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벌의 시대’는 끝나는가... 미국 대학 위기가 한국에 던지는 질문
놀랍게도 미국에는 지금 문닫는 대학이 많다. 특히 위스콘신 주 애슐랜드에 지난 1892년에 문을 연 노스랜드 칼리지(Northland College)가 133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교를 발표, 지역 사회에 큰 충격을 줬다. 이사회는 재정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1,200만 달러 모금 캠페인을 벌였지만 실패했다. 폐교 시점에 재학생은 350명에 불과했고, 학교는 이미 8년째 적자를 이어오며 전체 전공의 75% 이상을 없애버린 상태였다. 사우스캐롤라이나의 라임스톤 대학교(Limestone University), 노틀담 칼리지(Notre Dame College)도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지난 2024년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5년간 최악의 시나리오에서 연간 80개 대학이 폐교할 수 있다. 즉, 현재 나타난 미국 대학 폐교 트렌드가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의 신호라는 것이다. 지금 미국 대학의 모든 변화의 처음과 끝을 ‘AI 발전 탓’으로 생각하는 흐름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취업률이 낮아지고 있고 학제에도 큰 변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미국 고등교육계의 풍경은 ‘상아탑의 위기’라는 해묵은 수식어로는 부족할 만큼 처절하다. 수백 년 역사의 사립대가 문을 닫고, 다른 한편에서는 하버드 졸업장의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단순한 경기 침체의 여파가 아니다. 세계 주요 국가에 불어닥친 ① 학령인구 급감, ② 대학 재정 구조의 파탄 ③ 그리고 ‘학위’라는 상품의 가치 하락이 맞물린 구조적 붕괴다. 여기에 AI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대학의 존재 이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그야말로 미국 대학에 퍼펙트 스톰이 몰려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