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 R의 공포속 사무실 복귀 가속 : 해고·징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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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2024.08.06 19:20 PDT
미국 기업, R의 공포속 사무실 복귀 가속 : 해고·징계까지
뉴욕의 직장인들이 점심 도시락을 들고 맨헤튼 웨스트 사무실 단지로 돌아오고 있다. (출처 : Shutter stock )

[테크브리핑] 미국 경기침체? 기업들의 움직임은?
R의 공포에 미 기업들 '리턴 투 오피스(RTO)' 정책 전환
델타항공, 월마트 등 RTO 시행... 거부시 해고, 징계 등 고강도 조직개편
오피스 유동인구도 증가추세... 마이애미, 뉴욕 등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미국발 경기침체(Recession)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요동쳤습니다. 고용지표가 악화됐고, 경기 선행지표로 인식되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수축 영역으로 진입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소위 'R의 공포'를 체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오피스 출근 정책, 즉 '리턴 투 오피스(RTO)' 정책으로의 전환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많은 기업들은 리모트 근무나 출근과 재택근무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지원했습니다. 그러나 경기 변동에 따라 기업들이 다시 출근을 요구하는 정책으로 전환하는 것은 보다 즉각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위기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운영에 고삐를 당기겠다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이는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더 강력한 통제와 감독을 통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는데요. 또한, 직원들 간의 협업을 강화하고, 기업 문화를 회복시키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출처 : 오픈아트, 권순우 )

델타항공, 월마트 등 RTO 시행... 거부시 해고, 징계, 승진 불이익 등 고강도 조직개편

최근 IT대란으로 수십억 달러의 손실을 본 델타항공은 사무직 직원들에게 오피스 출근을 지시했는데요. 애틀랜타의 델타항공 소속 직원에 따르면 주 3회 출근과 재택을 병행했던 하이브리드 근무에서 주 4회 오피스 출근으로 재택근무 일수를 축소했습니다.

월마트는 가장 적극적으로 RTO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월마트는 지난 5월 아칸소주 벤턴빌 본사와 뉴저지주 호보켄,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 외곽 오피스 직원들에게 본사 전근 및 오피스 출근을 통보했습니다.

만약 전근을 할 수 없는 직원들은 조직개편 대상이라는 강력한 방침을 세웠는데요. 일부 직원들은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사무실 복귀 명령을 거부했고, 일부는 그만두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1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엄격한 RTO 정책을 시행하는 회사는 월마트뿐만이 아닙니다.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지난 달 300명의 직원을 해고한 후 몇 주가 지난 후에 여러 부서에 걸쳐 사무실 출근을 통보했습니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 역시 RTO 를 시행하기로 하고, 출근하지 않는 직원에 대해 '징계' 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컴퓨터 제조사 델(Dell) 역시 비슷한 조치를 취했는데요. 출근하지 않는 직원들은 '승진'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인력 컨설팅 회사인 뱀부 HR(Bamboo HR)의 지난 7월 설문 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최고 경영진은 직원들의 자발적인 이직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을 갖고 RTO를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기업의 '리턴 투 오피스' 정책 재개를 '변장된 해고(layoffs in disguise)'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델타항공 (출처 : Shutterstock)

오피스 유동인구도 증가추세... 마이애미, 뉴욕 등 팬데믹 이전 수준 회복

기업들의 RTO 재개 시그널을 확인할 수 있는 분야가 또 있습니다. 바로 상업용 부동산인데요. 팬데믹 이후 오피스 유동인구(Office foot traffic)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리서치 회사인 플레이서.AI(Placer.ai)가 지난달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사무실 유동인구는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의 72.2%에 도달했습니다. 이는 팬데믹 이후 최고 수준입니다. 68.3%를 기록했던 6월보다도 상당한 증가세를 보인 것입니다.

마이애미와 뉴욕 등 대도시는 2019년 7월 수준의 90%에 도달했으며, 플레이서가 추적한 11개 도시 모두 전년 대비 증가 추세를 보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약 1000개의 오피스 건물을 대상으로 이뤄졌습니다.

부동산정보를 제공하는 비스나우(Bisnow)는 건물주들이 기업의 '리턴 투 오피스' 트렌드를 반기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특히 금융 서비스 회사와 은행들이 올해 적극적으로 직원들에게 출근 정책을 강요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비스나우는 "이러한 변화가 미국 오피스 시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신중한 분석을 내놨는데요. 유동인구 비중이 늘어난다고 해서 공간 수요가 바로 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대부분의 사무실 리츠(REITs)와 부동산 업체들이 지난 2분기에 사무실 임대가 증가했다고 보고했는데요. 오피스 공실률은 여전히 늘고 있지만 늘어나는 속도는 느려지고 있다고 비스나우는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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