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로 혁신하라... CES2025에서 주목할 5대 산업분야는?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화두
B2B(기업 간 거래) 분야 참가자 전체의 43%
AMD, 퀄컴, 삼성전자, LG전자, SK하이닉스, 소니, 토요타 미디어 데이 출격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 보완책 필요”... Z세대 기술 지출 주목
“연결하고, 해결하고, 발견하고, 뛰어들라(Connect. Solve. Discover. DIVE IN.)”
사람과 정보, 제품을 연결하며, 기술을 활용해 전 세계적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자는 CES2025의 슬로건이다.
157개국, 포춘 500대 기업 296개를 비롯해 4500여 개 전시업체가 참여하는 기술·산업 축제 ‘CES 2025’에서 주목해야 할 산업 분야는 무엇일까. 더밀크는 CES 주최기관인 CTA의 발표, CES 혁신상 트렌드, 주요 참여 기업 현황 등을 종합해 다섯 가지 산업 영역을 정리했다.
1. AI : AX로 혁신하라
‘AX 혁신’
AI는 모든 산업, 기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소프트웨어, 반도체, 딥테크(Deep tech, 첨단기술)뿐 아니라 소비자 가전, 자동차, 건설 기계 장비 등 전 산업 영역에 스며들었다. 생성형 AI 붐이 일어난 이후 AI 기술을 활용해 기업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운영 방식을 혁신하는 ‘AX(AI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역시 화두가 됐다.
글로벌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AX에 나서는 추세다. 음성 AI 기반 개인 뷰티 어드바이저 ‘뷰티 지니어스(BeautyGenius)’를 개발한 로레알, 직원 생산성 향상 도구 ‘마이 어시스턴트’ 등 전사적으로 AI를 도입한 월마트가 대표적이다.
CES2025에서도 AI가 핵심 주제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통합 마케팅 건설팅 기업 앨리슨에 따르면 CES2025 B2B(기업 간 거래) 분야 참가자는 전체의 43%에 달한다. AX, 디지털 전환 등 B2B 이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참가자가 늘고 있다.
CTA가 CES2024부터 혁신상 부문에 AI를 추가한 것도 이런 생성 AI 붐을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CES2025 혁신상 AI 분야 출품작은 전년 대비 49.5% 급증,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부문으로 부상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2025 기조연설자로 무대에 오르는 것도 이런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가 CES2025에서 차세대 그래픽 카드를 공개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AMD, 보쉬, 존디어, LG전자, 삼성전자, 지멘스, SK하이닉스, 소니, 토요타, 퀄컴, TCL, 하이센스 등이 개막 전인 1월 5일과 6일 프레스 이벤트 를 진행할 계획이다.
AI PC 등을 가능케 하는 반도체 제품, 가전, 자동차에 적용되는 AI 기술, 산업용 AI 솔루션까지 AI 관련 신기능, 신제품, 발표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2. 디지털 헬스 / 웰니스 : 개인화, 접근성, 인텔리전스 기반 혁신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웰빙(Well-being)과 건강(Fitness)의 합성어인 웰니스도 CES2025에서 주목할 만한 산업 분야로 꼽힌다. 활력 있는 삶, 몸과 마음의 건강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디지털 헬스, 웰니스가 전 세계인의 삶에 녹아들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 개선 및 치료에서부터 러닝, 피트니스 등 다양한 운동 분야에 첨단 기술이 활용되고 있으며 관련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기기, 솔루션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를 반영, CES2025 개막 직전 진행하는 ‘미디어 데이’ 파워세션(Power Sessions)에도 슬립테크 기업 바리오웰(Variowell), 하이브리드 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온메드(OnMed) 등 관련 기업들이 다수 이름을 올렸다.
디지털 헬스, 웰니스 분야는 주로 개인의 건강 정보를 다루기 때문에 개인화, 접근성, AI 기반 인텔리전스에 중점을 둔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앨리슨은 “AI 피부 분석 도구, 휠체어 친화적인 피트니스 트래킹, 비만과 같은 질환을 더 잘 치료할 수 있는 약물 등의 발전이 기대된다”며 “CES2025에서는 생명공학 기업들도 전통적인 디지털 헬스 전시업체와 함께 더 큰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고 했다.
CTA는 CES 기간 중 이틀간 ‘디지털 헬스 서밋’을 개최하며 별도의 디지털 헬스 컨퍼런스 트랙도 제공한다. 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 등 첨단 기술 기반의 새로운 돌파구가 마련되며 일반 대중의 일상생활까지 바뀌는 추세다.
디지털 헬스 부문은 33개 혁신상 부문 중 가장 많은 제품이 소개된 분야이기도 하다. 1차로 발표된 CES2025 수상작 중 총 43개가 디지털 헬스 부문에서 상을 받았다.
3. 모빌리티 & 산업 장비 및 기계 : 굴뚝 산업의 첨단 기술화
2021년 6월 처음 개장한 13만㎡ 규모의 초대형 전시장 ‘라스베이거스컨벤션센터(LVCC) 웨스트홀’에 마련되는 모빌리티, 산업 장비 및 기계 산업도 참가자들의 이목을 끌 전망이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의 약 3배에 달하는 공간에 존디어, 혼다, 브런스윅 등 글로벌 모빌리티, 농기계 기업들이 전시관을 마련했으며 전장부품 및 기술을 제공하는 현대모비스, 모빌아이, 아마존웹서비스(AWS), LG이노텍, 히어테크놀로지스 등 첨단 기술 기업도 LVCC 웨스트홀에서 만나볼 수 있다.
볼보(Volvo) 그룹의 마틴 룬스테트(Martin Lundstedt) 회장 겸 CEO가 기조연설을 맡았다는 점도 모빌리티 산업의 중요성을 상징한다. 볼보 그룹은 이번 기조연설에서 전기화, 연결성 강화, 자동화를 앞세운 차세대 모빌리티 혁신을 강조할 예정이다.
게리 샤피로(Gary Shapiro) CTA 회장은 “볼보 그룹은 트럭, 버스, 건설 장비, 해양 및 산업 솔루션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기술을 제공하며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볼보 그룹의 야심찬 전략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CES2025 혁신상 부문으로 산업 장비 및 기계(Industrial Equipment & Machinery) 부문이 신설, 추가됐다는 점도 모빌리티 산업의 중요성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중공업, 전통 산업 부문으로 여겨졌던 산업 장비, 기계 분야에도 첨단 기술이 활용되며 새로운 혁신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농업용 트랙터 콤바인 기업 쿠보타가 개발한 4륜 로봇 ‘KATR’은 고르지 않은 지형에서도 카고 데크를 평평하게 유지하는 안정성 제어 시스템으로 CES2025 최고혁신상을 수상, 모빌리티 분야의 거대한 혁신 잠재력을 재확인했다.
4. 에너지 전환 / 양자 기술 : 에너지 위기 해결에 미래 달렸다
에너지 전환 및 양자 기술은 에너지 위기 문제 해결이라는 관점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기술 산업 영역이다.
CTA 역시 이런 트렌드를 반영, CES2025의 새로운 화두로 에너지 전환과 양자 기술을 제시했다. 샤피로 회장은 “CES2025에서 다양한 에너지 솔루션을 탐구하는 핵심 에너지 전환 프로그램 트랙이 마련될 것”이라고 했다. 에너지 부족 사태 등으로 인한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는 것이다.
CTA는 또 ‘퀀텀 월드 콩그레스(QWC, Quantum World Congress)’와의 협력을 통해 CES2025에서 퀀텀 세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별도의 특별 세션을 통해 퀀텀 기술과 관련 첨단 기술의 빠른 발전을 강조한다는 것. 샤피로 회장은 “양자 기술은 비즈니스를 의미한다(Quantum Means Business)”고 강조하면서 “퀀텀 기술이 기술 산업의 미래를 어떻게 이끌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유키 쿠스미 파나소닉 CEO가 기조연설을 맡아 지속 가능한 에너지 솔루션과 순환 경제에 대한 비전을 발표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쿠스미 CEO는 ‘웰 인투 더 퓨처(WELL into the Future)’라는 주제로 파나소닉이 주도하는 최첨단 솔루션 개발 흐름을 강조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에너지 혁신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의 CTO인 버너 보겔스는 이와 관련, “중국에서는 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용량의 37%를 차지한다. 2028년에는 재생에너지가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42%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재생에너지만으로는 급증하는 에너지 수요를 충분히 빠르게 충족할 수 없다.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24시간 내내 지속적이고 모듈화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원자력이 유망한 솔루션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소형 모듈형 원자로(SMR)와 같은 최첨단 기술은 기존 원전보다 더 작고 유연하며 유지 관리와 운영이 쉽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아마존은 2024년 10월 첨단 원자로 업체 ‘X에너지(X-energy)’가 진행한 5억달러 규모 투자 라운드를 주도한 바 있다. 워싱턴주에 있는 에너지 기업 ‘에너지 노스웨스트’와 계약을 체결, 4개의 SMR 사업도 추진 중이다.
5. 지속 가능성 / 라이프 스타일 : Z세대 구매력 주목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하는 사회 문화적 기조,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과 관련한 산업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Z세대, 알파 세대 등 미래 소비자의 사고방식 및 행동 패턴을 반영한 흐름이기 때문이다.
CTA는 기술 접근성을 포함한 인간 안보 이니셔티브에 대해 UN과 협력하는 등 지속 가능성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CES2023 핵심 슬로건으로 ‘모두를 위한 휴먼 시큐리티(Human Security for All, HS4A)’를 제시한 바 있다. CES2024에서는 혁신상 부문 중 하나로 ‘인간안보’가 신설되기도 했다.
델타항공이 CES2025 기조연설을 진행하는 것은 라이프 스타일 산업 혁신과 밀접하다. 에드 바스티안(Ed Bastian) 델타항공 CEO가 사상 최초로 거대한 구(球) 형태의 공연 공간인 ‘스피어(Sphere)’에서 기조연설을 진행, 여행의 미래에 대한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바스티안 CEO는 “기술이라는 것은 매우 강력하지만, 진정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사람”이라며 “새로운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델타항공이 최첨단 기술을 통해 항공 산업의 향후 100년을 어떻게 이끌어갈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했다.
앨리슨에 따르면 실제로 이런 성향을 가진 글로벌 Z세대는 기술 지출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인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Z세대의 소비력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소비자 기술 지출의 약 33%가 소프트웨어, 서비스, 넷플릭스 같은 구독에 사용된다. Z세대의 생각, 행동 패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CTA는 이런 트렌드를 반영해 CES2025 혁신상 부문에 뷰티 및 퍼스널 케어(Beauty & Personal Care), 패션 테크(Fashion Tech), 반려동물 테크 및 동물 복지(Pet Tech & Animal Welfare)를 신설했다. 관련 분야 제품 출품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