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름 3.6m 터널로 2분만에 ‘슝’...LVCC 루프 타보니

3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2022 현장. 올해 처음 선보인 ‘LVCC 루프(Loop)’에서 테슬라 모델X 차량에 탑승하자 운전자가 건넨 말이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모델X가 미끄러지듯 스르륵 움직여 지하차도 입구로 내려갔다. 1차선만 있는 진입로와 달리 지하차도 내부는 2차선으로 나뉘어 있었다. 갈림길에서 우측 길(하행)로 접어들자 드디어 원형 터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원형 터널의 지름은 3.6미터. 주행로 부분의 폭은 더 좁아 테슬라 차량 한 대가 겨우 들어갈 만한 크기다. 터널 내부를 둘러보며 감탄하는 찰라 반대편에 터널 출구가 보이기 시작했다.

“LVCC 센트럴 스테이션에 도착했습니다.”

LVCC 웨스트 스테이션에서 탑승한 후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단 2분에 불과했다.

LVCC 루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창업한 보링 컴퍼니가 만든 지하 이동수단이다. CES 주요 전시 장소인 LVCC 웨스트홀, 센트럴홀, 사우스홀에 각각 스테이션이 마련돼 있으며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LVCC 웨스트 스테이션에서는 지상에서 테슬라X 혹은 테슬라Y에 바로 탑승할 수 있다. LVCC 센트럴 스테이션에서 LVCC루프를 이용하려면 지상 입구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가야 한다.

스테이션과 다른 스테이션을 연결하는 터널의 길이는 약 2.73km. CES 주최 측인 CTA(전미소비자기술협회)에 따르면 테슬라 차량 62대가 CES 기간 동안 운행된다. 시간당 4400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LVCC 루프를 직접 이용해본 결과 특별한 ‘와우’ 이펙트는 없었다. 탑승 시간이 짧고, 탑승 경험 자체가 지하 터널을 달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오토파일럿, FSD 등 테슬라 자율주행 시스템을 활용해 이동한다면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겠으나 네바다주는 동승자가 있을 경우 자율주행 시스템을 이용할 수 없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요약하면 승차 공유 서비스 ‘우버‘를 타는 경험과 비슷했다.

그러나 효용 면에서 보면 매우 유용한 이동수단임에 틀림없었다. 붐비는 CES 행사 기간 지상에서 차로 이동할 경우 40분 넘게 걸리는 거리를 5분 만에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LVCC 루프가 라스베이거스 전역으로 확장할 경우 다른 차원의 이동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는 이 터널을 라스베이거스 전체로 확장해 운영하자고 제안했고, 시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터널이 완공되면 약 47km 길이의 터널과 51개의 정류장을 라스베이거스 전역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베이거스 루프는 시간당 최대 5만7000명의 승객을 운송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베이거스루프는 유료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