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해커에 마비된 라스베이거스 ②모더나, AI로 암백신 개발 ③로블록스의 AI 올인
[테크브리핑]
① 라스베이거스 비상사태, 10분 전화로 뚫렸다
② 모더나, mRNA 암 백신 개발에 AI 활용
③ 로블록스가 AI 서비스∙크리에이터 수익 다각화 쏟아낸 이유
해커에 점령된 라스베이거스… MGM 이어 시저스도 당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이 해커들의 집중 공격으로 멈춰섰습니다.
13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더버지 등에 따르면 대형 호텔 및 카지노 시저스(Caesars)는 최근 사이버 공격을 받아 해커들이 요구한 3000만달러(약 400억원) 중 절반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커들은 불법으로 취득한 사용자 데이터를 유출하겠다며 돈을 요구했습니다.
해커들은 스캐터드스파이더(Scattered Spider) 조직 소속으로, 다단계 인증을 우회하기 위해 라스베이거스 호텔의 IT 관계자에 대한 정보를 소셜미디어에서 얻고 그를 사칭해 관련 직원이 악성 웹사이트 방문이나 시스템 로그인 비밀번호 변경을 유도하는 '전통적 해킹' 수법을 이용했습니다. 이들은 원격으로 악성코드를 실행했으며 공격 시작 후 5시간 이내에 시스템에 침투, 8일 동안 탐지를 회피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저스는 관련 규정에 따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해킹 사실을 공시할 예정입니다.
시저스에 앞서 지난 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최대 리조트 운영사인 MGM도 산하 호텔 보안 시스템에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이번 사고로 내부 시스템 일부가 마비, 슬롯머신과 입출금기기(ATM), 스포츠베팅 키오스크 등 운영이 중단됐고 투숙객들은 호텔 키카드 먹통으로 방에 들어가지 못하는 등 피해를 봤습니다.
사이버 공격은 라스베이거스와 타지역에 위치한 MGM 체인 시설도 마비시켰습니다. 애틀랜타에 위치한 보가타 호텔 시스템도 먹통 됐으며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그랜드 카지노 슬롯머신이 말썽을 부렸습니다. FT에 따르면 시스템 백업이 이뤄지는 동안 벨라지오, 더아리아, 더코스모폴리탄, 만달레이베이 등 호텔은 종이와 펜으로 체크인을 진행하고 슬롯머신 상금도 수동으로 제공했습니다. MGM리조트 예약 웹사이트는 한국시간 15일까지도 다운된 상태죠.
👉 시저스(Caesars), 해커에게 1500만달러 지불
라스베이거스 호텔 사이버 공격에 이은 마비 사태는 첨단 해킹 기술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직원을 이용한 전통적인 해킹 수법을 이용한 '랜섬' 해킹이었다는 점에서 시사점을 주고 있습니다.
실제 사이버보안 연구 그룹 브이엑스언더그라운드(VX-Underground)는 X(전 트위터)에 MGM 공격의 배후로 블랙캣으로도 알려진 알프파이브(ALPHV)를 지목했습니다. 그룹은 "이들이 MGM리조트를 공격하기 위해 한 일은 링크드인에 접속해 직원을 찾은 다음 헬프데스크에 전화하는 것뿐이었다"면서 "339억달러 가치의 회사가 10분 간의 대화로 뚫렸다"고 말했습니다.
카지노 이용객들이 슬롯머신을 이용하지 못하고 호텔에 투숙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자 '시간이 돈'인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은 다급하게 해커들에게 돈을 지불했습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번 해킹은 "MGM 운영에서 높은 기술 의존도와 그에 따른 운영 차질과 관련한 위험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WSJ는 호텔과 카지노는 고객들의 개인정보와 금융정보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커들에게 좋은 표적이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AI로 암 치료법 바꾼다. 모더나 CEO “인체 면역체계 재교육”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종식으로 백신에 대한 수요가 떨어지면서 글로벌 제약사는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 이들이 차기작으로 주목한 건 암 백신입니다. 이때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개발 속도에 박차를 가하는 중이죠.
스테판 반셀(Stéphane Bancel) 모더나 CEO는 14일(현지시각) 세마포와의 인터뷰에서 “챗GPT가 부상하지 수 년 전부터 모더나 코로나19 백신 등 신약을 만들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때 코로나19 백신으로 처음 상용화된 mRNA(메신저 리보핵산) 기술을 강조합니다. mRNA는 바이러스 자체를 사용하는 대신 바이러스의 유전자 코드를 사용하는 방식 때문에 빨리 만들 수 있죠. mRNA는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담아 이를 전달하는 전령 역할을 합니다. 이 유전자 코드는 신체가 단백질(항체)을 만들도록 지시하죠.
암세포도 마찬가지 입니다. 암 DNA의 유전자 코드를 읽고 전달하는 백신을 만드는 게 이들의 목표입니다. 이 과정에서 수백 가지 암 돌연변이 중 사람의 면역체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돌연변이 34개를 찾기 위해 AI 알고리즘을 개발했습니다.
반셀은 “스트레스나 건강하지 않기 때문에 면역체계가 방어하지 못하고 종양이 자라게 된다”면서 “우리는 mRNA로 면역체계가 놓친 부분을 가르치는 셈”이라고 말했습니다.
👉 mRNA 코로나 백신에서 독감, 암으로
모더나는 다른 암 백신이나 mRNA 기반 치료제의 임상 개발과 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최근 독일 생명공학 회사 이매틱스(Immatics NV)에 18억달러를 지불하고 수년간 mRNA와 기타 기술을 사용한 암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했습니다.
모더나는 임매틱스에게 선불로 1억2000만달러, 특정 목표를 달성하면 최대 17억달러를 지급할 예정입니다. 회사는 이매틱스의 종양 조직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해 새로운 암 표적에 대한 mRNA 백신을 개발하는 프로그램과 mRNA를 사용해 신체가 암과 싸우는 항체를 만들도록 자극하는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예정입니다. 대부분은 아직 사람을 대상으로 테스트 되지 않았습니다.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에 사용된 mRNA 기술을 다른 백신에도 적용하려고 열을 올리는 중입니다. 암 백신은 가장 유망한 분야 중 하나죠.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사는 이미 흑색종 및 기타 종양 등 맞춤형 암 백신을 위해 머크앤컴퍼니(Merck & Co)와 협력하고 있지만 테스트를 완료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밖에 모더나를 비롯한 제약사들은 mRNA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 결합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미국 화이자는 임상 3상 단계에서 개발을 진행 중입니다.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mRNA 독감 백신의 임상 1·2상을 하고 있고, 프랑스 사노피도 뛰어들었습니다. 모더나는 최근 '연례 R&D 데이'에서 mRNA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후보물질 'mRNA-1010' 임상 3상 결과, 효능 평가를 위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고 밝혔습니다.
로블록스, AI 전면에…아바타로 감정표현 생생히
글로벌 몰입형 플랫폼 로블록스가 지난 8~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포트 메이슨 센터에서 개최한 ‘로블록스 개발자 회의 2023(RDC 2023)’에서 새로운 기술과 계획을 쏟아냈습니다. 크리에이터 수익 다각화 조치와 함께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어시스턴트(Assistant)’, 실시간 3차원 대화가 가능한 ‘로블록스커넥트(Roblox Connect)’를 공개하고 로블록스 지원 디바이스 확대를 발표했죠.
이날 공개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서비스인 ‘어시스턴트’는 크리에이터가 몰입도 높은 체험을 더욱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생성AI 서비스입니다. 올해 말부터 로블록스 스튜디오(Roblox Studio)와 크리에이터 허브(Creator Hub)에서 제공하고 내년에는 체험 안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죠.
사용자간 실시간 3차원 대화를 지원하는 로블록스커넥트는 올해 말부터 이용 가능합니다. 사용자는 체험 속에서 로블록스 친구 목록에 있는 친구와 통화하고, 자신의 얼굴 표정으로 신체 움직임으로 의미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몰입형 공유 공간으로 이동해 대화를 나눌 수도 있죠.
대니얼 스터먼(Daniel Sturman) 로블록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새로운 머신러닝(ML) 기술을 이용해 표정 외에도 손동작과 상체 움직임, 더 나아가 더욱 사실적인 아바타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아바타의 감정 표현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할 것”이라면서 “머지않은 미래에 아바타는 눈 깜빡임 속도 수준으로 사람의 표정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 AI로 체험 제작 보조, AI 어시스트도 내놔
새로운 서비스와 함께 눈에 띈 건 플랫폼 내 크리에이터 이익을 대폭 강화한 정책입니다.
회사는 오는 9월 말부터 아이디를 인증하고 로블록스 프리미엄(Premium) 멤버십을 가진 모든 사용자가 플랫폼 내 마켓플레이스에서 판매되는 3D 아이템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전에 3D 자산을 제작하고 판매하려면 크리에이터는 회사의 사용자생성콘텐츠(UGC) 프로그램 가입을 신청하고 승인을 받아야 했었죠.
오는 2024년에는 플랫폼 내 자산, 툴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터가 세금 및 결제 수수료를 제외하고 아이템 판매 순수익금의 100%를 가져갈 수 있도록 수익 구조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조만간 크리에이터가 자신이 개발한 체험 내에서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구독 모델로 이용 가능한 기능 및 아이템을 선택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이 같은 조치엔 수익 둔화세가 있습니다. 매출 증가 폭은 최근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15% 떨어졌습니다. 이에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자체 가상통화 로벅스 판매를 더욱 활성화하기 위해 크리에이터 경제를 키우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날 행사에서 로블록스는 올해 6월 기준, 지난 1년간 로블록스 개발자 수익이 6억8000만달러(한화 약 9072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스터먼 CTO는 “이 모든 것은 몰입형 체험에서도 사람들이 현실 세계와 같은 방식으로 감정적 교감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요소로, 앞으로 로블록스의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기능을 활용해 만들어 낼 결과물이 기대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