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 WSJ 외교 역학관계 변화에 주목
[제21대 대선 결과 외신 반응]
뉴욕타임스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
WSJ, 외교 역학관계 변화 가능성 주목
BBC “가난 이긴 유력 정치인”... 가디언 ‘분노의 물결’ 탔다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 “정치적 혼란 마침표”
3일 치러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는 한국 대선과 관련한 실시간 라이브 업데이트 섹션을 만들어 이번 대선 과정을 자세히 보도하는 등 큰 관심을 드러냈다.
뉴욕타임스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
뉴욕타임스는 당선 확정 보도와 이재명 후보의 감사 인사 및 김문수 후보의 패배 승복이 나오자 “중도 좌파 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며 “이 후보의 상대였던 보수 성향의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패배를 인정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면서 “한국의 새로운 지도자는 버거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당선인은 침체된 한국 경제를 회복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관세 협상을 벌여야 한다. 또한 한국의 주요 동맹국인 미국과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 사이의 긴장을 헤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이 당선인이 수십 년 만에 가장 강력한 한국 대통령 중 한 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민주당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당선인이 입법 의제를 추진하는 데 다수 의석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 당선인에 대해 진행 중인 재판이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평가도 내놨다. 뉴욕타임스는 “분석가들은 이 당선인의 임기 동안 불확실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이 당선인은 정치적 동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여러 범죄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으며 5년 임기가 끝날 때까지 재판을 중단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SJ, 외교 역학관계 변화 가능성 주목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국내 방송사들의 출구 조사 및 개표 상황 분석에 따른 ‘당선 확실시’ 소식을 전하며 “소년공 출신인 이 후보는 한미동맹 강화, 일본과 협력 등 전임 정부의 외교정책 기조 일부를 계승하겠다고 공약했다”고 설명했다.
WSJ은 또 “이재명 당선인은 중국과 미국 간 균형 외교를 원한다”며 “이런 정책 방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 성향, 지지 기반의 차이로 외교 역학 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에 주목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정권 교체가 미국에 미칠 영향에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WSJ은 이 당선인이 자신을 미국의 대표적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 미 상원의원에 비유한 적이 있다고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당선인은 한미 관계로 중국, 러시아 등과의 관계가 배제되지 않길 원한다”고 평가했다.
BBC “가난 이긴 유력 정치인”... 가디언 ‘분노의 물결’ 탔다
BBC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시도 무산이 이재명 후보의 대통령 당선을 도왔다는 분석과 함께 “21대 조기 대선에 출마한 이 후보가 4일(한국 시간) 새벽 당선을 확정지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이 당선인을 가난을 딛고 일어나 유력 정치인이 된 ‘아웃사이더’라고 평가했다. 굴곡 많은 삶과 강경한 정치 스타일이 결합하면서 이 당선인을 둘러싼 여론이 극명하게 갈려왔다는 것이다.
BBC는 “불우한 성장 환경으로 인해 상류층으로부터 무시당하기도 했지만, 밑바닥부터 정치 경력을 쌓아 올린 이재명 당선인은 노동계급 유권자와 정치 엘리트에게 박탈감을 느낀 사람들로부터 지지를 받았다”며 “2021년 10월 더불어민주당의 최종 대선 후보에 처음으로 올랐고, 당시 대선에서 0.76% 포인트 차이로 패배했다”고 설명했다.
진보 성향의 영국 가디언은 이 당선인이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로 일어난 분노의 물결을 탔다고 분석했다. 가디언은 “한국 일부 유권자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이후 치러진 이번 대선을 건전한 민주주의의 증거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 “정치적 혼란 마침표”
로이터는 3일 밤 한국의 지상파 3사가 이 후보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을 ‘확실’로 보도하고, 이 후보가 “국민의 위대한 결정에 경의를 표한다”고 자택에서 감사 인사를 전하자 이를 긴급 속보로 전했다.
미 NBC 방송은 한국 유권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를 비롯한 보수 정당 국민의힘에 대한 분노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통신사 AFP도 “중도좌파 성향의 이 후보가 압승을 거두며 당선이 확실시 된다”며 “이번 대선은 거의 30년 만에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수개월간 이어진 정치적 혼란의 마침표를 찍게 됐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