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메이드 인 아메리카' .. LG엔솔 인텔 줄줄이 재검토 왜?
LG에너지솔루션, 13억달러 투자 애리조나 공장 건설 재검토
"미국 유례없는 경제여건 및 투자상황 악화... 다양한 옵션 고려"
인텔 "보조금 없인 공장 착공 어렵다"... TSMC도 미 의회 압박
제조 강국 부활을 꿈꿔온 미국의 야심이 흔들리고 있다. 40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환율 급등 등 거시경제 불안 요소와 미국 연방 의회 차원의 보조금 지급 법안이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기업들은 대규모 공장 착공 시기를 뒤로 미루거나 투자 결정을 재검토하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가 제조업 강국 부활을 위해 공을 들여온 배터리와 반도체 두 분야에서 불협화음이 나고 있다.
우선 미국 내 배터리 생산시설 확보를 추진해 온 LG에너지솔루션은 13억달러에 달하는 애리조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로이터통신은 "테슬라를 비롯한 미국 완성차 업체의 주요 배터리 공급사인 LG엔솔이 전례 없는 경제상황으로 인해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LG엔솔이 투자 결정을 다시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는 애리조나 공장 건설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3개월 만의 일이다. LG엔솔은 "미국의 유례없는 경제 여건과 투자 상황으로 인해 다양한 투자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성명을 통해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LG엔솔 측은 애리조나 공장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개별 공장에 대한 투자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또 글로벌 경제 환경 악화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애리조나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시기와 규모, 내용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 혼란과 인플레이션 급등이 맞물리면서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이다. 실제 최근 EV 업계는 구조조정을 통해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업계 1위 테슬라는 전 세계적으로 급여 직원 10%를 감축하기로 하고, 캘리포니아주의 오토파일럿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직원 200명을 해고 조치하고, 오피스를 폐쇄하는 등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오하이오주에 단독 배터리 공장을 건설 중이며 GM과의 합작법인을 통해 테네시(35 GWh), 미시간(50 GWh) 공장을 건설 중이다. 이들 공장 건설은 예정대로 진행할 방침이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애리조나 공장은 지난 2분기 중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24년 양산 예정이었다. 이곳에서는 테슬라와 루시드 차량에 사용된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할 계획이었다.