브리대 교수, 앤드류 양 등 저명한 교수, 정치인 총 1200여 명이 서한에 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