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 에이전트가 은행도 해체한다"... MWC26에서 본 금융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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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6.03.09 16:04 PDT
"핀 에이전트가 은행도 해체한다"... MWC26에서 본 금융의 미래
MWC2026에서 KDDI가 은행에서도 도입 가능한 컨시어지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손재권)

[MWC26] 최형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 더밀크 주최 금융권 대상 MWC 세미나
"AI 진화, 10년치 로드맵이 1년 만에 압축... 다시 살아난 MWC"
'은행 해체 2.0', 더 빠르다... 폼팩터 등장, 저궤도 위성 새 변수로
혁신 실행 전략? "중국에 배워라... 이길 수 없다면, 생태계에 올라타야"

MWC2026 부스에서 마주보고 있던 인텔과 퀄컴을 보면서 어떤걸 느끼셨나요?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우리가 안하면 누군가는 합니다.
최형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 MWC 2026 디브리핑 강연 중에서

국내 손꼽히는 혁신 전문가인 최형욱 퓨처디자이너스 대표는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26 현장에서 한국 금융권 관계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더밀크 주관으로 마련된 이날 강연에서 최 대표는 인텔과 퀄컴을 대비 사례로 꺼냈다.

"수십 년간 PC 시장을 주도했던 인텔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대표적인 기업이 됐지만, 지속적인 혁신을 거듭해 온 퀄컴은 자동차·공간 컴퓨터·모바일까지 아우르는 강력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최 대표는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퀄컴이 다양한 산업에 새롭게 진입하며 혁신의 속도를 늦추지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영원한 승자는 없다는 경고였다.

실제 MWC 2026에서 스마트폰은 수많은 혁신 중 하나에 불과했다. AI라는 새로운 기술 중력이 산업 전반을 끌어당기면서, 전시장에는 통신 인프라부터 우주 통신, 가전·자율주행·헬스케어·로봇틱스 기업들이 한데 뒤섞였다.

최 대표는 이 현장을 직접 목격한 금융권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질문했다.

"2010년대 핀테크가 은행 기능을 조각조각 쪼개 대체했던 '언번들링(Unbundling)' 현상이, AI를 무기로 한 플레이어들에 의해 더 빠르고 광범위한 규모로 재연될 때, 지금의 금융사들은 어느 쪽에 서 있을 것인가?"

최형욱 대표가 MWC2026에서 한국 금융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강연하고 있다. (출처 : 더밀크 )

"AI 진화, 10년치 로드맵이 1년 만에 압축... 다시 살아난 MWC"

최 대표에 따르면 MWC는 최근 3~4년간 실질적으로 위축돼 있었다. 5G는 이미 보급됐고, 스마트폰 교체 주기는 4~5년으로 길어졌으며, 미·중 무역 분쟁은 통신 장비 시장의 구조마저 흔들었다.

그는 "더 이상 보여줄 것이 없던 모바일 산업에 AI가 들어오는 순간 판이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기존 사업에 플러스(+) AI, 또는 곱하기(×) AI를 하는 순간 완전히 달라진다는 것이다. 로봇·자율주행·디지털 헬스케어·에이지테크·AIoT·XR·휴머노이드까지, 어떤 산업 카테고리를 가도 AI가 중심에 놓인 것은 CES도 마찬가지였다.

주목해야 할 것은 단순한 AI의 확산이 아니라 발전 속도 자체의 압축이었다.

에이전틱 AI(모든 것을 알아서 처리하는 AI)와 피지컬 AI(로봇·자율주행차가 물리 공간 속으로 들어오는 AI)는 2024년 CES 기준으로 각각 7~8년,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2026년 CES에서 두 단계는 이미 도달해 있었다. 최 대표는 "신약계, 화학계 모두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인간이 할 수 없었던 많은 것들이 AI를 넣는 순간 그냥 됐다"며 이 속도가 AI에서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MWC2026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아너의 휴머노이드 로봇 (출처 : 아너 )

"현재는 AI 네이티브 시대... 고객도, 경쟁자도 모두 바뀐다"

최 대표는 AI의 구조적 의미를 설명하는 데 테크 사상가 케빈 켈리의 논지를 빌렸다.

켈리는 10년 전부터 이 주장을 반복해 왔다. 18세기 산업혁명의 본질은 인간이 인공 동력(Artificial Power), 즉 증기기관을 발명한 것이었다. 손으로 만들던 것을 기계로 대량 생산하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풍요 시대가 열렸다. 그 인공 동력이 200년에 걸쳐 증기기관에서 내연기관, 원자력 터빈, 전기 모터로 진화했듯,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21세기에 동일한 규모의 패러다임 전환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게 켈리의 주장이다.

최 대표는 "기존 제품, 산업, 서비스 옆에 플러스 AI 또는 곱하기 AI를 하는 순간 그 전과 이후는 완전히 달라진다. 지금이 바로 제2차 산업혁명"이라고 말했다. "10년 전엔 한국에서 아무도 관심을 안 가졌지만, 2025~2026년 지금은 너무 와닿는 현실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현재를 'AI 네이티브 시대'로 규정했다. 지금 대학을 다니는 세대에게 AI는 공기·물·전기·인터넷처럼 태어날 때부터 있던 기본값(default)이다. AI가 없던 시절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가 곧 고객이 되고 시장을 구성한다. 최 대표는 챗GPT 등장 이후 불과 3년 만에 회의 자료 작성과 조사까지 AI가 일상이 된 현실을 짚으며 "성인들조차 이렇게 빠르게 새로운 도구를 수용한 경험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이렇게 바뀌었다면, 고객도 경쟁자도 이미 똑같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AI가 바꾸는 은행 시스템 (출처 : 최형욱 대표, 맥킨지)

'은행 해체 2.0', 이번엔 더 빠르고 깊다

최 대표는 CB인사이트가 제시한 '은행의 언번들링(Unbundling of a Bank)' 개념을 꺼냈다. 2010년대 모바일 인터넷이 보급되면서 은행이 독점했던 기능들이 낱낱이 분리됐다. 해외 송금·간편결제·대출·자산관리가 핀테크 스타트업들에 의해 하나씩 대체됐고, 그 과정에서 살아남은 금융 시스템도 있고 그렇지 못한 것들도 생겼다.

그는 "AI가 어떤 형태로든 이 산업을 변화시키면, 이런 일이 또 일어난다"고 못 박았다. 결정적 차이는 속도와 침투 깊이다. 핀테크는 수수료 기반의 단순 거래 기능을 대체하는 데 수년이 걸렸다. 반면 AI 에이전트는 금융 조언·자산 관리·신용 평가처럼 전문 인력의 판단이 요구됐던 고부가가치 영역까지 단기간에 파고들 수 있다. "우리가 못 하면 누군가가 한다. 그럼 우리가 가진 걸 누군가가 언번들링해버렸을 때 우리에게 미래가 있을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면 금융권은 어떤 변화에 주목해야 할까.

우선 새로운 폼팩터의 등장이다. AI 글래스·공간 컴퓨터·휴머노이드·자율주행차·AIoT 기기들이 빠르게 나오고 있다.

최 대표는 "무엇이 지배적인 폼팩터가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면서도 "어떤 디바이스가 됐든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이 재편되면 금융이 고객과 만나는 접점도 함께 바뀐다"고 분석했다.

다른 하나는 저궤도 위성 통신이다. MWC 2026에서 스타링크는 일반 스마트폰으로 위성 통신이 가능한 모바일 서비스를 공식화했다. 현재는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지만 10년 뒤에는 지구 어디서나 끊김 없는 통신이 가능해진다.

스마트폰이 고객에게 정보력과 가격 비교 능력을 쥐여주면서 오프라인 매장의 가격 우위를 무력화했듯, 연결성이 더 확장되면 고객 파워는 한 단계 더 강해진다. 지역 밀착에 기댄 경쟁 우위가 서서히 사라질 수 있다는 의미다.

은행의 언번들링 사례 (출처 : 최형욱 대표, CB인사이트)

중국을 이길 수 없다면, 생태계에 올라타라

최 대표는 MWC 2026에서 두각을 나타낸 중국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요약한 중국의 경쟁력은 "잘한다"가 아니라 "너무 빠르게 잘한다"다. 2021년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결정하면, 공장을 1년 안에 셋업하고 2년을 개발해 3년 만에 양산한다. 완성도보다 반복 속도가 경쟁 변수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그 속도의 근원은 생태계다. 하드웨어·AI·로보틱스·드론·전기차·자율주행 전반을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된 협력 구조가 중국에 존재한다.

최 대표는 K뷰티를 비교 사례로 들었다. 콜마·코스맥스 같은 ODM 기업이 기획서만 받으면 제조부터 패키징까지 일괄 처리하고, 그 뒤로 마케팅·리테일 업체들이 촘촘히 연결돼 있기 때문에 K뷰티 스타트업이 쏟아질 수 있다. 중국은 그 생태계를 AI·하드웨어 전반에 이미 갖췄다.

최 대표는 "이들을 이길 수 있을까?"라고 질문한 뒤 "지금 방식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답했다. 대신 싸워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협력하고 생태계에 참여하거나 구축할 것인가란 질문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업은 지역 의존성이라는 해자가 있지만, 연결성과 혁신 속도가 가속화될수록 그 해자가 영원하다는 보장은 없다.

최 대표는 구글의 사례로 강연을 마무리했다.

구글은 1998년 서비스 출시 때부터 '베타(Beta)' 로고를 달았고, 약 4~5년간 그 딱지를 유지했다. 완성 이전에 시장에 내보내고, 고객 피드백으로 방향을 정하고, 빠르게 개선하며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식이었다. "관점은 장기적이어야 하고, 시작은 빠르고 작아야 한다"는 것이 결론에 도달한다. 결국 실패는 피해야 할 것이 아니라 성공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출처 : 화웨이)

더밀크의 시각: 플랫폼이 될 것인가, 기능이 될 것인가

'은행의 언번들링'은 이미 한 번 일어났다. 토스가 송금을 가져갔고, 카카오페이가 결제를 가져갔고, 핀테크 플랫폼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잠식했다. 라운드 2는 이미 시작됐다. 이번엔 외곽이 아니라 중심부다.

지금까지 은행의 경쟁력이었던 자본·규제 장벽·고객 데이터, 이 세 가지 방어벽이 AI 시대에는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AI 에이전트는 면허와 전문 인력으로 보호받던 금융 조언·자산 배분·신용 평가를 비용의 문제로 만들어버린다. 수천만 원짜리 PB 서비스를 월 몇만 원에 구현할 수 있다면, 고객이 어디로 갈지는 자명하다.이른바 '핀 에이전트(Fin AI Agent)'가 등장한다는 것이다.

한국 금융사들이 AI를 '효율화 도구'로만 접근하는 동안, 글로벌 테크 기업들은 금융 서비스 자체를 겨냥하고 있다. 애플은 2023년 고금리 저축 계좌를 출시해 4개월 만에 예치금 100억 달러를 돌파했다. 구글은 200개 시장·100개 통화를 아우르는 결제 인프라를 쥐고 있다. 아마존은 AI 기반 대출 파트너십으로 금융 생태계 진입을 다시 가속하고 있다. 이들에게 남은 장벽은 규제뿐이다. 그리고 규제는 시간이 해결한다.

AI가 일상화되면 고객은 더 이상 은행 앱을 직접 열지 않는다. 개인 AI가 금융상품을 비교하고 투자를 결정한다. 네트워크를 가진 통신사가 플랫폼 기업에 고객 경험을 내준 것처럼, 은행도 '기능 제공자'로 밀려날 수 있다.

금융권의 선택지는 둘로 갈린다. AI 플랫폼을 구축해 금융 경험을 설계하는 플레이어가 되거나, 다른 플랫폼 위에서 상품을 공급하는 유틸리티가 되거나다.

베타로 출시하는 조직과 완성을 기다리는 조직의 간극은 AI가 가속할수록 더 빠르게 벌어질 것이다. 현재 금융 산업에서 가장 위험한 전략은 변화의 속도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더밀크는 실리콘밸리, 뉴욕, CES, MWC, SXSW 등 글로벌 기술 허브와 기술 컨퍼런스를 중심으로 한 전략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대기업 임원, 정부 기관, 대학 혁신단 등을 대상으로 한 전략연수 프로그램은 단순한 방문을 넘어 실행형 교육으로 진행된다. (출처 : 더밀크)

더밀크 혁신현장 전략연수 프로그램

더밀크는 MWC 2026 현장에서 한국의 한 금융그룹 C레벨 및 주요 임직원 30명을 대상으로 ‘현장 전략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이번 프로그램은 단순한 참관을 넘어 현장에서 전략을 도출하는 실행형 교육으로 진행됐습니다. 금융그룹 계열사 임직원을 섞어 팀을 구성하고, 참가자들은 4일 동안 전시장을 직접 탐색하며 AI, 로보틱스, 통신, 플랫폼 변화가 금융 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각 조는 토론을 통해 회사에 적용할 인사이트와 실행 과제를 정리하고, 랩업 세미나에서 조직 변화와 사업 전략에 대한 실행 스프린트를 발표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현장을 보며 전략을 고민하니 한국에서 받는 교육과는 전혀 다른 경험이었다”는 평가를 남겼습니다.

CES와 MWC 같은 글로벌 기술 현장은 기업에 두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 우리 기업은 이 기술 흐름을 전략에 반영하고 있는가?

  • 글로벌 기술 변화가 우리 산업에 어떤 의미인지 제대로 해석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이 필요하다면 '더밀크 혁신현장 전략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기술 현장에서 직접 전략 인사이트를 발굴해 보시기 바랍니다.

👉 문의: b2b@themiilk.com

👉 더밀크 전략연수 프로그램 '글로벌 인사이트 커넥터'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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