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실리콘밸리는 ‘맞춤형 두뇌'가진 아기 만든다
[AI 비즈니스 혁명] '유전자 최적화'
뉴클리어스 지노믹스 등 IQ 예측 서비스 제공... 최대 5만 달러 비용
테크 기업 CEO 등 아이비리그 출신 배우자 맞선 중매도 인기
실리콘밸리 특유의 능력주의 문화를 배경... "AI 뛰어넘는 인간 열망"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이 격화되는 실리콘밸리에서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배아 단계에서 유전자를 골라 ‘맞춤형 두뇌’를 설계하는 시대가 열렸다. 아이의 지능과 성향까지 ‘입맛대로’ 정하려는 움직임은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명분과 함께 조심스레 확산 중이다.
실리콘밸리에서 '더 똑똑한 아기'를 낳기 위한 시도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부 테크 업계 인사들은 수만 달러를 들여 배아 유전자 검사를 받고, 지능이 높은 맞선 상대를 찾는 데 거액을 쓰고 있다.
실제 아이큐(IQ) 예측 서비스는 실리콘밸리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유전자 분석 스타트업 ‘뉴클리어스 지노믹스(Nucleus Genomics)'와 '헤라사이트(Herasight)'는 체외수정(IVF) 과정에서 사용할 배아를 선택할 때 유전 검사 기반 IQ 예측치를 제공하고 있다. 뉴클리어스 서비스 가격은 약 6000달러, 헤라사이트는 최대 5만 달러에 달한다. 키안 사데기 뉴클리어스 창업자는 "실리콘밸리는 IQ를 사랑한다"며 "미국 일반 부모들과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출산 장려 운동(pronatalist movement)’을 주도하는 시몬·말콤 콜린스 부부는 네 명의 자녀를 모두 IVF로 낳았고, 헤라사이트 검사를 거쳤다. 이들은 암 발병 위험이 낮은 배아를 선택했지만 “지능이 99백분위수”라는 결과에도 만족했다. 시몬 콜린스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유전적으로 야망을 측정하는 검사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배아 유전 검사를 최초로 제공한 업체 중 하나인 지노믹 프레딕션(Genomic Prediction)의 공동 창업자 스티븐 슈는 "슈퍼 부유층이나 지능에 집착하는 합리주의자 집단은 배아 선택 기준 중 하나로 IQ 점수를 알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일부는 결혼 상대를 찾을 때도 '두뇌 수준'을 고려한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전통적인 방식의 중매도 지능이 높은 2세를 겨냥하고 있다. 고급 매칭 서비스 운영자인 제니퍼 도넬리는 "고객 중에 테크 CEO가 많은데 모두 아이비리그 출신의 배우자를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 50만달러를 보수로 받는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