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곳에 있는 AI… Gen-AI 시대를 사는 법
[뷰스레터플러스]
AI로 내가 주인공인 소설이 뚝딱!
챗GPT가 유발하는 3대 파괴적 혁신 분야
빅테크도 빠르게 움직인다
뷰스레터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박원익입니다.
“모든 비즈니스는 AI로 통한다”
저는 최근 다양한 취재 현장에서 AI(인공지능) 기술 적용 및 발전 사례를 눈으로 목격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초 뉴욕 맨해튼에서 진행된 구글의 AI 시연부터 11월 말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아마존웹서비스(AWS) 리인벤트, 11월 30일 등장해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대화형 AI 애플리케이션 ‘ChatGPT(챗GPT)’, 올해 1월 초 개최된 CES 2023과 1월 중순에 뉴욕에서 열린 세계 최대 리테일 전시회 ‘NRF 2023’까지.
일련의 주요 이벤트를 현장에서 커버한 한국인은 저밖에 없을 것이란 자부심도 가질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생성형 AI(Generative AI, 이하 Gen-AI)’의 폭발적 성장은 제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습니다. 2개월 만에 2년의 발전을 본 것 같습니다. AI가 ‘비교적’ 제대로 된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해 내는 수준에 이른 것입니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OpenAI)의 설립자이자 총괄 과학자인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는 “대규모 AI(인공신경망)는 의식을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기술은 주어진 데이터를 학습하는 걸 넘어 실제 인간처럼 일부 창조적인 일을 해낼 수 있게 됐습니다.
Gen-AI 기술을 활용한 마케팅 콘텐츠 생성기(Jasper), 텍스트 기반 음악 생성기(MusicLM)는 물론이고 이성을 유혹하기 위한 플러팅 서비스(YourMove)까지 등장했습니다. Gen-AI 시대, 거대한 Gen-AI의 물결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하면 좋을까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AI로 내가 주인공인 소설이 뚝딱
실리콘밸리 전문가들은 거대한 Gen-AI 웨이브에 올라타는 사례가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트렌드를 이끄는 밴드왜건(편승)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최근 주가가 급등한 미디어 기업 버즈피드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Gen-AI 물결에 적시에 올라타 곧바로 효과를 본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나 페레티(Jonah Peretti) 버즈피드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6일(현지시각) 전 직원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통해 “향후 3년 동안 디지털 미디어의 미래는 크리에이터와 AI(인공지능), 두 가지 주요 트렌드로 정의될 것”이라며 오픈AI와의 협업 사실을 밝혔습니다.
버즈피드는 사용자가 퀴즈에 대한 답을 입력하면 해당 사용자를 주인공으로 자동 생성된 짧은 로맨틱 코미디를 제공한다는 계획입니다. 이 소식이 전해진 최근 5일간 버즈피드의 주가는 325.27% 급등했습니다.
이미지 생성 모델 ‘스테이블 디퓨전’을 활용한 렌사(Lensa, 법인명 Prisma Labs) AI가 20일만에 12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벌어들이며 스노우 등 후발주자들을 뛰어들게 만든 것처럼 버즈피드 사례 역시 Gen-AI 붐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챗GPT가 유발하는 3대 ‘파괴적 혁신’
모든 신기술이 그렇듯 텍스트 기반 Gen-AI 애플리케이션 대표주자인 챗GPT 역시 여러 문제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Gen-AI가 큰 관심과 기대를 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련 기술 및 결과물에 한계가 없는 건 아니니까요.
대표적인 게 AI를 활용해 만든 콘텐츠의 진위 여부를 가리기 힘들다는 우려입니다. 실제로 AI가 만든 논문 초록을 가지고 실험을 해봤더니 과학자들이 가짜 과학 논문 초록을 구별하지 못해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챗GPT가 가짜 뉴스, 정보를 생성할 경우 여론을 오도하거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딥러닝 대부 얀 르쿤(Yann LeCun) 메타(페이스북 모회사) AI 수석과학자는 “현존하는 다른 어떤 AI 모델보다 챗GPT가 훨씬 앞서 있으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새롭고 혁신적이라는 인식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소설 등 순수 창작물이 아닌 정보를 다루는 영역, 논픽션 분야에서 챗GPT 같은 생성 모델을 사용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입니다.
빅테크도 Gen-AI 러시
Gen-AI는 오픈AI, 재스퍼, 렌사, 버즈피드 같은 스타트업 생태계만의 이야기일까요? 물론 아닙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전면에 나서지 않고, 최대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빅테크는 사회적 영향력과 책임이 크기 때문에 자칫 잘못해 비난의 화살이 집중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실제로 메타의 대형언어모델 ‘갤럭티카(Galactica)’의 경우 지난 11월 공개한 지 사흘 만에 일반 데모를 중지하기도 했습니다. AI가 만들어낸 부정확한 정보가 논란을 일으킨 탓입니다.
빅테크 기업들은 그러나 AI가 클라우드 서비스(컴퓨팅 자원 대여)에 적용되면 얼마나 큰 비즈니스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최근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하고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 애저(Azure)에 챗GPT를 통합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 역시 최근 대규모 감원 결정 사실을 밝힌 회사 블로그에 “AI 분야에서의 기회를 완전히 포착하려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AI 분야 투자에 모든 회사의 자원을 집중하겠다는 선포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생성 AI 기술 및 애플리케이션에 관한 논란이 나오는 것과 거의 동시에 새로운 해결책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크리스토퍼 매닝 스탠퍼드대 교수가 이끄는 팀이 발표한 ‘디텍트GPT(DetectGPT)’ 연구가 대표적입니다. 주어진 문장의 단어를 교체해 여러 개의 변형된 문장을 만든 후 변형된 문장과 원본 문장의 가능도(likelihood)를 기준으로 사람이 쓴 것인지 AI가 쓴 것인지 판별하는 방식입니다. AI가 만든 거짓 정보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구별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하정우 네이버 AI LAB 연구소장에 따르면 연구팀은 곡선 형태가 들쭉날쭉할 경우 사람이 쓴 것, 음의 곡률(negative curvature)을 나타내면 AI가 쓴 것으로 가정한다고 합니다.
중요한 건 누군가가 “저건 안 돼”, “문제야”, “내가 ~했제, ~그랬제”라고 말하는 사이 다른 누군가는 도전하고 문제를 발견하며 새로운 해결책을 찾으려 시도하고 있다는 점 아닐까요? 실패하고 넘어지더라도 결국 행동하는 이들이 승리한다고 역사는 말하고 있습니다.
더밀크는 독자 여러분들의 도전과 실패, 혁신을 응원합니다. 현명한 판단에 도움을 드릴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뉴욕에서
더밀크 박원익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