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뉴 AI 시대,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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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학 2021.06.09 15:46 PDT
[북리뷰] 뉴 AI 시대,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출처 : shutterstock)

[신간] 지니어스 메이커스-퓨쳐프루프
기계 시대에 인문학을 배워야 하는 이유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과 자동화(automation)로 계속 변화되고 있는 세상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은 결국 기계로 대체 될까? 이 같은 질문에 모두 "아니다"고 답할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기계가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고 삶의 곳곳에 침투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이제는 기계와 인간이 공존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이 것이 4차산업혁명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어떻게 '기계의 시대'에 행복하고 성공적 삶을 살 수 있을까?

AI시대와 우리 인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2021년 신간 ‘지니어스 메이커스(Genius Makers)’와 ‘퓨처 프루프(Futureproof)’ 를 소개한다. 뉴욕타임즈의 두 기자가 쓴 지니어스 메이커스와 퓨처 프루프는 출간되자 마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화제가 된 책이다.

지니어스 메이커스(Genius Makers) 저자 캐이드 메츠(Cade Metz)는 AI가 어떤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지금까지 발전해왔는지 소개한다. 또 케빈 루스(Kevin Roose)는 '퓨처프루프(Futureproof)’에서 앞으로 빠르게 변화할 AI시대 속 개인과 사회는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해 얘기한다.

케빈 루스가 뉴욕타임즈에 기술 칼럼을 쓰기 시작했을 때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새로운 AI 제품 개발과 연구팀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 붓고 관련 분야의 교수와 대학원생을 쫓아다니기 시작할 때였다.

스타트업들은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혁신을 이야기하며 엄청난 규모의 투자유치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기 시작한 시기다. 우리 사회 곳곳에 새로운 AI와 이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가 더 나은 사회를 만들 것이라는 낙관주의가 있었을 때 였다.

그러나 사회 곳곳에서 알고리즘 노동에 대한 불만이 나왔다. 우버와 리프트 기사는 AI 알고리즘으로 처음에는 유연하게 일할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히려 오랜 시간 일하게 만들며 시간당 보수를 계속 바꾸자 불만을 터트렸다.

최근에는 아마존에서 할당된 물량을 배송하기 위해서, 차량에 빈 물통을 가지고 다니며 소변을 본다는 열악한 노동조건을 둘러싼 논란과 보도도 나왔다. 이 모든 이야기들은 인공지능과 자동화가 일부 사람들, 즉 기술을 구축하고 수익을 얻은 경영진과 투자자에게는 잘 작동하고 있지만 모든 사람의 삶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후 2020년 봄, 코로나19가 닥쳤고 미국은 활동을 멈췄다. 이 때 일부 기업은 앞다투어 로봇은 병에 걸리지 않으며, 인간을 기계로 성공적으로 대체 할 수 있는 기업은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동안에도 계속해서 상품을 만들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자신들의 자동화의 성과를 더 알리고 싶어했다.

전체적으로 코로나19는 자동화의 타임 라인을 수십년은 아니더라도 수년으로 단축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이크로소프트 CEO 사티아 나델라(Satya Nadella)는 "2개월 만에 2년 동안의 디지털 혁신을 경험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케빈 루스는 '퓨처프루프’ 전반부에서 오늘날 경제, 우리의 삶, 가정과 지역 사회에서 자동화된 AI의 잠재력과 한계, 후반부에서는 새로운 AI시대에 사람과 조직이 인간적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실제적인 조언을 제시했다.

지니어스 메이커스(왼쪽)과 퓨처프루프. (출처 : 아마존 )

왜 저자는 AI에 대해 낙관적이지 않은가?

AI는 우리의 삶을 많이 향상시킬 수 있지만, 자동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가지 좋은 소식은 AI 기술이 어떻게 개발 되는지 결정할 수있는 힘이 우리에게 아직 있다는 것이다. 제대로 설계된 AI는 빈곤 감소, 질병 치료, 기후변화 대응과 인종 차별에 맞서는 데 도움이 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낼 시간을 되찾아 기쁨과 의미를 주는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 AI 산업과 아젠다를 이끄는 사람들이 이러한 목표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이용자를 늘리고 효율성 향상을 추구하면서 자신이 개발한 AI가 어떠한 결과를 전제적으로 가져올지 인식하지 못하거나 무관심하다. 사회에 어떠한 잠재적 해를 끼칠수 있는지 고려하기 위해 그 발전 속도를 늦추는 등의 노력을 하지는 않는다.

기계가 복제할 수 없는 로우테크/하이터치 일자리

AI는 잘 정의된 규칙과 일관된 입력을 통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동하는 경우에는사람보다 나은 결과를 보장한다.

반면 인간은 잘못 정의된 규칙이나 불완전한 정보가있는 환경, 갑작스런 정보가 있는 환경에서 판단하는 능력이 AI보다 훨씬 낫다. 그래서 컴퓨터가 체스에서 인간 그랜드 마스터를 이길 수 있지만 유치원 교사를 하기엔 부적절하다.

애플 시리(Siri)와 아마존 알렉사(Alexa)는 "다음 화요일 뉴욕 날씨는 어때?"처럼 단순하고 구조화된 질문에는 잘 응답하지만 "그래머시 공원 근처에 정말 맛있는 햄버거가 있는 식당이 어디야?" 처럼 불확실성을 처리해야하거나 불완전한 추론을 도출해야하는 질문에 작동을 멈춘다.

이는 경찰 수사관, 응급실 간호사 등에게는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데이터 입력 사무원 또는 대출 보험업과 같이 매우 구조화되고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직업에는 반갑지 않은 사실이다. 지금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용자 매뉴얼을 작성해서 다른 사람에게 줄 수 있고, 그 사람이 한 달 안에 배울 수 있다면 아마도 그 직업은 기계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케빈 루스는 이러한 AI 기술이 가져올 직업세계의 변화를 다른 역사속 경험들과 연결한다. 18세기와 19세기의 산업혁명 기간 동안 공장 작업이 호황을 누리면서도, 밀도가 높은 도시에서 봉사할 수 있는 교사, 목사, 토목 기술자 등 새로운 전문가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20세기 중반 제조 자동화 붐 시기에, 경제 활동의 많은 부분이 교육 및 의료 분야로 이동했던 것처럼 말이다. 현재도 기술 회사가 미국 경제를 장악하면서 동시에 빠르게 성장하는 마사지 치료사, 언어 병리학자, 동물 관리인 등의 새로운 직업들을 볼 수 있는 것도 포함한다.

큰 그물과 작은 웹을 만들어라

역사에 따르면 모든 기술 변화는 인류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그러나 보통의 인간은 제한된 경력과 수명을 가진 개인으로서 살면서 삶의 곳곳에서 중대한 경제적 변화를 경험한다. 기본적인 생계유지를 넘어선 사회의 정책적 보호가 필요하다.

블랙베리를 만든 리서치 인 모션(Research In Motion)에 크게 의존했던 캐나다의 도시 워털루(Waterloo)는 블랙베리 큰 실패 이후 지역 경제가 큰 위기에 닥쳤다. 워털루는 미국의 디트로이트 또는 로체스터 등의 다른 도시와 달리, 빠르게 회복됐다.

첫째, 워털루는 갑작스러운 고용 충격의 타격을 완화하는 대규모 프로그램 및 정책(Big Nets)을 수행했다. 캐나다의 보편적인 의료 시스템과 상대적으로 관대한 실업 수당을 제공했으며 주정부는 해고 노동자를 고용하려는 회사에 인센티브를 제공했다. 주 정부는 해고된 노동자가 다른 일자리(질 낮은 일자리 포함)를 찾아 지역을 떠나지 않도록 우선 순위를 부여했다.

둘째, 고난의 시기에 서로를 지원하는 비공식적인 로컬 네트워크(Small Web)가 있었다. 18세기 메노나이트(Mennonites) 뿌리로 거슬러 올라가는 관대한 문화를 가지고 있던 워털루 지역사회에서 앞장서서 해고 근로자에게 마을의 공동작업 공간을 무료 사무실 공간으로 제공했다. 이웃과 친구들이 구직을 돕고 주민들은 취업 박람회를 조직. 타지역의 고용주를 초대하기도 했다.

마치 코로나19 대유행 기간동안 연방 정부가 긴급 실직 근로자 실업수당을 도입한 것과 유사한 보편적 기본소득(Universal Basic Income)과 모든 국민의 의료보험(Medicare for All)등이 AI와 자동화로 인해 실직할 근로자를 위한 사회적 큰 그물망(Big Nets)에 포함된다.

더밀크의 시각 : 기계시대 인문학이 필요하다

AI시대, 학교에 입학하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교육이 과연 필요할까?

유다시티, 코세라 등 현존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 프로그램은 기존의 교육 모델을 개혁하는데 맞춰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사람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남겨두었다.

케빈 루스는 이 책에서 이에 대한 대답으로 기술적 능력도 아니고 철학이나 러시아 문학과 같은 고전 인문학 분야도 아닌 '기계시대 인문학(Machine-age humanities)'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다른 사람의 편견을 신속하게 읽어내는 능력(Room reading), 자본주의의 압력과 허슬(hustle)문화에 대항해서 기계와 달리 휴식을 취하는 기술(Resting), 혼란스러운 온라인 정보 생태계에서 자신의 길을 탐색하는 방법을 배우는 디지털 안목(Digital discernment)을 키우는 역량등을 이야기한다.

저자의 '기계 시대 인문학'의 중요성과 함께 개인적으로 몇가지 추가하자면, AI 시스템을 절대적인 의견이 아닌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하는 패러다임 교육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양적 커리큘럼(quantitative curriculum) 통해 배우고 익히게 되는 기존 하드 스킬셋(hard skill) 보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공감하는 교육, 나아가 서로 공유하고 협력하는 소프트 스킬(soft skill) 습득이 AI 시대에 더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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