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거나 사라지거나"... 대전환 시대의 생존 전략 '피봇'
[뷰스레터플러스]
⚙️ 대만 폭스콘의 AI 대변신... AI 공장의 공장 노린다
🦄 [현장] 유니콘 상장 신화가 파산했다... ‘23앤미’ 미래는?
💰 모바일 앱도 사라진다... AI 에이전트가 바꾼 생태계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의 항구도시 사바나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첫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HMGMA)의 준공식이 열렸습니다. 약 76억달러가 투입된 이 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8500명의 일자리 창출이 이뤄집니다. 조지아주 역대 최대규모의 경제 개발 사업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우리는 기술과 자동차 뿐 아니라 관계에 투자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미국과 함께 만들어갈 모빌리티의 미래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미국 성조기가 가운데 걸린 현장 연출은 단순한 준공식이 아님을 의미합니다.
시점도 절묘합니다. 정의선 회장은 앞서 지난 24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210억달러 규모의 매머드급 대미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며칠 안에 자동차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마침 준공식이 열린 26일 백악관은 아예 "미국 밖에서 만드는 자동차에 대해 예외없이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표했습니다. 한편으로 보면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관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과연 그것만이었을까요? 시간을 거슬러 EV 전동화가 한창이었던 바이든 정권 당시, 현대차그룹은 사바나 공장 건설을 위한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제 혜택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현지에서는 "미국이 등에 칼을 꽂은 기분"이라는 반응도 나왔죠.
이후 현대차 그룹은 EV 캐즘에 따른 전략 변화와 함께 공장 완공 속도를 높이기 위해 서둘렀습니다.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든, 미국 시장을 잡으려면 현지 생산 밖에 다른 방도는 없다고 느꼈을 겁니다. 바이든 정부로부터 배운 학습효과입니다.
현재 미국 판매량은 170만대. 70만대 수준인 미국 내 생산 규모를 향후 120만대까지 끌어올리면서 현지화 비중을 높이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관세나 지역주의 등 거시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길은 현지화 밖에는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취임과 함께 시작된 관세전쟁. 관세 장벽으로 인한 거시경제 변화. AI 등장으로 인한 생태계 변화까지. 이 모든 변화들이 맞물린 가운데 진행된 현대차그룹의 행보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요.
저는 지난 CES2025에서 무료로 받은 게리 샤피로 CTA CEO겸 부회장의 저서 제목이 떠올랐습니다.
피봇 하거나 죽거나(Pivot or Die).
폭스콘의 대변신... 'AI 공장의 공장' 노린다
AI의 등장은 글로벌 기업들의 피봇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더밀크는 혁신원정대를 통해 지난 17일부터 27일까지 미국 산호세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엔비디아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GTC 2025를 다녀왔습니다.
이번 GTC 기간 중 가장 주목받은 장면 중 하나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폭스콘 부스 방문이었습니다. "팀 타이완"을 외치는 폭스콘 임직원들의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요. 더밀크는 이 장면에서 대만의 산업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체감했습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제조업체로, 애플 아이폰을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전 세계 소비자 전자제품의 40%가 폭스콘에서 만들어지죠. 그런데 이제 폭스콘은 2025년을 'AI 시대의 시작'으로 선언했는데요. 기존의 애플 OEM 제조사에서 글로벌 AI 하드웨어의 중심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현장] 유니콘 상장 신화 파산... '23엔미' 미래는?
유전자 분석 기업 ‘23앤미(23andMe)’가 결국 파산을 선언했습니다. 지난 23일, 23앤미는 미주리주 동부 파산법원에 챕터 11을 신청했습니다. 2006년 설립 후 2021년 나스닥에 상장하며 기업가치 60억 달러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받았지만, 수익성 악화로 인해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했음에도 재정난을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회사의 문제는 비즈니스 모델에 있었습니다. 법원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타액 채취 키트 판매의 일회성 특성으로 인해 고객 기반이 줄어들고 매출도 감소했다”고 밝혔는데요. 초기에는 ‘간단한 DNA 분석’ 서비스로 대규모 고객을 확보했지만, 핵심 기술을 활용한 추가적인 사업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어려웠습니다.
결국, 적절한 피봇에 실패한 것이 23앤미의 몰락을 불러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원익 더밀크 기자가 캘리포니아주 서니베일에 위치한 23앤미 본사를 직접 방문해 취재했습니다.
AI 에이전트 시대... 모바일 앱 시대 종말?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생존을 걱정해야 할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플랫폼 중개자’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된 디지털 경제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배달앱 서비스 도어대시 같은 기업들이 그 중심에 있습니다. AI 에이전트가 고도화되면서 사용자의 앱 브라우저를 직접 조작하고, 다양한 활동을 자동화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렇게 되면 사용자들이 더 이상 특정 앱을 직접 방문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결국, 트래픽 감소로 인해 도어대시와 같은 플랫폼의 광고 수익이 줄어들고, 데이터 통제권도 AI 기업이 가져가게 됩니다. AI 에이전트의 부상은 단순한 기술 발전이 아니라, 디지털 경제의 근본적인 권력 구조를 재편하는 게임 체인저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도 워라밸 붕괴... "생계형 N잡러 역대 최고"
피봇을 경험하는 것은 기업만이 아닙니다.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변화하면서 기업들의 지출이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개인들도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근 미국의 일자리 트렌드에서도 이러한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미 노동통계청(BLS)에 따르면, 지난 2월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진 미국인 수는 894만 명에 달했습니다. 이는 미국 성인의 5.4%에 해당하며, 금융위기로 경제가 붕괴했던 2009년 4월 이후 역대 최고치입니다.
급등하는 인플레이션 속에서 단일 직업만으로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 것이 가장 큰 원인입니다. 또한, 산업 생태계가 변화하면서 MBA를 포함한 대학 학위가 더 이상 안정적인 일자리와 높은 급여를 보장하지 못하는 현실도 반영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대학 졸업생들조차 생계를 위해 여러 직업을 갖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제 미국에서도 '워라밸'은 사라진 옛말이 되었습니다.
더밀크가 AI인사이트리포트(AIR) 13호 GTC 2025 특별 리포트 엔비디아, 왕조시대를 선언하다를 발간했습니다. 오직 더밀크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프리미엄 컨텐츠입니다.
더밀크 혁신원정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25 현장을 발로 뛰며 취재한 정보를 담았습니다. 젠슨 황 CEO 기자 간담회 분석, 산업 전문가 인터뷰, 더밀크만의 인사이트를 담은 핵심 시사점, 더밀크 리서치팀의 깊이 있는 산업 분석까지 ‘엔비디아 GTC 2025’를 총망라한 스페셜 리포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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