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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술이 글로벌 기술 분야뿐 아니라 비즈니스·교육·문화예술 현장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세계 최대 기술·문화예술 융합 이벤트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2025’에 다녀왔다.생성 AI가 기사를 쓰고 예술 작품을 창작하며 심지어 인간 감정을 이해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지금, ‘인간적’이란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그곳 현장 취재를 하며 끊이지 않은 생각이다. AI 시대의 인간성은 무엇으로 남을까?
손재권 2025.03.17 02:22 PDT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그 열풍이 처음 불기 시작할 때 그랬던 것처럼 빠르게 식어버렸다. 메타버스 관련 산업이 쇠할 데로 쇠하고 그 자리를 챗GPT를 비롯한 생성형 AI가 대신한다고 느끼는 인식도 팽배하다. 하지만 CES2024 현장에서 보이는 시그널은 달랐다. 관심이 한창 최고조에 있던 때와 비교해 참가 기업의 수는 크게 줄지 않았고, 기업들이 가져온 제품과 기술은 더 발전했으며 전시장은 참관객들로 붐볐다. 바깥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관심은 줄었고 언론의 조명도 사라졌지만 진짜 시장은 여전히 진화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메타버스 시장은 아직 본격적으로 개화한 적이 없다.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원격 상호작용에 대해 관심이 갑작스럽게 폭증하면서 덜 무르익은 디지털 가상 세계에 쏠렸고, 그것이 메타버스의 미래로 비친 적은 있었다. 팬데믹 종식 후 모든 것들이 정상화되면서 그 관심과 니즈가 사라졌을 뿐, 여전히 세상은 메타버스 시장의 개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CES2024에서는 메타버스 시장이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열리게 될지 엿볼 수 있는 시그널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엇다.
최형욱 2024.01.20 15:30 PDT
올해 CES 2024의 슬로건은 ‘All Together, All On’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많은 난제를 모두 함께 기술 혁신으로 해결하자는 의미다. CES의 주관기관인 CTA(전미소비자기술협회)는 슬로건을 통해 CES라는 지구촌 최대의 기술전시회가 추구하는 정신과 철학을 담고 있다. 우리는 슬로건이라 하면 의례적 수사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CES는 다르다. CES 혁신상 선정이나 CTA가 제시하는 미래 트렌드의 기반이 되는 중요한 핵심 개념으로 세심히 연구할 필요가 있다.CES 2024의 슬로건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작년 CES 2023에서 핵심 슬로건으로 제시된 ’모두를 위한 휴먼 시큐리티(Human Security for All, HS4A)’를 이해해야 한다. 미디어에서 ‘휴먼 시큐리티’를 ‘인간 안보’ 또는 ‘인류 안보’라 번역되어 의미가 제대로 마음에 와 닿지도 않고 그다지 큰 주목도 받지 못했다. 작년은 물론 올해 CES 2024에서도 CES 2023 슬로건 ‘HS4A’는 더욱 중요해지고 맥맥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잡고 있어 그 정확한 이해가 매우 중요하다. '휴먼 시큐리티'란 1994년 UN이 최초로 도입한 개념으로 식량, 의료, 경제, 환경, 개인, 공동체, 정치적 자유 등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7가지 분야의 심각한 위협으로부터 인류를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을 의미한다. HS4A는 일부의 기득권층이나 엘리트 계층만이 아니라 인류 모두를 위해 기술 혁신을 통해 ‘휴먼 시큐리티’를 이루어내자고 강조하고 있다. 즉, 기술 혁신을 통해 인류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 인류가 지향하고 있는 비전을 실현하고자 한다는 뜻이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작년 10월 한국에 방문하여 ‘모두를 위한 휴먼 시큐리티’를 거듭 강조하며 CES에서 제시하는 혁신 기술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다음 세대에 더 나은 미래를 주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미‧중 갈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신냉전 시대가 전개되고 기후 위기는 악화일로다. 이에 따라 세계인이 현실과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세계 평화와 인류 공영, 미래의 지속가능성을 염원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의적절한 방향제시다. 올해는 여기에 기술역량을 의미하는 ‘기술에의 접근’이 추가되어 8가지의 분야에서의 ‘휴먼 시큐리티’를 지키기 위해서 새로운 기술혁신이 필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굳이 번역한다면 ‘인류 안보’가 좀 더 본의에 가깝다고 하겠다.
주영섭 2024.01.20 06:44 PDT
미 라스베이거스에서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펼쳐진 세계 최대 기술 전시회 CES2024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개인적으로는 12번째 CES 현장 취재였는데 그 어느해보다 큰 혁명적 변화를 목격할 수 있었다.9일 본격적인 쇼가 시작되기 전에 많은 전문가들과 현지 언론에서도 인공지능(AI)이 쇼를 지배할 것으로 예상했다.뚜껑을 열어보니 실제로도 AI 가 2024년 이후 비즈니스의 모든 것이며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드는 것이 기술의 목적임을 가감없이 드러냈다.AI 외에 모빌리티, 디지털 헬스, 스마트 홈, 메타버스, 로봇 등의 카테고리도 중요한 기술 흐름이었지만AI는 이 모든 것을 초월하는 ‘메가 트렌드’ 임이 증명된 것이다. 실제 삼성전자, LG전자, 현대기아차, 소니, 벤츠, 지멘스, 보쉬, HD현대, SK, 두산, 롯데, 존 디어 등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인공지능을 탑재한 TV와 자동차를 경쟁적으로 선보였을 뿐 아니라 사내 업무 과정도 모두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 비즈니스 중심에 놓겠다고 선언했다. 예외는 없었다.현장에 등장한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신유열 롯데그룹 전무 등도 임원들과 기자들의 취재로 인해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절박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이번 CES2024의 또 다른 특징은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한국 기업과 기업인들은 역동성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잠정 집계에 따르면 CES 2024에는 한국에서 약900개 가까운 기업(스타트업 포함)이 참가했다. 참관객도 1만3000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장에서 ‘프리뷰쇼’ ‘서울이노베이션포럼’ 등과 같은 VIP 네트워크 이벤트도 활발히 진행됐다. 위기 속에서 새 비즈니스 기회를 찾고자 한 것이다.하지만 전시장 곳곳에서 한국인을 볼 수 있다 보니 일각에서는 “마치 코엑스 같았다”고 평가도 있었다.실제로 각국의 스타트업이 전시하는 유레카 파크는 전체 전시면적의 25% 가 넘게 한국의 각 정부 기관과 지방자치단체, 대학에서 출품한 한국 관련 전시였다.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한 전시인지 ‘기관 홍보’를 위한 전시인지 판단하기 힘든 사례도 있었다. CES에서 본 이른바 ‘K-버블’ 현상이다. K-버블은 실체 없는 ‘거품’을 뜻하기도 하지만 ‘필터 버블’ , 즉 정보가 필터링 돼 특정 이용자에게만 도달하는 현상을 말하기도 한다.미국까지 힘들게 왔지만 CES에만 갇혀 있는 나머지 각 기업의 메시지가 미국에 전달되지 않고 CES에 온 한국인들에게만 정보가 도달하고 있는 것이다.CES 현장에온 약 13만명의 글로벌 미디어나 비즈니스 리더들이 CES에 온 한국의 양적 확대 만큼 얼마나 한국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주목했는지 보면 회의적이다. 글로벌 진출을 위해 전시회에 왔다고 하면서 지속적인 해외 네트워크 확보와 글로벌 진출 전략 없이 해외 세일즈, 마케팅, 투자유치 등 핵심을 외부인에게 의존하려는 악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한국 대중소 기업, 스타트업의 글로벌화, 미국 진출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러나 미국에서 한국을 보면 일부 대기업 외에는 존재감을 나타내기 힘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CES에서 한국 기업과 스타트업의 미디어 커버리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미국인들이나 기자들에게 물어보면 “잘 몰라서. 정보가 없어서”란 이유가 많다. CES에 왔음에도 기존 국내 언론에만 보도를 의존하는 기업이나 기관이 대다수다.CES 전시 자체가 ‘낭비’는 아닐 것이다.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은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안간힘이다. 그러나 낭비적 행동은 문제다. 무대 설치에 과도한 비용을 들이는 것에 비해 실질적 네트워크 확보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글로벌 무대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해외 언론과 비즈니스 리더들에 노출할 수 있는 치밀한 실행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낀 CES2024 였다.
손재권 2024.01.14 15:59 PDT
더밀크 독자 여러분 갑진년(甲辰年), 청룡의 해, 2024년이 왔습니다. 청룡의 기상으로 국운도 부상하고 대한민국 각 기업과 개인도 위기를 이겨내는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2024년을 앞둔 대내외 정치 경제, 산업의 상황은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어서 용이 비상하기도 전에 좌초될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상 ‘전쟁’ 상황인 미,중 갈등이 대변하는 지정학적 분열은 더 심화되고 있기 때문입니다.치솟은 물가상승과 고금리로 인해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인이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에너지, 식량 위기는 계속되고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 재해 피해도 갈수록 규모가 커집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펼쳐진 위기는 해결될 단초가 보이지 않습니다.2024년은 이 위기가 영구적 상황이 될지, 전세계가 힘을 합쳐 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지 가르는 분수령이 되는 해가 될 것입니다. 2024년은 한국, 미국, 인도, 러시아, 대만 등 40여개국에서 40억명이 선거를 하는 ‘슈퍼 선거의 해’ 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는 미래 세대를 위한 '리더십'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입니다. 세계 각국은 갈등등을 조장하면서 특정 세력의 이익에 복무하는 세력이 아닌 글로벌 ’복합 위기’를 돌파해야 할 리더십을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손재권 2023.12.31 16:50 PD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