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확인한 모빌리티 시장... "올해 혁신 기술 상용화, 거대한 변화 시작"
[오피니언: 정구민 국민대전자공학부 교수]
CES2024 전시 모빌리티 기업, 전기차-자율주행-SDV-인공지능 주요 화두로
2024년 차세대 전기차-자율주행-SDV 전환 상용화 진행되는 첫 해
전기차-자율주행-SDV 전환, 업계엔 부담... 혁신, 현실에 대해 냉정하게 분석해야
모빌리티 분야는 어느덧 CES의 최고 관심 분야로 떠올랐다. 코로나19 이후 이동이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올해에는 인공지능에 모든 관심이 쏠리기는 했지만, 개별 산업군에서는 여전히 모빌리티 분야가 큰 관심을 받았다.
CES 2024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모빌리티 기업들이 전기차-자율주행-소프트웨어정의자동차(SDV)-인공지능-모빌리티 확산을 주제로 관련 기술과 비전을 선보였다.
2024년 모빌리티 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2024년은 모빌리티 시장 전환에 중요한 해이다. 차세대 전기차-자율주행-SDV 전환에 노력해 온 주요 자동차 사의 상용화가 처음으로 진행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CES2024에 전시된 벤츠의 콘셉트 CLA 클래스는 2024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자율주행에서는 벤츠 콘셉트 CLA 클래스 상용화와 함께 자율주행 트럭 상용화가 이슈가 된다. CES 2024에서도 코디악, 가틱, 오로라의 자율주행 트럭 관련 기술이 전시되면서 물류 시장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차량용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점도 특징이다. CES2024에서도 SDV 전환을 위해서 포티투닷, 아마존, 벡터, 디스페이스(dSPACE), 안시스 등 관련 업체들의 전시가 크게 늘었다.
서비스 기반 차량과 전기차 공장에 대한 이슈도 중요하다. 기아 PBV는 서비스를 위한 차량이라는 특성과 함께 차량-생산 기술 융합 측면에서도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최근 후발 국가들에서 보여지는 전기차 생산 노력과 전기차 공장 유치 노력도 시사점이 된다. 베트남 빈패스트, 터기 토그 등 후발 국가들의 전기차 생산 노력과 함께 인도, 사우디, UAE, 싱가포르 등 전기차 공장 확산 추세도 늘어나고 있다.
인공지능의 응용분야 측면에서도 모빌리티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CES 2024에서도 현대, 벤츠, BMW,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사들이 일제히 거대언어모델(LLM)의 도입을 선언했다. 거대언어모델은 회사에 따라 2024년부터 상용화가 시작된다. LLM은 SDV 및 차량 서비스와 맞물리며 자동차사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생활 공간으로 바뀌어 가는 차량 실내 공간에서 IT 및 가전기기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CES 2024에서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관련 전시가 크게 늘어났다.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시장도 큰 변화가 온다. 2024년에는 주요 UAM 업체들의 상용화가 가시화된다. 우리나라에서도 SKT가 조비 기체로 시범 비행을 하게 된다. 현대의 슈퍼널은 미국에서 올해부터 테스트 비행을 시작할 계획이다.
선박에서도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친환경 전기추진선박의 상용화 추세와 함께 대형 친환경 선박을 위한 수소선박에 대한 연구개발이 계속된다. 또한, 자동차 기술의 확산으로 부품과 소프트웨어가 업그레이드 되는 추세도 나타나고 있다.
CES 2024서 확인한 모빌리티 시장 주요 이슈는?
CES 2024 전시에서 모빌리티 시장 주요 이슈는 친환경-자율주행-SDV-인공지능-모빌리티 확산의 5개 키워드를 핵심 키워드로 들 수 있다. 지난 9월 독일 모빌리티쇼 IAA 2023에서는 전기차-자율주행-SDV가 핵심이슈였다. IAA 2023에서는 중국 전기차의 유럽 진출이 유럽 자동차사들에게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CES 2024에서는 기존 전기차 이슈에 수소 동력 이슈가 추가되었다. 다만, 몇 년 전에 있었던 전기차와 수소차의 경쟁과는 약간 다른 양상이다.
승객용 차량은 전기차가 주요 이슈가 되고 있고, 수소 동력은 대형 모빌리티 위주로 고려되는 상황이다. 전기차에서는 GM, 포드, 스텔란티스의 불참에도 불구하고, 벤츠, 기아, BMW, 혼다 등 관련 업체들의 전시가 이어졌다.
벤츠의 콘셉트 CLA 클래스는 1회 충전거리 750km의 고성능 전기차량이다. 벤츠의 차량을 비롯해서 최근에는 효율을 높이는 실리콘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 재활용 관련으로도 SK, 포엔, 토트를 비롯해서 많은 전시가 있었다.
전기선박-전기 UAM 등 전기차 기술의 확산도 주목해 볼 점이다. CES 2024에서는 보쉬, 현대, SK 등 여러 회사들이 수소 관련 기술을 새롭게 발표했다. 2023년 10월 미국 정부가 클린 수소 허브 구축에 7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하면서, 주요 업체들의 기술 개발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자율주행 시장에서도 2024년은 큰 변화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전기차-자율주행-SDV를 통합한 주요 자동차사의 본격적인 양산이 시작된다. 테슬라 차량처럼 고성능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자율주행 시장 발전의 기반이 된다.
모빌아이-엔비디아-퀄컴의 프로세서 경쟁과 루미나-이노비즈-허사이 등의 라이다 센서 경쟁도 자율주행 시장의 본격적인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 CES 2024에서는 모빌아이의 프로세서-라이다-레이더-카메라 통합 노력이 전시됐고, 루미나가 2024년 벤츠와 볼보 상용화를 발표하면서 폴스타, 코디악, 가틱, AMG 등과의 협력 확대도 선언했다.
SDV 관련 전시도 크게 늘어났다. 현대차와 포티투닷은 SDV 플랫폼을 2026년까지 완료하겠다고 발표했다. 벤츠 2024년, 폭스바겐 2026년으로 예고된 상황에서 현대차의 로드맵도 가시화된 상황이다. 벤츠 플랫폼 개발에 협력하는 벡터를 비롯해서, 콘티넨탈 자회사인 EB, 독일의 SW 플랫폼 및 테스팅 전문업체 디베이스(dSPACE) 등의 전시도 눈에 들어왔다.
인공지능의 확산도 큰 이슈였다. 운전을 해야 하는 자동차에서 음성인식과 대화는 매우 중요하다. 이 때문에 LLM을 통한 음성인식비서의 고도화는 자동차사들에게 시급한 과제가 됐다.
CES 2024에서는 현대-포티투닷, 벤츠-구글, BMW-아마존, 폭스바겐-오픈 AI 등 LLM 적용 발표가 있었으며, 회사별로 협력과 개발 양상도 복잡해지고 있다. 아마존 관계자는 현장에서 "더 좋은 LLM이 미래 자동차의 경쟁력이 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장의 목소리처럼 모빌리티 분야에 있어 LLM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모빌리티의 확산도 중요한 이슈이다. 브런즈윅의 전기추진선박, 캐터필러-존디어-HD현대-두산 등 주요 중장비, 건설기계, 농기계 업체들은 일제히 전기동력전환을 선언했다. 실제로 많은 나라에서 친환경 이슈로 전기 동력 장비로의 전환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현대의 슈퍼널은 전기동력 UAM을 전시하기도 했다. 슈퍼널의 S-A2 기체는 2024년부터 테스트 비행을 시작해서 2028년 상용화 예정이다.
CES2024가 준 시사점은?
모빌리티 시장에서도 혁신과 현실에 대한 냉정한 분석이 필요하다. 전기차-자율주행-SDV의 전환은 기존 자동차사에게는 큰 부담이다. CES 2024에는 GM, 포드, 스텔란티스가 불참했다. 예년 CES에서 발표했던 혁신의 비전과는 달리 실제 전기차 시장에서 고전하는 측면도 있다.
실제 픽업 전기차 트럭이 충전 시간문제로 사용성에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포드의 F-150은 11시간 충전에 300마일을 달릴 수 있다. CES 2023에서 2024년 레벨 4 수준의 라이다 양산을 발표했던 보쉬는 2023년 8월 라이다 개발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세계 1위의 부품업체도 따라가기 어려운 시장의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CES 2024에는 여러 기업들의 다양한 미래 비전이 발표되었다. 기술적으로는 친환경-자율주행-SDV-인공지능-모빌리티 확산 등이 핵심 이슈였다.
현대-기아 관련 전시의 전시장이 최대 규모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에서도 관련 전시에 많은 노력을 쏟았다. 모트렉스, 에스오에스랩, 스마트레이더시스템, 대영채비, 엠씨넥스, 뷰런, 에티포스, 브이에스아이, 포엔, 모빈 등 우리나라의 스타트업과 중소, 중견기업들도 주목할만한 전시를 선보였다. 앞으로 많은 변화를 예고하고 있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우리나라 관련 기업들의 좋은 성과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