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실패가 축복으로… AI 날개 단 피그마, 70조 신화 쏘아 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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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익 2025.07.31 14:41 PDT
인수 실패가 축복으로… AI 날개 단 피그마, 70조 신화 쏘아 올리다
딜런 필런 피그마 CEO(가운데)와 팀원들이 뉴욕 증시 상장을 기념하며 오프닝벨을 울리고 있다. (출처 : NYSE X )

[피그마 IPO 분석]
피그마의 성공 동력①: AI 퍼스트 전략… 시장을 확장하다
피그마의 성공 동력②: 제품 주도 성장… 한 번 쓰면 계속 쓴다
피그마의 성공 동력③: 협업 DNA… 고립에서 유기적 협업으로
더밀크의 시각: 숫자로 증명한 실력… 지금 AX 실행해야

2025년 7월 31일 오전 9시 30분, 뉴욕증권거래소(NYSE).

오프닝벨 포디움(podium, 연단)에 선 딜런 필드 피그마(Figma) CEO와 직원들은 증시 개장을 알리는 벨소리와 함께 뜨거운 환호성을 질렀다. 

디자인 소프트웨어의 판도를 바꾼 피그마가 ‘FIG’라는 티커 심볼(종목 코드)로 첫 거래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피그마의 공모가는 당초 예상 범위였던 주당 30~32달러를 넘어선 33달러에 책정되며 이미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예고했었다. 하지만 이날 실제 시장의 열기는 이를 훨씬 뛰어넘었다. 

거래가 시작되자마자 주가는 공모가 대비 158% 폭등한 85달러에 시초가를 형성했고, 결국 장중 100달러를 넘겨 115.50달러(공모가 대비 250% 상승)에 거래를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상장 첫날 주가 폭등에 따른 피그마의 기업가치는 약 500억달러(약 69조8100억원). 2022년 9월 어도비(Adobe)의 인수 제안가 200억달러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수치였다. 2023년 12월, 규제 이슈로 어도비가 피그마 인수를 포기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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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그마의 성공적인 IPO는 단순히 한 기업의 성공 스토리를 넘어선다. 규제 당국의 결정에 대한 시장의 명백한 ‘판결’로 해석될 수 있다.

수많은 투자자들의 독립적인 판단이 모인 공개 시장은 피그마의 독립적 가치를 500억달러로 평가했다. 어도비의 피그마 인수가 디자인 소프트웨어 시장의 혁신과 경쟁을 저해할 것이란 규제 당국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었으며, 결과적으로 피그마의 가치를 잠금 해제하는 역할을 했다.

피그마의 데뷔는 지난 3년간 침체됐던 기술 기업 IPO 시장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2021년 이후 높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던 수많은 유니콘 기업들은 기업 가치 하락을 우려해 상장을 주저해 왔다.

이번 피그마의 IPO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펀더멘털(fundamental)을 갖춘 기업에 대해서는 시장이 기꺼이 프리미엄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캔바(Canva), 데이터브릭스(Databricks) 등 상장을 기다리는 다른 대형 기술 기업들에 긍정적 신호다. 새로운 기술주 상장 랠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피그마는 어떻게 M&A 실패라는 위기를 눈부신 기회로 전환할 수 있었을까? 피그마의 IPO 성공에는 AI 퍼스트, 제품 주도 성장, 협업 DNA라는 세 가지 강력한 성장 엔진이 자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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