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뉴빌리티,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선보인다… “500억 유치 목표”
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인가… 실리콘밸리에서도 주목
“국내 최다 자율주행 로봇 실주행 데이터 확보”... 데이터가 경쟁력
8월부터 요기요 로봇 배달 시작… “美 메이요 클리닉 납품 논의”
로봇 자율주행 주요 기술 모두 갖춰… “500억 투자 유치 중”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뉴빌리티가 실내외 다양한 환경에서 사용되는 범용 로봇 AI 모델 개발에 돌입했다.
배달, 순찰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는 범용 로봇을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Foundation Model, 기초 모델)’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범용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이란 다양한 환경에서도 로봇이 사람처럼 유연하게 정보를 인식, 판단, 행동할 수 있도록 돕는 AI 모델을 뜻한다.
2017년 설립된 뉴빌리티는 실내외 자율주행 로봇 분야 선두 주자로 평가받는다. IMM인베스트먼트, 삼성벤처투자, 롯데벤처스, 인피니툼파트너스 등으로부터 총 296억원의 누적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6월 대만에서 열린 ‘컴퓨텍스 2024’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기조연설 무대에 뉴빌리티의 로봇 ‘뉴비’가 깜짝 등장, 화제에 오르기도 했다.
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인가… 실리콘밸리에서도 주목
로봇에 활용하는 범용 파운데이션 모델은 최근 AI 및 로봇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변수가 많은 현실 환경에 로봇을 배치하려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작업, 약속된 행동을 수행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엔비디아가 이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올해 3월 GTC 2024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그루트(Project GR00T)’를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용 기초 모델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이 모델은 자연어와 이미지 정보를 이해할 수 있으며 시뮬레이션(모의실험)과 인간의 시연(체조 동작, 드럼 연주 등)을 통해 움직임을 모방할 수도 있다.
구글 딥마인드가 지난 11일(현지시각) 공개한 ‘모빌리티 VLA’ 역시 비슷한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다. 구글은 뛰어난 AI 모델(구글 제미나이 1.5 프로)에 내비게이션 정책을 결합, 실내 길 안내 로봇이 다양한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뉴빌리티가 이런 시도에 나선 배경에는 데이터가 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자율주행 로봇 실주행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시도를 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상민 뉴빌리티 대표는 18일 “2023년 기준 한 달에 8700기가바이트(GB) 가량의 센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로봇 배치가 확대되고 있어 수집되는 데이터양은 더 많아질 것”이라며 “실제 서비스 운영 중 취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로봇에 탑재하는 임바디드AI(embodied AI)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람 형상의 휴머노이드에 집중하는 엔비디아 그루트와 달리 뉴빌리티의 파운데이션 모델은 배달, 순찰 등 실내외 일상생활 로봇에 최적화한 모델이라는 게 차이점이다.
8월부터 요기요 로봇 배달 시작… “美 메이요 클리닉 납품 논의”
이 대표는 올해 자율주행 로봇 뉴비를 최대 400대까지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대형 배달 앱 요기요와 계약을 체결, 오는 8월부터 요기요와 인천 송도 지역부터 로봇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요기요 앱을 통해 배달 음식을 주문하면 뉴빌리티의 자율주행 로봇 뉴비가 배달을 해주는 방식이다. 미국의 대표 종합병원인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과도 납품 논의를 진행 중이다.
뉴빌리티와 요기요는 연말까지 뉴비 배달 서비스를 서울 도심 주거지역 및 대학가 중심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뉴빌리티는 올해 4월 미국 통합 보안 서비스 기업 사우스 플로리다 시큐리티(SFS) 그룹과 로봇 활용 보안 서비스 사업 검증(PoC)을 위한 계약을 체결, 순찰용 자율주행 로봇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1분기까지 이미 15억원의 매출을 확정했다. 올해 보수적으로 40~60억원, 발주량 기준으로는 80~100억원까지도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 관련해서는 “한국 스타트업이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건 여전히 어려운 일이지만, 배달 및 순찰 로봇 분야는 미국 대기업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영역이라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했다.
로봇 자율주행 주요 기술 모두 갖춰… “500억 투자 유치 중”
뉴빌리티는 자체 개발한 로봇 뉴비와 로봇 배달 서비스 플랫폼 ‘뉴비고’를 통해 혼잡한 도심 지역에서도 배달, 순찰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관련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다.
로봇이 자율주행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인지, 측위(localization), 판단, 제어 네 가지가 중요한데, 뉴빌리티는 다양한 환경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어 인지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목표 지점을 정확히 찾아가게 만들려면 측위 역시 매우 중요한데, 현재의 GPS 기반 측위는 오차 범위가 크다”며 “뉴빌리티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메라 기반 ‘Visual SLAM(Simultaneous Localization And Mapping)’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 로봇 자율주행을 위한 주요 기술을 모두 확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50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매출처 및 매출 확대를 동력 삼아 투자를 유치, 국내는 물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도 계속해서 두드릴 계획이다. 실리콘밸리 주요 VC와도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올해 한국에서 로봇 물류 관련 규제가 해소돼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며 “도심지역, 실내외를 통합한 자율주행 배달 로봇으로 시장을 혁신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하고, 그 돈을 투자해 생태계를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비전을 크게 가지되, 지속 가능한 경영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며 “미래에는 뉴빌리티가 휴머노이드 활용을 위한 기술,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