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앱이 사라진다... AI 에이전트는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는가?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AI 에이전트가 배달앱 서비스 도어대시와 같은 소비자 앱 산업의 몰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플랫폼 중개자' 모델을 중심으로 구축된 디지털 경제가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변화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중개자 교체가 아니라, 가치 창출과 수익 모델의 근본적 재구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목된다. 오픈AI는 지난 1월 AI 에이전트인 '오퍼레이터'를 공개했다. 실리콘밸리 테크 미디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현재 도어대시, 이베이, 인스타카트, 우버 등이 오퍼레이터에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아직 '오퍼레이터'의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잠재력은 이미 증명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어도비의 통계에 따르면 생성AI 앱에서 소매업체 사이트로 유입되는 트래픽은 유료 검색 광고나 이메일 마케팅과 비교하면 아직 미미하지만 성장률은 가파르다. 미국 소비자 5000명 대상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39%가 생성AI를 이용해 온라인 쇼핑을 위한 상품을 추천 받거나, 쇼핑 목록 작성 등을 수행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AI에이전트는 사용자의 웹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 자동화하는 것으로 구직 신청이나 건강보험 네트워크에서 나에게 맞는 의사를 찾는 등 다양한 역할을 자동화한다.디인포메이션은 "챗GPT의 빠른 성장으로 인해 오픈AI는 웹사이트 운영자나 소매업체를 대상으로 오퍼레이터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한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많은 소매업체들은 이미 오픈AI의 AI 모델을 활용, 내부나 소비자 대상 앱에서 고객 지원 자동화, 맞춤형 상품 추천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다. 오픈AI는 기업들이 금융 분석, 고객 서비스 등을 수행하는 AI 봇 구축을 위한 또 다른 에이전트인 '리스폰스 API(Responses API)'를 출시했다. 리스폰스 API는 기업이 웹 검색을 수행하고, 회사 파일 등을 스캔하면서 웹사이트를 탐색할 수 있는 기술이다. 또 복잡한 연구 작업 수행이 가능한 '딥리서치(Deep Research)'를 공개하기도 했다.오픈AI 외에도 앤트로픽, 구글, 퍼플렉시티 등 인공지능 기업들은 '에이전트' 기술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기존 '모바일' 생태계에서 탄생한 온라인 플랫폼 기업들은 AI 에이전트 등장에 관망하는 자세나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오퍼레이터와 같은 에이전트 기술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상황. 에이전트 기술이 위협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회로도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전개되는 상황은 복잡하다. 디인포메이션은 "이러한 변화가 다양한 웹사이트 운영자에게 미칠 영향은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며 "이 기술이 더 정교해진다면, 사람들은 특정 기업의 앱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즉, 앱이 사라지고 중계 플랫폼 회사들은 '데이터 제공자'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도어대시가 대표적이다. 배달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도어대시는 레스토랑 광고가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그러나 사용자가 도어대시 앱을 직접 열지 않는다면 광고 가치가 감소하거나 사라질 수 있다. 디인포메이션은 "우버, 인스타카드 등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기업들도 광고 기반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들도 오픈AI의 오퍼레이터 출시에 맞춰 초기 협력사로 참여했다. 웹 브라우징 에이전트가 본격 자리 잡는다면 이들 기업 모두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