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90일 관세유예 전격 발표...중국은 125% 관세 즉시 발효

트럼프 대통령이 수요일(9일, 현지시각) 중국에 대한 관세를 125%로 대폭 인상하는 한편 '보복하지 않은' 국가들에 대해서는 90일간 관세 유예를 전격 발표했다.

트럼프는 소셜미디어 포스팅을 통해 유예 기간 동안 상호 관세율을 10%로 "즉각 인하"한다고 밝혔다. 반면 보복 관세와 함께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선언한 중국에 대해서는 125%의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는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존중 부족" 때문에 중국에 대한 관세를 "즉시 효력 발생"으로 125%까지 인상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의 이번 관세 유예 결정은 75개국 이상이 미국과 접촉해 자신이 부과한 새로운 관세와 관련된 무역 우려에 대한 "해결책을 협상하기 위해" 접촉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함께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 이 발표문을 작성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이를 "대통령 재임 중 가장 특별한 포스팅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러트닉 상무장관은 이에 대해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글로벌 무역 문제를 해결할 준비가 되어 있고, 중국은 반대 방향을 선택했다."고 평가하며 중국과의 대결구도를 가속화할 것임을 시사했다.

중국이 세계 시장에 보여준 존중 부족으로 인해, 미국은 중국에 부과하는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합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중국이 미국과 다른 국가들을 상대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행위가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용납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기를 바랍니다.

반면, 75개국 이상이 미국 대표들(상무부, 재무부, USTR 포함)에게 연락하여 무역, 무역 장벽, 관세, 환율 조작 및 비화폐적 관세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협상하고자 했습니다. 이들 국가는 제 강력한 권고에도 불구하고 미국에 어떤 방식으로도 보복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90일간의 관세 유예를 승인하며, 이 기간 동안 상호 관세율을 10%로 대폭 낮추어 즉시 시행하도록 조치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시장은 관세 유예 소식에 즉각 강하게 반응했다. 다음은 트럼프의 소셜 포스팅 직후의 반응이다:

• S&P 500 지수는 7.3% 급등, 2020년 4월 이후 최대 장중 상승폭을 기록

• 나스닥 100 지수는 8.9% 상승

• 애플 주가는 13% 급등,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

• 엔비디아 주가는 12% 상승

원자재 및 에너지 시장 역시 관세 유예 소식에 빠르게 상승했다:

• 뉴욕 구리 선물은 최대 7% 상승

• 아라비카 커피는 최대 3.2% 상승

• 천연가스는 최대 7.7% 상승

• 대두와 옥수수는 세션 고점으로 급등

• 원유 가격도 상승세를 보임

국채 시장에서는 2년물 금리가 약 10bp 상승한 3.84%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7bp 상승한 4.36%를 기록했다.

이번 발표는 중국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교역국들과의 갈등을 완화하려는 더 정교한 접근 방식의 일환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부분의 아시아 교역국(중국 제외)이 이 90일 유예 대상에 포함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과 일본과 같은 동맹국을 최우선 협상 대상으로 삼고 베트남과 같은 국가들과도 곧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들은 유럽연합(EU)이 자체적인 보복 조치를 유예할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EU 관계자들은 트럼프가 비보복 교역국들에 대해 90일 유예를 제공할 것이란 사실을 사전에 알았다면 그들의 보복 조치도 유보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은 이제 향후 90일간의 무역 협상 진행 상황과 중국의 대응, 그리고 이에 따른 시장 변동성에 주목할 것으로 관측된다. 많은 국가들이 90일간의 관세 유예를 받았지만 여전히 미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중국의 상품에 무려 125%의 관세가 부과, 경제적 여파가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시장의 충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